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중섭 Apr 03. 2022

어느 예술가의 장례식

#7

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왔다

결국 이렇게 되었구나


평생을 바쳐도 완성하지 못할 것을

대체 무엇을 위하여

누구를 위하여

너는 미완의 바벨탑에 매달렸느냐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볼 거다

내 안의 불꽃과 영혼을

나는 예술로의 도피를 결코 후회하지 않아

너는 이렇게 말하곤 했지


그래 어쩌면 네가 옳을지도 몰라

너의 육신은 초라한 별이 되었지만

너의 작품은 불멸의 영광을 누릴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게 무슨 소용일까

너는 고통스러운 삶을 살다 갔잖아

거절당하고 넘어지고 절규하고 몸부림쳤잖아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말이야


나는 울지 않을 거야

너도 환하게 웃고 있잖니


그만하면 됐다

너는 할 만큼 했어

하늘에서 푹 쉬렴


천사들의 왈츠가 들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가을 공원 체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