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게 투자를 맡겨봤다

by 리딩더리치

평소 투자에 AI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꾸준히 고민해왔다. 단순히 시황을 요약해 주는 수준이 아니라, 매수와 매도까지 스스로 판단하는 AI를 상상했다. 마치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AI 운용 펀드처럼 말이다. 그러던 중, 이 고민에 정확히 맞닿아 있는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접했다. 바로 AI 투자 대전에 관한 기사였다.


피놀로지가 선보인 ‘스톡월드컵’은 말 그대로 AI들의 투자 대결장이다.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등 대표적인 AI들이 동일한 조건에서 가상의 투자를 진행하고, 그 결과가 실시간으로 공개된다. 단순히 “AI도 투자를 잘할까?”라는 질문을 넘어, 어떤 AI가 가장 투자 성과가 좋은가까지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여기에 더해, 사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AI 투자 매니저를 생성해 대결에 참여할 수 있는 ‘내 투자’ 기능도 함께 출시됐다.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직접 AI 투자 매니저를 생성해 대전에 참여해 보았다. 관심 있는 국내 주식을 선택하라는 안내에 따라 삼성전자 등 8개 종목을 담았다. 그러자 AI는 해당 종목들을 분석한 뒤, 가상현금 1억 원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하루에 세 번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매매를 실행하는 구조인데, 매매마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한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SK하이닉스 현재가 787,500원, 미보유. 당일 +5.99% 상승으로 강세 흐름. 1분봉 RSI 64.0으로 과매수 구간 진입, 5일 이동평균선 상향 돌파 확인. 750,000원 이상 상단 저항 돌파 시 분할매수 조건 충족. 가용 현금의 10%를 활용해 79주 매수, 익절 767,000원, 손절 728,000원 설정.


제시된 근거를 살펴보면 차트 분석이 중심이다. 아마도 운영 측에서 일정한 기술적 분석 기준을 학습시켜 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근거만으로는 산업 구조나 기업의 펀더멘털 분석이 선행되는지는 다소 의문이 든다. 차트보다 기업의 내재가치를 중시하는 나의 투자 방식과는 결이 맞지 않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도 자체는 충분히 흥미롭다. 투자 판단의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 있고, AI가 투자 영역에서 어디까지 활용될 수 있는지를 직접 체감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AI가 투자한 내역을 살펴보니 약 5% 수준의 수익을 기록하고 있었다. 내가 1년 동안 투자해 얻은 수익률이 10%라는 점을 떠올리면, 단 5일 만에 5% 수익이라는 결과는 쉽게 넘길 수 없는 수치다. AI가 투자의 ‘정답’을 제시해 주지는 않더라도, 이제는 분명 투자의 언어를 이해하고 이를 실제 매매로 실행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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