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책은 적어도, 좋은 책은 많았다.
올해도 아기다리고기다리던 올해의 책 리뷰 시간. 와와와와와.
늘 그렇듯이 올해의 무언가를 정리하는 것 중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며(왜때무네..라고 하면 그냥 나의 최고의 취미이자 애장품들이어서? 라고 해두자) 그나마 사람들이 관심을 일인분이라도 추가해주므로 잘 정리해서 오픈해야 하는(?) 항목이기도 함. 하지만 이 것이 남들의 애호를 받을 만한 컨텐츠인지는 알 수 없다. 나의 취향을 정리하는 것이므로 어쨌든 이건 나 개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쨌든 여기서 무언가를 또 고른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름다우면서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어쨌든 취향의 차이는 있기 마련이고 내 취향을 정리할 겸 이런 이벤트를 한 번씩 하고 넘어가는 것도 무엇보다, 재밌으니까.
"이런, 최근 들어 정신을 어떻게 다루신 겁니까? 밥은 제대로 먹이셨어요? 안색이 창백하고 맥박이 상당히 둔합니다."
"그게 말이지요, 요즘 정상적인 식사를 챙기지 못했습니다. 어제는 사탕을 잔뜩 먹었고요..."
"사탕을요? 어떤 종류였나요?"
" 저기, 퍼즐을 한 상자..."
"아, 그럴 줄 알았어요. 이 점만 명심하세요. 그렇게 계속 유치한 짓을 일삼으시면, 치아 손상은 물론 정신 소화불량으로 드러눕게 될 겁니다. 앞으로 며칠간 가장 달지 않은 독서 외에는 모두 금지입니다. 조심하세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소설은 안 됩니다!" -루이스 캐럴,[정신의 식생활]
기간: 2014년 12월 26일~2015년 12월 25일
대상: 올해 117권 + 2권(작년)
앨리스 150 주년 : 이건 따로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인 캐럴님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50 주년이란 말이다. 물론 6-7년 후 [거울나라의 앨리스] 150주년을 다시 짚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것이고 2032년 루이스 캐럴님의 200주년 생일을 짚고 넘어갈 수는 있겠지만(참고로 이 분의 생일 및 사망일은 모두 1월이다. 역시 1월생이 좋은 거다(야)) 전무후무한 캐럴님의 베스트셀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0주년을 내가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150 주년을 거하게 챙겨주셔야 하는 것이다. 덕분에 외서고 국내서고 관련 책이 쏟아져서 나의 지름신은 즐거웠고 나의 통장은 가벼워졌지만 나는 그저 즐거웠고 덕분에 나의 캐럴님 컬렉션도 잔뜩 늘었던 해였다. 올해 앨리스 찬양 글을 써야지 했지만 한 문장 쓰고 지우고를 몇 번을 반복하느라 결국 쓸 수 없었지만, 정말, 아무리 봐도 다시 봐도 아름다운 이야기다. 다시 한 번 앨리스 시리즈의 탄생과 캐럴님의 존재를 찬양하고 축하하는 바이다. (그래서 일단 '올해의 책 관련 땡땡땡' 항목에서는 '앨리스' 시리즈는 다 뺐다. 안 그러면 대부분의 리스트에 앨리스가 넘쳐 흐를 것이다.)
운율? 그리고 의미? / 헝클어진 이야기: 이 책이 나왔을 때 이미 '이 책은 올해의 책으로 등극이다' 라고 외쳤다. 그리고 그 생각은 여전하다. 아니 올해가 '앨리스 150주년'이지 '캐럴님 150주년'은 아니지 않은가. (...) 캐럴님 책을 다 뺄 수도 없고 일단 들어가면 다른 책들과 넘사벽인 것을 어쩌겠는가. (...) 난 사실 이 책은 번역본이 국내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찬양할 수 있는데 그 와중에 번역도 훌륭하고 내용도 아름답다. (사실 Tangled Tale은 원서로 반 정도 읽었다.) 블랙 유머와 약간의 결벽증으로 가득 찬 캐럴님의 시와 수학동화가 잔뜩.
위험한 과학책: xkcd 시리즈를 매번 보면서 울면서 이 시리즈의 What if? 의 주요 내용을 풀어낸 이 책을 신나게 봐놓고 이걸 여기에 올리지 않으면 안 되지 않겠는가. (이 책을 고르다가 나가떨어지는 수많은 책들을 보면서 결국 혼자 갸아! 비명을 질러야 했다. 올해 난 그다지 인상적인 비문학을 읽은 게 별로 없다고 생각했는데...아니야아니야...)
아니 당연히 루이스 캐럴님이지 무슨 소리야....라고 쓰고 싶지만(...) 캐럴님은 특별 대우 해야 하니.
캐럴님 빼고 고르면 스티븐 킹님...(물론 이것도 너무 편향적일 수 있지만 뭐...) 요즘 쏟아내시는 책들 퀄리티도 워낙 훌륭하신데다 두 권이나 국내에 번역도 신나게 되다 못해서 내가 이 분 소설 중 가장 격하게 아끼는 [롱워크]가 재번역되어서 나왔다. 으헝헝. All hail the King!!!
(그래픽 노블이나 만화 외에 따로 분류되는 책이 아니면 보통 책 읽은 리스트에 따로 쓰지 않는 편이라. 좀 애매하기는 하지만.)
술꾼도시처녀들(1-2), 와카코와 술(1-4) : 뭔가 술꾼이 된 기분이지만(...) 아냐 이건 술을 마실 줄 알고 맛있는 거 좋아하는 여자독거노인들이라면 다 인정할거야 (끄덕끄덕). 보면서 얼마나 정신적 위안과 도움이 되는 지는 알 사람들만 알 거다.
(Top 10에서 위의 두 권 제외. 이거 고르기도 하도 힘들어서 다 빼면서 시름시름...순서는 상관없어요. )
보르헤스의 말
제비뽑기
13.67
The thrilling adventures of LOVELACE and BABBAGE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모비딕
올빼미의 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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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나 궁금하신 분들을 위한 작년 리스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