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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싸인 Jun 09.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기억(12)

[기억 3주차 - 신경] 5. 치매와 알츠하이머

   신경과학팀의 기억 세션 마지막 포스팅은 현대 사회에서 화두가 되어 있는 치매, 그중에서도 알츠하이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치매

   우리는 흔히 ‘치매’라는 단어를 특정한 기억 질환인 것처럼 사용을 하곤 합니다. 하지만, 치매의 원래 정의는 기억장애와 다른 인지장애를 포함하는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장애가 있는 상태를 일컫는 ‘상태’를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대표 질환으로는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이 있는데, 이 중 우리가 흔히 알고 있고 치매와 많이 헷갈려하는 알츠하이머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치매란? / 그림출처 : Free images



치매 VS 건망증

   치매와 건망증은 기억을 잘 못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둘은 어떻게 구분 지어야 할까요? 우선, 건망증은 최근 몇 주동안 있었던 사건 중 중요한 것은 기억하지만 자세하거나 사소한 것을 잊어버리는 수준을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잊어버리고 있던 것이라도 힌트를 주면 다시 기억을 할 수 있다는 점이지요.


 

건망증과 치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 / 그림출처 : Special Need Resources, USC News


   반면에, 치매는 초기, 중기, 말기로 나뉘는데 초기 치매는 최근 몇 주동안 본인에게 일어났던 중요한 사건도 잊으며 건망증과는 달리 힌트를 주어도 기억해내지 못합니다. 운전하기, 물건 사기, 음식 만들기 등 일상생활을 하는데 어려워지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기 치매로 넘어가면 오전에 있었던 일을 오후에 대부분 기억하지 못하지만, 오래된 기억은 비교적 기억하는 편입니다. 대체적으로 사회적 판단에 장애가 오고, 점차 씻거나 옷 입는 것과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동작에도 어려움을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말기 치매 수준까지 이르면, 불과 몇 분 전의 일을 잊을뿐더러, 오래된 기억도 없어집니다. 모든 지적 능력이 심하게 손상되고, 일상생활의 능력이 심하게 감퇴하며, 뇌가 신체 조절을 못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알츠하이머와 그 증상

   이제 치매의 종류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2010년부터 현재까지 알츠하이머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2050년에는 환자수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알츠하이머 발병률은 급증하고 있다 / 이미지출처 : 수경기억학교

   알츠하이머의 증상은 개개인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지만, 몇 가지 공통적인 증상을 이야기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발병 초기에는 이름, 날짜, 장소와 같은 정보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단기 기억 상실을 겪고, 상태가 더 심각해지면 조울증, 언어장애, 격한 행동, 장기 기억상실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자면, 물건값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거나, 이름을 반복적으로 묻는다거나, 했던 말을 반복해서 또 하는 등의 다양한 행동들이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는 초기, 중기, 말기 단계별로 영향을 받는 뇌 부위가 확장됩니다. 먼저 해마가 있는 측두엽에서부터 시작하여 기억에 가장 먼저 손상을 입고, 질환이 악화될수록 전두엽, 후두엽, 두정엽에도 기능이 손상됩니다. 이 때문에 치매 환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생활하는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진행과정 / 이미지출처 : 헬스조선


   실제로, 정상인의 뇌와 치매 환자의 뇌를 찍은 MRI 영상을 비교해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마가 있는 측두엽이 손상되어 있다는 점인데요, 그 외에도 전반적인 뇌의 모든 영역에 걸쳐서 뇌가 위축되어 있는 것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알츠하이머병의 MRI 영상 / 이미지출처 :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알츠하이머의 치료

   알츠하이머병은 현대 의학에서는 치료할 수 없는 질병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악화되며 결과적으로는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때문에, 현재 치료는 단지 질병의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 지연시킬 뿐, 질병을 완전히 멈출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쉽게도 아직 없습니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로 아세틸콜린 분해효소 억제제가 있습니다. 아세틸콜린은 우리가 무언가를 기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의 일종인데,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는 이 아세틸콜린이 많이 감소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이 약물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감소되어 있는 아세틸콜린의 양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는 뇌손상이 심하지 않은 경도 및 중등도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아세틸콜린의 구조식 / 이미지출처 : Wikimedia Commons

   약물치료 외에 비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하는데, 비약물치료 기법이란 손상된 인지 영역을 훈련시키거나, 손상되지 않은 인지 영역을 극대화하여 손상된 인지영역을 보완해주는 기억력 훈련, 인지재활치료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 모두 가능한 한 빨리 치료할수록 예후가 좋게 나타납니다.  


신경생물학에서 바라본 기억 포스팅을 마무리하며

   지금까지 여러 포스팅에 걸쳐 기억을 신경과학적인 접근으로 알아보았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뉴런과 신경전달물질에 대한 설명부터 기억의 신경과학적인 기제와 가장 잘 알려진 기억 관련 질병인 치매와 알츠하이머까지 넓고 다양한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아마 이 포스팅들을 읽으신 후 기억이 단순히 해마에만 관련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생각보다 복잡한 기작에 의해 작동한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기억에 대해 우리가 밝히지 못한 부분들이 많다는 점을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기억에 대한 신경생물학에서 바라본 포스팅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포스팅부터는 인문사회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기억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코싸인 신경생물팀]


참고문헌

 Alzheimer's Society. N.p., n.d. Web. 29 May 2017 <https://www.alzheimers.org.uk/info/20064/sympt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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