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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관한 책을 쓰는 작가는 크게 세 부류다. 순전히 돈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사람, 사업 및 투자를 통해 실제로 돈을 많이 번 사람, 그리고 재테크 비법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 모두 돈에 대한 자신만의 확고한 생각이 있고 이것을 세상에 전파하고자 한다는 점이 공통점이다. 경우에 따라 한 작가가 여러 부류에 동시에 속하기도 한다. 나의 경우, 첫 번째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순수한 호기심과 작품을 인정받고 싶은 허영심, 그리고 독자들이 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기를 바라는 정치적인 목적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주요 동기이다.
돈에 관한 책은 크게 두 부류다. 철저히 작가 자기중심적인 이야기 혹은 작가 개인 정보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 이야기. 일반적으로 전자는 자기 계발, 재테크 서적으로 분류되고 후자는 인문 교양서적으로 분류된다. 경제/경영 서적은 중간 어디쯤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 애초에 이야기의 주인공을 돈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나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책의 많은 지면을 할애하지 않았다.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전면적으로 나서기보다는 한 발 물러난 관찰자로서 돈에 대해 생각하고 느낀 바를 주로 기록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를 마무리할 때쯤, 나는 나의 돈 이야기 역시 책의 말미에 기록하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왜냐하면 우리 사회는 이야기와 이야기꾼을 결부시키는 것에 익숙한데, 돈에 관한 이야기에 대해서는 유독 이런 경향이 심화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돈에 관한 책을 읽는다면 그 책을 쓴 작가의 개인적인 이야기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재 내가 기록할 돈에 관한 이야기를 훗날 다시 읽어본다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즉, 이 챕터는 이야기꾼의 개인적인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할 독자들과 미래의 나를 위해 쓴 일종의 부록이다.
돌이켜보면 나는 돈과 관련해서 운이 좋았던 편에 속한다. 우선, 나는 부모님으로부터 ‘적당한 결핍’을 선물 받았다. 부모님은 나를 응석받이로 키우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척박한 환경에 방치해두지는 않았다. 하고 싶던 모든 것이 허용되지는 않았지만 지각 있는 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알맞은 지원은 있었던 것이다. 적당한 결핍 덕분에 나는 운 좋게 어릴 때부터 절제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는 훗날 탐욕을 경계하고 적은 것을 가지고도 잘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돈이 작동하는 금융 시장에 일찍부터 흥미를 가지게 된 것 역시 행운이다. 특히 피터 린치, 워런 버핏 같은 전설적인 주식 투자자들로부터 상당한 영감을 받았다. 투자 가설을 세우고 검증해서 종국에 판단이 맞을 경우, (일하지 않아도) 돈이 불어난다는 것이 마법처럼 느껴졌다. 내게는 성공한 투자자들이 돈의 연금술사처럼 보였다. 어린 나이에 투자를 시작하고 커리어를 금융 투자업에서 시작하게 된 것 역시 따지고 보면 행운이다.
부가 곱셈의 방정식을 따른다는 사실과 더불어 남이 주는 월급에만 의존하는 것이 대단히 위험한 선택지일 수 있다는 것을 빨리 깨달은 것도 행운이다. 이는 자본주의의 작동 원리와 금융 시스템을 공부하다 보니 알게 된 사실이다. 나한테 돈이 꽃 피는 나무는 무엇일까? 이것을 어떻게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키울까? 비교적 어린 나이에 이 주제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떠오른 아이디어를 재빠르게 실행에 옮기고, 안전지대 밖에서 수많은 (감당할 수 있는) 실패를 체험해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시행착오 끝에 내린 내가 내린 결론은 노동과 투자를 병행하면서 글을 쓰는 것이 나한테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한편,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역시 내게는 큰 행운이었다. 불확실한 대상에 커리어와 투자 포트폴리오를 모두 노출시키는 것은 위험 관리 측면에서 분명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러나 내게는 암호화폐가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세상을 바꿀 혁신 기술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실패해도 일어설 수 있는 패기와 젊음이 있었다. 기술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때 사이클의 극단성이 두드러지고 인생을 바꿀 텐 베거 투자 기회가 많이 발생한다. 나는 과감하게 커리어와 투자 모두 암호화폐에 집중했고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비록 극심한 스트레스와 부침을 겪기는 했지만 말이다. 아마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안전지대에 계속 머물렀다면 결코 이런 성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경제적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역시 대단한 행운이다. 내 인적 네트워크에는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 계층, 먹고사는데 지장은 없지만 항상 부족함을 느끼는 중산층,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류층이 골고루 존재한다. 출신, 일, 소비 습관, 라이프 스타일, 돈에 관한 가치관이 천차만별인 사람들과 두루두루 알고 지내는 것은 균형을 잡는데 도움을 준다. 인상적인 공통점은, 돈 문제에 있어서 각자가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모두가 돈 걱정을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각자가 돈이 많고 적음에 따라 생기는 크고 작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며, 나는 남과 비교하지 않고 가진 것에 감사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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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다 경제를 운영하고 있는 출판사 경이로움과 계약을 맺고 <어바웃머니>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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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차니즘으로 업데이트가 빈번하지는 않지만 수명이 긴 콘텐츠 위주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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