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점에 물리며 깨달은 것들

초보투자자라면 반드시 읽기를 바라는 글

나에게는 삼성전자 주식이 8주가 있다. 8만 원대 최고점에 물렸다. 선택의 여지없이 장기투자를 하다 보니 2년이 지났다. 여전히 마이너스다. 무려 30%....

나에게는 월트 디즈니 주식도 25주가 있다. 118달러에 물렸다. 선택의 여지없이 장기투자를 하다 보니 3년이 지났다. 여전히 마이너스다. 무려 20%....

나에게는 비트코인도 3.8개가 있다. 그중 2.5개를 5700만 원에 물렸다. 선택의 여지없이 장기투자를 하다 보니 2년이 지났다. 겨우 마이너스에서 벗어났다.


국내주식, 해외주식, 코인 등 가리지 않고 골고루 고점에 물렸다. 합산한 평가손익이 -8,000만 원일 때도 있었다. 초보투자자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금액이었다. 월급이 300만 원 밖에 안되는데 투자로 8,000만 원을 손해 보고 다면 그 느낌이 어떨지 상상해 보시길. 때때로 꿈이 아닌가 싶었다. 다시 잠들면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잠자는 시간과 멍하게 앉아있는 시간이 늘었다. 우울증이 찾아왔고 이대로 죽어야 하나 싶었다. 다행인 건 죽음이 더 두려웠다. 죽음을 선택지에서 지우자 삶에서의 선택지가 보였다.


투자 공부를 시작했다. 왜 이 지경 이 꼴이 되었는지 궁금했다.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 워런 버핏 등 투자의 대가들을 공부했다. 그들의 책, 그들의 말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읽으려 노력했다. 그러자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내가 얼마나 멍청하게 투자하고 있었는지... 나는 고점에 물릴 수밖에 없는 투자를 하고 있었다. 분명 남들이 좋다고 하는 우량주, 대장주에만 투자했다. 삼성전자, 세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국내 최고의 기업이다. 월트디즈니, 전 세계 대중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다. 비트코인, 코인 시장을 탄생시킨 대장주이다. 문제는 가격이 비쌀 때 샀다는 점이다.


아무리 가치 있는 대상도 비싸게 사면 소용이 없다. 반드시 저렴할 때 사야 한다. 뭐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냐고? 맞다. 당연한 말이다. 이 당연한 말을 지키지 못했다. 지키지 못한 책임은 컸다. 앞서 밝혔듯이 금전적인 손해에서 끝나지 않았다. 일상의 삶이 무너졌. 때문에 나와 같은 실수를 하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남긴다. 투자에 대해 관심이 있는 초보투자자가 있다면, 아무리 좋은 투자처가 있다 하더라도 가치에 비해 가격이 적정한지 한 번 더 생각하길 바란다. 특히나 아래 경우 중 하나에 속한다면 절대로 사지 말길 바란다.


첫째, 뉴스에서 보도하는 것. 뉴스에 나왔다면 이미 비싸졌다는 뜻이다. 2021년 상반기에도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인다는 뉴스가 나왔다.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여럿 나와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 이유에 대해 분석하는 인터뷰를 했다. 고점이었다. 최근 비트코인 역시 MBC와 KBS 뉴스에 나왔다. 비싸졌다는 뜻이다. 물론 더 비싸질 수도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장기 손실의 위험을 떠안으면서 소규모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입장이 아니라면 뉴스에 나오기 전에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면 좋겠다.


둘째, 주위에서 추천하는 것. 주위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며 추천하는 것은 이미 비싸졌다는 뜻이다. 초보투자자에게까지 흘러들어온 정보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안 갔을까. 이미 살 사람들은 진작에 다 샀다. 안 사는 사람이 바보인 것처럼 취급하며 자신의 수익을 보여줄 때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고 돌아서라. 그분의 선한 의도와 별개로 더 높은 가격에 구매해 줄 사람을 찾고 있는 행동이니까. 나 다음으로 비싸게 사줄 사람이 없으면 반드시 폭락한다. 물론 운 좋게 다음 구매자를 통해 수익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규모 장기 손실의 위험을 떠안으면서 소규모 단기 차익을 노리는 입장이 아니라면 진심 어린 축하로 끝내는 것이 좋겠다.

작가의 이전글 초보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 3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