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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토끼 Mar 24. 2016

총선기세

총선을 기다리는 나의 자세

비록 소수의 사람만이 정책을 발의할 수 있다 해도, 우리 모두는 그것을 비판할 수 있다.

- 아테네의 페리클레스


머리가 벗어진 할아버지가 대뜸 옆에 앉은 다른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이봐요, 지금 유승민 탈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출처 http://www.lrr-language-services.com



최근 내가 겪은 출근길 지하철 안의 정적을 깨는 다양한 소리들 중에 상당히 신선했다. 아줌마의 핸드폰 자판 누르는 삑삑 소리, 힙합청년 헤드폰으로 새 나오는 볼륨 최대치의 노래도 아니었으니까.


곧 사람들의 시선은 두 할아버지가 앉은 노약자석으로 쏠렸다. 대머리 할아버지의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내 앞에 서 있던 아저씨는 자리를 떴다. '아 시끄러워지겠군.' 이런 생각이었을거다.


질문을 받은 입장의 할아버지는 당황했다. 나는 내심 어떤 대답이 나올지 궁금했다. 눈은 핸드폰에 고정하면서 귀를 이만큼 부풀려 둘의 대화를 기다렸다. 멋쩍게 웃으며 대답하는데,


"제가 대답하기 곤란하네요. 허허"


예상했던 대화 전개였다.


'그치, 낯선사람이 건 말에 성의있게 대답해 줄 필요없지. 게다가 정치얘기는 싸움날까봐.. 말을 아끼는게 좋지.'


그런데 질문 받은 할아버지가 낮은 목소리로 대답을 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아요."


대머리 할아버지는 그 답을 기다렸다는 듯이 곧 열변을 토했다. 둘의 생각이 같아서 였을까, 애초에 자리를 떠났던 아저씨의 우려만큼 시끄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정치'라는 것에 대해 제대로 배운적도 없고, 한국 정치가 돌아가는 상황을 잘 알지 못했다. 부끄러운 일이다. 요새 겨우 국회 아이템을 맡아 일을 하면서 눈을 두기 시작했는데, 정치의 중요성을 날로 깨닫는 중이다. 최근 스터디원들과 '어떤 후보를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 토론했었던 터라 할아버지의 질문에 더 관심이 갔다. 어릴적 나였으면 나도 이어폰으로 내 귀를 막았을 것이다. 두 할아버지의 대화는 조금 시끄러웠지만 의미있었고 용기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기사로만 접했던 이번 정치에 대한 여론을 직접 눈앞에서 느낄 수 있었다.' 정치인인 척·누군가를 위해 대변하는 척·타집단을 이해하는 척'하면서 자신의 이익만 슬쩍 앞세우는 정치가들이 넘쳐나는 요즘, 이번 총선에서 절대 내 표를 허투루 쓰지 말아야 겠다..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오늘 잔상에 대한 나의 생각정리.


글을 더 확장시켜 쓰고싶었지만 밀린 일이 많기 때문에 오늘은 그냥 다짐 일기로 마무리..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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