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싸인 Oct 09. 2017

[코싸인의 인지과학 이야기]  감각과 지각 (1)

[1주차 신경생물학팀] 1. 뉴런과 신호 전달

    파랗고 높은 하늘을 보니 마침내 무더웠던 여름도 가고 선선한 가을이 왔음을 완연히 느끼게 되는 요즘입니다. 어디 가을하늘뿐인가요. 우리는 바깥의 세상과 끊임없이 접촉(감각)하며 세상을 느끼고 경험(지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세상에 대한 정보는 우리 몸의 감각기관을 통해 입력되어 신경계(중추신경계, 말초신경계)에 의해 통합·처리된 뒤, 근육이나 내분비기관 등 작용기의 적절한 반응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일련의 신체 내 정보전달 과정은 우리가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주요한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파란 가을 하늘이든 선선한 가을바람이든 셀 수 없이 다양한 가지각색의 세상의 정보가 우리 몸에서는 전기적 신호로 전환되어 입력되고 전달된다는 사실이 여러분은 믿겨지시나요? 이번 글에서는 신경계의 구조적·기능적 기본단위인 신경세포, 곧 뉴런을 중심으로 이러한 신호가 어떻게 전달되어 우리가 자극을 감각하게 되는지 알아보려고 합니다.


 신경세포, 뉴런                      


[그림 1] 뉴런의 구조 [1]

   우리 몸을 이루는 수십조개의 세포들 중 신경세포(뉴런)는 독특한 구조로 이루어져 정보전달이라는 특수한 기능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즉, 뉴런은 크게 신경세포체(cell body)와 수상돌기(dendrite) 그리고 축삭(axon)으로 구성됩니다. 신경세포체에 핵을 비롯하여 세포 내 대사에 필요한 대부분의 소기관들이 존재한다면, 이 신경세포체에 연결된 수상돌기와 축삭은 각각 정보를 받아들이고 전달하는 데 적합한 모양을 갖추고 있습니다. 전형적인 신경세포의 경우에서 신경세포체로부터 나뭇가지처럼 잔뜩 뻗어 나와 있는 수상돌기는 다른 세포들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능을 하고, 신경세포체에 연결된 기다란 돌기구조인 축삭은 수상돌기가 받은 신호를 작용기 세포나 또 다른 신경세포에 전달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편 축삭의 말단에는 신경전달물질(neurotransmitter)이 들어있는 소낭들이 있어서 뉴런과 또 다른 뉴런 사이의 좁은 틈인 시냅스(synapse)를 통해 정보를 계속해서 다음 뉴런으로 전달할 수 있게 합니다. 정리하면 정보는 뉴런의 수상돌기→신경세포체→축삭을 순서대로 거쳐 시냅스를 통해 또 다른 뉴런으로 전달되는 것이지요.


 신경전도(transduction)의 과정


[그림 2] 활동전위의 생성 [2]

  외부의 자극은 우리 몸에서 전기적 신호로 전환되어 축삭을 따라 이동됩니다. 이를 생물학에서는 “전도(transduction)”라고 부르는데요, 이번에는 이러한 신경전도의 과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좀 더 자세한 메커니즘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뉴런은 세포 안팎에 존재하는 이온 조성의 차이로 세포 안쪽이 바깥쪽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 -60~-80mV의 음전하를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위 차이는 뉴런의 세포막에 존재하는 Na+-K+펌프가 계속해서 K+을 세포 안쪽으로, Na+을 세포 바깥으로 내보냄으로써 이온의 불균등한 분포를 유지시키는 한편, Na+통로와 K+통로를 통한 각 이온의 막 투과성이 K+에 대하여 훨씬 크기 때문에 유지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처럼 아무 신호를 전달하고 있지 않은 뉴런의 막전위를 휴지막전위(resting potential)라고 합니다.

                       

    휴지막전위 상태의 뉴런에 자극이 주어지게 되면, 닫혀있던 Na+통로가 열려 Na+의 막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고, 이로써 막전위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탈분극(depolarization)이라 하는데, 탈분극에 의해 막전위가 역치(threshold)라는 특정 값에 이르게 되면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비로소 축삭을 따라 전달되는 전기신호인 활동전위(action potential)가 유도됩니다. 활동전위의 발생으로 막전위가 +30mV 정도에 도달하게 되면 열렸던 Na+통로가 다시 닫히면서 Na+의 유입이 중단되고, K+통로는 서서히 열리게 됩니다. 막전위는 K+의 유출로 다시 하강하며 재분극(repolarization)되는데, Na+통로가 불활성화된 상태에서 K+통로는 계속 열려있음으로 인해 막전위는 휴지막전위보다 더욱 하강하는 과분극(hyperpolarization) 상태에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그리고 차츰 Na+통로의 불활성화가 풀리고 K+통로가 닫히면서 막전위는 다시 휴지막 전위로 돌아오게 되지요.

 

    이처럼 신경전도에는 막전위에 따라 개폐상태가 달라지는 이온통로들의 역할이 톡톡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방통행으로만 이루어지는 신경전도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즉, 활동전위에 의해 탈분극이 일어나면서 뉴런 내부로 유입된 Na+은 주변으로 퍼져나가며 새로운 활동전위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활동전위가 이미 지나간 자리에서는 재분극 과정에서 Na+통로가 불활성화 되어 있기 때문에 탈분극될 수 없고, 따라서 역방향으로의 신경전도는 이루어지지 못하게 됩니다.    

              

    한편, 신경전도의 속도는 축삭의 직경이 클수록 빨라지기도 하지만 생물체는 종종 절연기능을 하는 수초로 축삭의 군데군데를 둘러싸는 방법을 통해 신경전도의 속도를 빠르게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수초가 없어서 축삭의 세포막이 노출된 랑비에결절을 통해서만 활동전위가 띄엄띄엄 전달되어 도약전도(saltatory conduction)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그림 3] 도약전도 [3]

   이러한 과정을 거쳐 축삭말단까지 전도된 신호는 시냅스를 통해 전기적으로 혹은 화학적으로 다른 신경세포에 전달됩니다. 그 중 신경전달물질을 통한 신호전달은 화학적 시냅스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막전위를 상승시키는 흥분성 전달물질과 반대로 하강시키는 억제성 전달물질을 통해 시냅스 후 뉴런의 막전위를 변화시킵니다. 이에 따라 시냅스 후 뉴런의 수상돌기에서 시냅스 후 전위가 발생하게 되는데요. 시냅스 후 전위는 흥분성·억제성 전달물질에 의한 자극들의 시간적·공간적 합산에 따라 차등적으로 발생하는 특징을 갖습니다. 이를 활동전위와 구분하여 차등전위(graded potential)라고 합니다.


[그림 4] 시냅스 후 전위의 합산 [4]

    합산된 차등전위가 신경세포체를 따라 확산되어 축삭의 시작 부분인 축삭둔덕에 도달할 때, 역치 이상의 조건을 충족하게 되면 축삭둔덕에서는 자극의 세기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크기를 갖는 활동전위가 발생되고 활동전위는 다시 축삭을 따라 말단까지 전도되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 역치는 활동전위 발생여부를 결정짓는 자극세기의 임계값으로서, 단일 뉴런은 역치 이상의 자극에 대해서만 항상 일정한 크기의 활동전위를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실무율(all-or-none)을 따릅니다.

    

감각의 발생   

  세상의 다양한 자극들은 각 자극에 적합한 우리 몸의 시각·청각·후각·미각·피부감각 등 감각수용기(sensory receptor)를 통해 앞서 살펴본 전기적 신호로 전환됩니다. 그러므로 감각수용기는 세상과의 소통을 위한 창구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 5]감각수용기의 종류(a)1차 수용기, (b)2차수용기 [5]

   감각수용기는 크게 그 자체가 외부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특화된 감각뉴런인 1차수용기와 감각뉴런과 분리된 수용기가 외부자극에 의해 신경전달물질을 시냅스 틈으로 방출함으로써 감각뉴런에 활동전위를 유발하는 2차 수용기로 나뉩니다. 시각, 청각 미각 등이 바로 이 2차 수용기의 경우에 해당합니다. 외부의 물리적·화학적 자극은 감각수용기에서 막전위로 변환되어 수용기전위(receptor potential)를 유발합니다. 이 때 외부 자극의 세기에 따라 수용기전위의 크기가 결정되며, 수용기전위의 크기에 따라서 활동전위의 빈도가 달라짐으로써 우리는 다양한 세기의 자극을 달리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코싸인 신경생물학팀]

  

출처

[1] http://mikerbio.weebly.com/uploads/3/0/8/1/30813293/547482430.jpg?942

[2] https://www.moleculardevices.com/what-action-potential

[3] http://www.thealevelbiologist.co.uk/_/rsrc/1384270933423/nerve-impulses/saltatory.jpg

[4] Reece, Urry 외 4인. Campbell Biology 9th edition. Bioscience. 2012

[5] Reece, Urry 외 4인. Campbell Biology 9th edition. Bioscience. 2012


참고문헌

Reece, Urry 외 4인. Campbell Biology 9th edition. Bioscience. 2012

최현석. 인간의 모든 감각. 서해문집. 2009.       

작가의 이전글 코싸인 백일장(5)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