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cojette Dec 21. 2015

2015년 영화 결산

매년 하는 영화 결산. 올해도 합니다.

(알 수 없이 정신이 없으니 이런 글만 써진다. 음. )


본 영화: 2014.12.23 ~ 2015.12.22

(내일까지 영화 볼 일이 정말 없을 것 같아서 (이제 생겨도 안 본다(...)) 그냥 오늘 결산해 버림. 사실 한 열흘쯤 전에 써놨는데 크게 업데이트할 일이 안 생김)  


특별 영화 이벤트

원래 이런 건 따로 기록 안 하는데, 어머 이건 써야 해. 

아마데우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이 두 영화는 진리입니다. 제가 정말 레알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두 편을-극장에서 못 봤던 것을- 극장에서 다시 보게 될 줄이야. 그저 감회가 새롭다. 아아. 이 두 편은 정말이지 진리입니다. 큰 화면에서 큰 소리와 함께 들으니 감동 백 배. 이 두 편은 보통 올해의 영화로 꼽을 수도 없지만 기록하지 않고 넘어갈 수도 없었다.  이거 두 개와 올해 본 나머지 영화 고르라면 난 이거 두 개 고를 거임. 정말. 


올해의 영화 Top 5

매년 그렇긴 하지만 올해도 좋은 영화가 워낙 많아서 좋은 영화를 뽑는다는 게 참 어려운 이야기이기도 하고 순위를 매기는 게 의미가 없기도 하다. 올해는 43편, 평소보다는 적게 본 편인데도 많이 못 본 대신 좋은 영화로 골라보다보니  영화 중  5개를 고르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계속 고민하게 되고 왔다갔다 하고  아쉽게 떨어진 영화들이 잔뜩.


그래도 5위부터 꾸역꾸역 매겨보면, 

 

5. 엑스트라오디너리테일
4. 로렌스 애니웨이
3. 매드 맥스4
2. 위플래시
1. 폭스캐처 


참고로 재미삼아 부수적인 것도 골라보면 

- 올해의 배우 top 3: 콜린 퍼스(…), 샤를리즈 테론, 줄리안 무어

- 올해의 애니메이션: 엑스트라오디너리테일

- 올해의 OST: 위플래시



 — 본 영화 


  괴물의 아이: 1. 닝겐의 아이는 거두는 것이 아니라 하셨다. 2. 그 능력으로 주인공은 나중에 검도사범을 했으면...기검체 일치 완벽한데.믿고 보는 호소다 마모루의 새 애니메이션. 무슨 반인반수 3부작이라도 만들려는 듯이 이번에도 반인반수와 인간의 만남을 그렸지만, [늑대아이]와는 역으로 이번엔 인간이 반인반수 세상에서 자라나는 이야기.너무 직설적으로 오글거리는 대사들을 내뱉는 경향이 있지만, 전작이 여러 모로 불쾌하거나 되도 않는 설정들이 많았어서 그런지 나는 오히려 이 쪽이 좀 더 유쾌하니 좋더라. 그 바른 세계와 군더더기 없음은 다시 한 번 인정. (하지만 여전히 데뷔작을 못 넘어서는 것 보면 역시 원작의 힘은 어쩔 수 없는지도) 


크림슨 피크:토토로…가 아닌 델 토로 님의 고딕호러. [힐 하우스의 유령]을 기대했는데 여러 모로 뻔하고 아쉬웠다.[퍼시픽 림]을 기점으로 이 아저씨 웬지 요즘 스토리와 캐릭터는 버린 기분이고 좋은 배우는 평면적으로 소모된 느낌이며 집은 예쁘지만 그 이상이 없어서 좀 아쉽다. 물론 그래도 눈은 충분히 즐겁다.

비긴 어게인:  키이라 나이틀리를 안 좋아해서 안 봤는데 목소리도 좋고 예쁘게 나옴. 뻔한 전개지만 생각보다 재밌었음. 무엇보다 역시 스티비 원더는 진리(결론이 이상한 건 기분 탓)


비비안 마이어를 찾아서: 어디선가 발견된 필름 10만통으로부터 이미 사라진 사진작가의 삶을 추적해간다.주변사람들은 비비안을 비슷하면서도 다르게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사진들에서 보여지는 삶의 부조리와,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찰.


007 스펙터:아기자기한 007.내용은 별 거 없고, 보는 내내 환청처럼 'did you miss me?'가 들려서 혼났다(야).매즈 미켈슨이 간간히 보여서 반가웠고…각설하고,Q가 짱입니다. 귀엽습니다. 많이 나옵니다. 그간 별 생각 없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역시 안경천재공돌이가 최고입니다. 귀엽게 징징거리다가 막 컴퓨터 만지고 천재 오오라 뿜어내는데 오오오.


아마데우스(감독판): 워낙 좋아하는 영화라 이미 두세번 봤어도 '감독판' '극장' 상영이라는데 안 볼 수 없었다. 그리고 큰 화면에서 음악 짱짱하게 보니 감동의 도가니. 20분 늘어난 3시간동안 정말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봤다. 다시 봐도 정말 최고다. 극장에서 감독판으로 보니 더 최고다. 정말.

짤렸던 부분들이 살리에리의 열등감+부러움에 대한 묘사가 더 짙게 나타나는 부분이라 이 부분도 플러스. 다만 자막은 기존 걸 거의 그대로 썼는지 너무 대충 넘긴 부분이 많더라. 원문이 은근 알아듣기 쉬우면서도 문장이나 단어들이 예쁨.

아무리 열등감 넘친다고 해도 살리에리도 이미 일반인은 아닌지라 조금 설득력이 떨어지는 희대의 악당이지만 레퀴엠 받아적는 장면은 큰 화면에서 보니 더욱 전율이. 내내 손떨면서 봤다.


하늘을 걷는 남자:이미 다들 아는, 무역센터 건물 이어서 줄타기하는 거 이야기에 뭐 별 거 있겠나 하먄서도 조토끼의 각본 보는 눈이 워낙 탁월해서 그거 하나 믿고 봤는데, 이 이야기를 나름 흥미롭고 따뜻한 이야기로 버무려내다니. 감독이 로버트 저메키스인 거 엔딩크레딧서 알았다. 허허. 전반적으로 화면 연출을 만화스럽게 해서 3D가 안 어색핬고, 아맥 3D 강추. 뻔한 건데도 긴장이 안 될 수 없음. 으아아아아아아 어지러워...


LIFE:무명 사진작가 데니스 스톡이 신인 배우 제임스 딘에 대한 포토 에세이를 라이프 지에 싣게되기까지, 이미 내용과 주요 사진과 이후까지도 다들 아는 이야기에 내용 굴곡도 없고 메시지는 산만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켜보게 되는 이야기. 서로가 서로를 관찰하고 서로의 삶의 일부분이 되고 작품이 나오고 다시 각자의 삶으로 돌아간다. 그렇게 가는 거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후회'라는 단어를 풀어내면 결국 이 문장일것이다.현재를 위해 과거가 만들어져 있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그래도 삶이란 '현재에 비추어서 틀린 과거는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해줘서 고마운' 것의 연속이 아닐까.


마션:정말 아무도 죽지 않는 바람직한 블록버스터. 비닐과 테이프는 인류 역사상 중요한 발명임. 인물간 쓸데없는 감정선이 주가 되지 않고 악당도 따로 없이 문제 해결 연속만으로도 잘 짜면 이런 재밌고 신나는 영화가 될 수 있더라.(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는 카피는 이 영화에 더 어울림) 


자유의 언덕: 제목이 뭔가 했더니 지유가오카 번역이었냐...그것도 지유가오카라는 이름의 카페와 근처의 삼청동, 북촌을 배경으로 해서 여자친구를 찾으러 온 일본인 남성이 겪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순간의 감정에 충실한 사람들이 벌이는 이야기.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늘 그렇듯이 삶은 이상하고, 한 순간의 감정은 그 때의 감정이었고 과거는 과거대로, 현재는 현재대로 시간은 흘러가고 삶은 계속되는, 그냥 그런, 그랬던, 앞으로도 그럴.


쾌락의 공범자들: 국내에 정발(?)된 딱 두 개 있는 얀 쯔반크마이어 DVD여서 냉큼 샀는데...아...어쩌지..내가 보다 튀어나온/관둔 영화(잔 것 제외)가 딱 두 개 있는데([안티크라이스트], 제목도 까먹은 과하게 피튀기는, 당시 PiFan에서 본 것)거기에 하나를 더 추가하게 될 줄이야 ..아니 물론 전반적인 스타일은 이 감독 특유의 정신나간 형태여서 좋은데..중간중간 도저히 내 취향에 안 맞아서 결국 보다 꺼버리게 될 줄이야.


무민:더 무비:  무민 주요 등장 인물(?)들에 대한 간단한 배경 설명과 무민 가족이 여행지에서 온갖 허세와 물욕을 맛보고 온 후 집이 최고야 라는 결론을 얻는 단순한 에피소드까지. 사실 보면 물질 만능주의, 소수자 및 약자 차별 등의 많은 이야기가 깔끔하게 녹아있으나 다 필요없고 무민 가족 귀엽다 사랑스럽다 귀엽다 사랑스럽다... 로 귀결. (무민-스노크메이든의 염장은 서비스 서비스)


사도: 자식들에게 공부하라고 너무 몰아붙이면 안된다는 좋은 교훈을 주는 영화. 가족과 왕실 사이에서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두 인물이 중심인데, 각본 상으로는 그런 배경이 좀 잘 표현되었다고 하기는 뭐하지만 배우들이 다 커버한 쪽이랄까. 송강호야 그렇다 치고 유아인이 정말. 그리고 이 감독이 뻔한 감정이래도 감정 끌어올리는 건 슬 도가 트신 듯도.


다크 플레이스(영화):  길리언 플린([나를 찾아줘] 작가) 원작 소설이 있다는 건 모르고 그냥 샤를리즈 테론 나오는 스릴러라길래 봤는데, [나를 찾아줘]같은 다이나믹함(?)은 없고 어둡고 차분하고 선병질적 느낌을 주는 영화였다. 28년전의 살인사건과 이를 흥밋거리로 다루는 미디어의 선정성, 이로 인해 휘둘리며 망가진 삶을 가느다랗게 그려내며 그 위로 진실은 무엇인지를 과거와 현재와 인물 시점을 오가면서 보여준다. 덕분에 좀 정신은 없고 초반이 좀 길게 다뤄진 것은 아쉽지만. 샤를리즈 테론님하가 자기 역할을 충실히 다 한데다가 이 분은 커트머리에 티셔츠 대충 입어도 예쁘시다. 역시 테론님하가 진리.  ([매드맥스 4]에 이어 니콜라스 홀트와 같이 나오는 것은 서비스 서비스)


앤트맨: 마블시리즈답지 않게 귀엽고 아기자기하고 깨알같은 게 신선했음. 여주인공이 먼 옛날 [아바론] (다 욕하는데 나 혼자 좋아하는) 여주인공 생각나게 함. 4Dx면 제대로 놀이공원 기분 날 듯.3D 필요는 글쎄…지만 그래픽 화면이 좀 있으니 뭐.


경성학교:사라진 소녀들:  1920년대,치열하던 국내 사회상과 살짝 동떨어진 분위기의 여자 기숙학교를 넣어놓으니 완벽한 환타지-근대 일본식의 과하게 부조화한 서양식 건물과 앤티크, 긴 머리를 늘어뜨리거나 땋고 하얀 원피스 잠옷을 단체로 입고 삼삼오오 모여서 떠드는 십대 소녀들,도자기 인형같은 미녀 선생님-가 된다. 거기다 나는 지금도 이해할 수 없는 십대 소녀 단체에서의 기이한 분위기 및 동성애에 가까운 친목, 여기에 슬쩍 얹어놓은 공포.- 사실 여기에 굳이 허구의 존재를 넣지 않아도 충분히 공포스럽지만 이를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특히 남자분들-에게는 얼마나 이 맛깔나는 조화겠는가. (대표적인 게 여고괴담 시리즈고.) 하지만 내용은 중간에 장르 전환이 있는 완전 당황스러워서 어쩔 줄 모르겠었던, 그 와중에 엄지원 분투하는 게 마음이 아플 정도였던 영화.


잃어버린 조각: 모든 질문에 답하는 게 5초가 걸리는 아해가 그걸 좀 극복해보겠다고 바닷가 시골마을에 내려가 상처을 가진 좋은 사람들을 만나 서로 극복하게 된다는 훈훈한 성장담.작위적인 느낌이 안 들 수 없고 내내 잔잔하지만 그만큼 따뜻하고 편안하고 바닥가 마을도 예뻐서 자꾸 놀러가고 싶게 만드는 대만 영화. 3초 우에노 주리인 여주도 매력있고.


미스터 하이네켄: 하이네켄(맥주회사 그 사장) 납치사건 실화를 영화화한 걸 하이네켄 사장이 안소니 홉킨스고 짐 스터게스와 샘 워싱턴 주연으로 할리우드 리메이크.안소니옹 매우 깜찍하시고 영화도 신나고 재밌음.

팀:디스플레이나 디자인 전에 로보틱스와 배터리가 발전한 평행우주에서는 가사 로봇이 보편적으로 팔리게 되는데.삐걱대는 팀이라는 양산형 이전 1세대 가사로봇과 고집불통에 멋대로인 어린 소년…로봇을 고치러 떠나면서 성장하는 뻔한 로드무비.배경이 예쁨.


아띠-모험의 시작:구체관절인형으로 만든 시대판타지액션극…인 건 좋은데 인간적으로 아이언맨 디자인 너무 베낀 나무인형이나 후반부 모노노케히메 그대로 가져온 건 어쩔…? 당황스러울 정도였음.


이니시에이션 러브: 일본 소설 원작이 있는 것도 알았고 이 책이 텍스트트릭이 있는 것도 알아서 그걸 어케 풀어내려나 했는데 의외의 방법으로 귀엽게 풀어냈다.영화 자체는 '통과의례'같은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인데.(이하 생략) 80년대 일본 가요들이 귀에 잘 들어왔던 복고풍의 귀여운(트릭마저 깜찍한) 연애영화.

문워커스:  2001스페이스…에 이어보기 딱 좋았던,가벼운 영화.미국의 달착륙 음모론을 직격으로 코믹하게 다뤘다.개막작 이름값에 비하면 그냥 그랬지만,신나고 재밌어서 나쁘진 않았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아아 이걸 내 평생 극장에서 보다니ㅠㅠ 한 3번 봤지만 다시 극장에서 봐도 여전히 아름답다 ㅠㅠㅠ 정말 정줄 놓고 몰입해서 봤더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 ㅠㅠ. 이토록 서늘하고 차분하며 우아한 영화는 정말 전무후무하다고 본다ㅠㅠㅠㅠ. 여전히 모노리스는 검고 늘씬한 자태를 자랑하며 할의 빨갛고 노란 눈은 섹시하고(?) 마지막 우주와 방 씬은 다시 봐도 감격스럽다.


엑스트라오디너리 테일: 포우의 다섯 단편을 각각 개성있게 그려낸 애니메이션.원작도 원체 끝내주는 데다 '어셔가의 몰락'은 무려 고 크리스토퍼 리가, '함정과 진자'는 델 토로옹이 나레이션! 각각 단편 별로 화면도 스타일리시하고 음악도 짱짱.(세르지오 델 라 푸엔타 였나…잊지 않겠다 >_<)가장 기대했던 작품이었는데 기대만큼 나왔다.


빌리 엘리어트: 가볍고 신나고 훈훈하다. 막 와닿거나 하는 게 있는 건 아니지만 지루하지 않고 깔끔하게 꿈과 가족애를 한 번에 다 잡아주는 훈훈한 가족영화 되시겠다.


인사이드 아웃:사람 머릿속을 부담없면서 훈훈하고 흥미롭게 그려낸 애니메이션. 특히 우울감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을 듯도 하다.


이미테이션 게임:  앨런 튜링 영화에 튜링이 베네딕트 컴버배치니 필감요소가 다 들어간 듯한 기분이지만 키이라 나이틀리는 배우고 역할이고 별로 맘에 안 들고 각본에 현실왜곡장이 좀 펼쳐져 있대서 안 보다가 이제 봤음. 생각보다는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썩 좋다고 하기에는 각본도 어차피 현실 무시한 거 좀 팍팍 재밌게 만들든가 아니면 깔끔하게 일대기를 객관적으로 짚어주던가. 이건 단조로우면서도 내용에 '튜링' 말고는 어떤 초점이 없어서 아쉬웠다. '사람들하고도 어울리지 못하고 공감력 제로에 동성애자라 삶도 편치 않았던 천재지만 그래서 오히려 사람들을 편견없이 대할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이든 놀라운 일을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라는 메세지는 참 좋은데 이게 너무 불균일하게 녹아있다.


앨리스 (영화, 1988):  체코의 아스트랄 초현실주의 애니메이터 얀 쯔반크마이어가 만든 실사-스톱모션이 조합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우리가 아는 내용을 편집하고 아스트랄하게 바꾼 후 대부분의 개체를 망가진 인형으로 그려놓은데다 끝을 좀 더 서늘하게 만들어놓음으로써 이상한 나라가 아름다운 꿈과 환상의 세계가 아니란 것을 더욱 극단적으로 그려놓았다.원작도 (나는 엄연히 동화라고 믿지만) 동화가 아니라고 보는 분들도 꽤 있는 마당에 이렇게 꼬여버린 영화의 오프닝에 붙는 대사는 다음과 같다. '여러분은 이제 어린이를 위한 영화를 보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매드맥스 4:  그냥 어느 흔한 액션 오락 영화…인데 완전 신남. 뭔가 [퍼시픽 림] 보고 난 기분과 비슷한 것이. 정말 쇠냄새와 모래 냄새가 느껴지는 게. 그래픽의 정교함과는 또 궤가 다름. 그저 엄지 척.  퓨리오사님은 특히 멋지심. 하아아.


폭스캐처:  (실화임에도 불구하고) 영화 내용을 전혀 모르고 봤다가 마지막에서 정말 '헉'하고 소리를 내며 한참을 멍하게 있을 수밖에 없었다.무한한 열등감이 처음부터 표출되면서 공감되기 편했던 A의 시점에서 다 가진듯 하면서도 알고 보면 다양한 콤플렉스가 뭉쳐있을 수밖에 없던 B의 시점으로 전환되면서 영화 전반의 감정과 또 다른 감정이 그만큼의 크기로 확 몰려오는 순간이었다. 이렇게 서늘한 순간을 맞게 된 것은 배경음악마저 거의 없고 회상 장면 한 번 없이 차분하게 주인공들의 시점을 훑고 가는 연출과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복잡한 내면을 충분히 전달하는 세 주인공들의 열연 덕분이지 않을까. 특히 느끼하기만 했던 채닝 테이텀과 코미디언으로만 알았던 스티브 카렐이 이렇게 연기력 만빵일 줄은 정말 몰랐다.


위플래시:  두 주인공의 방식에 완전히 동조할 수는 없지만, 열혈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영화.진짜 긴장감 넘치고 끝내주는 영화. 음악도 완전 좋고 특히 caravan이 이렇게 에너지 넘치는 곡인지 몰랐다


나의 사적인 여자친구(영화): 내가 원체 좋아하는 단편소설 원작에 프랑소와 오종 감독이라고 해서 씐나게 봤는데...아. 영화 자체는 참으로 재밌고 괜찮은데(이 뭥미스럽다가도 빠져듬)..원작하고 너무 다르잖아.정말 절친 남편인 여장남자라는 소재만 갖다쓰고 내용도 감정선도 완전히 다르잖아. 원작의 뾰족하고 차가운 송곳같은 분위기는 어디로 가고 왜 이리 훈훈해.


더 테러 라이브:  제한된 공간과 제한된 사람이 들어간 영화는 밀도는 높아도 까딱하면 긴장감을 놓치기 일쑤인데, 이 영화는 연출과 연기가 이를 다 잡아줘서 처음부터 빡세게 시작해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을 새도 없다. 아 진짜 제대로 재밌게 봤다.

메밀꽃,운수 좋은 날,그리고 봄봄:  한국 토속적 느낌이 물씬 나는 단편 3형제(?)를 만화화함. 원작을 충실히,개성있게 살렸다.특히 달밤의 메밀꽃 밭, 비오는 서울 거리,봄의 들판 등을 그리려고 일부러 작품을 고른 게 아닌가 싶은 수채화같은 배경들이 백미.


플랜맨:  전부치면서 멍때리고 봤는데, 안경낀 정재영은 언제 봐도 바람직하지만 영화는 영 진부하고 무엇보다 나의 탑밴드는 저렇지 않아!!!


킹스맨: 흔한(?) 스파이액션오락물이지만 영국 기사 간지와 깨알같은 무기와 유머와 우아함이 잘 묻어나서 신선함. 특히 콜린 퍼스 수트빨은 정말이지 ㅠㅠ 이 분 예전엔 느끼해서 싫었는데 나이 들 수록 훌륭해지시는 듯. 하아아.


주피터 어센딩: 유치하기 그지 없는우주 판타지 막장 파라노말 틴에이저 로맨스.손발이 오그라들 것 같지만 배경이 꽤 괜찮고 워해머가 예뻐서 좋음.아멕 3d로 보니 화면보는 맛은 있었음. 에디 레드메인의 중이중이한 캐릭터 빼고는 다 별로임.


빅 히어로: 배경이 일본스러운 게 재밌기도 했지만 스테레오타입은 거북하기도 하고 너무 뻔한 장면들과 뻔한 이야기는 질릴 때도 됐지만 무난깔끔하고 무엇보다 베이맥스!의 귀여움으로 모든 걸 용서할 수 있다 ㅠㅠ)b


맵 투 더 스타: 옛날의 데이빗 크로넨버그는 꽤 아스트랄하면서도 흥미로웠는데, 요즘은 가끔 나와도 끌리는 것도 없고 어쩌다 보면 왜 이모냥이냐. (...) 정말 칭찬할 거라고는 줄리안 무어 연기밖에 없는 영화. 캐릭터들로 이루어진 영화인데 캐릭터 설정도 겁내 평면적이고 중이스러우면서 조화롭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프랑켄위니: 애증의 팀버튼이라 요즘은 이 분 영화는 제대로 씹기 위해 보는 기분인데. (...) 이건 단편이었을 때가 딱 좋았던 것 같다. 분위기는 좋지만 그게 딱 단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 과학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은 (물론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올드한 기분이고 이야기를 과하게 늘린 점이 없잖아 있다.하지만 그나마 이게 팀버튼 최근 작(스위니 토드 이후) 중에서는 가장 낫다는 게 함정.


마미: 정신장애로 포악한데다 어머니에 집착 있는 아들과 홀어머니와 자폐증 기 있는 이웃이 만나서 어렵지만 신나게 살아가는 이야기.영화는 깔끔하고 무난한데 애초에 이런 구조를(특히 답없는 애들의 난동)안 좋아하는데다 전 영화가 재밌었어서 별 감흥은 없었다.


로렌스 애니웨이: 사랑과 이별의 이야기를 상황을 초극단까지 끌고가서 펼쳐놓았다.내용이나 연출이나 다 굉장히 강렬해서 2%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원체 발에 안 닿는 내용이나 커플 깨지는 이야기는 취향이라. 꽤 인상적으로 봤다. 구조나 이야기가 [블루 발렌타인]의 현실판타지 버전같기도 하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