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끈기 없음

by 김곤

요즘 이 단어가 참 핫하다.

일상에서 그렇게 친근한 단어는 아니었는데 ‘한강’ 작가님 덕분에 몇 년 치를 듣고 있는 느낌이다.


약 10년 전쯤 지인 추천으로 '채식주의자'를 읽었다. 읽을 당시에는 나와 전혀 관련이 없었던 그 단어가 어느새 나를 가장 먼저 소개하는 단어가 되었다.


'채식주의자'

17년부터일 거다 아마. 우연히 읽은 피터 싱어의 ‘ 동물해방’ 이란 책을 시작으로 채식을 시작한 건.


'한 50살쯤 되면 60살이 되면 채식하며 살아야지'라고 막연히 품어왔던 생각은 책을 읽을수록 '무언가 해야 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고 어느새 손쓸 새도 없이 벌어진 사고처럼 현실이 되었다.


처음 채식을 선언했을 때 내 친구들은 '얼마 못 갈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것도 그런 게 당시 나는 운동조차도 1년을 채우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끈기'가 부족한 게 항상 고민이었다.


'나는 하고 싶은 것도 잘할 수 있는 것도 없는 끈기 없는 사람인가 봐'


그런 고민이 무색하게도 지금 나는 8년 동안 채식을 지향하며 살고 있다. 돌이켜보면 과거에는 내가 하고 싶은, 혹은 즐거워하는 걸 잘 찾지 못해서기도 했지만 너무도 빠르게 내 미래를 단정 시켰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게 시작한 하루가 한 달이 되고 일 년이 되고 또 8년이 됐다. 너무 먼 미래를 바라보기보다는 내게 주어진 하루를 그 순간을 살아가다 보면 어느덧 내가 걸어온 발자취가 쌓이고 그 그림자는 길어져있을 거란 걸 그땐 몰랐다.


이 길을 언제까지 계속 갈 수 있을지, 영원히 채식을 하겠다 장담할 수는 없다. 장담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하루하루를 살아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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