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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밀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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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토끼 Apr 07. 2018

미국에서 집 구하기

밀린 일기 #3


  새로운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한다. 새로운 음식점도 좋고. 그래서 제일 좋아하는 카페라든가 단골 카페라든가 그런게 별로 없는 것 같다. 만약 가본 카페나 음식점을 간다면 새로운 메뉴를 시키는걸 좋아한다. 망한 적도 많다. 그치만 망한 선택은 아무래도 괜찮다. 이왕이면 가게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메뉴를 다 먹어보고싶은 욕심이다. 근데 사실 가게 점원 입장에서는 귀찮으니까 그냥 자주 팔리는 것을 먹어줬으면 하는 마음인거 내가 해봐서 잘 아는데... 생각하고보니 나같은 손님이 달갑지 않을 수도있겠다. 맨날 이상한거 시켜보곤하니까.


크리스탈 볼 프랍


  그래서 스벅에 두번째 방문했을땐 나름 한국에 없는 메뉴를 시켜보자! 해서 시킨게 봄 시즌 음료 '크리스탈 볼 프라푸치노'였다. 맛은.. 경험해본거로 충분하다고, 그 값이, 생각한다. 왠지 모르는 맛을 시켜보고 싶었던 것 뿐이다. 나는 보통 늘 그랬다. 배고파서 먹기보다는 알아보려고 먹었던 것이었다. 맛있으면 다음에 또 사먹을 수 있는 나의 여러 메뉴중에 하나가 추가되는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크리스탈 볼 프라푸치노'가 어떤 맛이냐면은, 한국 아이스크림 캔디바맛과 비슷했다. 다음에 또 사먹을 수 있는 나의 메뉴에는 넣지 않기로.

  처음 보러 간 집은 리틀페리에 있었다. 애초에 Palisades Park나 Port Lee 같은 동네는 한국 사람들이 많이 산다고 들어서 고려대상으로 넣지 않았다. 나중에 팰팍에 있는 카페를 가보긴 했는데, 한국인줄 알았다.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고 난 뒤 학부모들이 모이는 그런 만남의 장소 느낌이었다. 수지 뮤비가 나오고 있었다. 그에 비해 리틀페리는 조용한 동네다. 과천같달까? 다들 집에 있는지 없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조용히 다 잘 살고있는 그런 동네. 이 동네는 강아지도 없나 했는데 알고보니 엄청 많았다. 다들 어디 숨어있었던 거니ㅠㅠ 걸어다니면 이집 저집에서 왈왈대며 나타난다. 종류도 다양하다. 귀여운 비글부터 도베르만 같이 생긴 애도 있구 엄청 큰 리트리버도 있다. 반갑다고 짖는건지 싫어서 짖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나를 발견하면 엄청 짖어서 집주인이 나올까봐 겁나서 오래 못 머무르고 그냥 갈길 가게 된다. 그래서 사진 한 장 못건졌다.


다부진 람쥐(클릭해서 확대해보면 포로리 닮음)


  잠깐 동물친구들 얘기를 하자면 미국 다람쥐가 많다. 그냥 잔디에서 뭘 주워먹고 다닌다. 먹을게 있긴 한건가 모르겠으나 (귀여워ㅠㅠㅠㅠ너무 귀여워) 그래서 다람쥐 주려고 월마트에서 견과류를 샀었다. 오직 다람쥐를 주기위해서 구매했다. 근데 견과류 사고 나서는 아직 한번도 마주치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그래서 일단 집앞에 막 여기저기 뿌려놨는데 먹었을라나 모르겠다. 새도 많다. 아침에 일어나면 새소리에 잠이 깬다. 가끔 창문에 새가 오기도 하고 뒷마당에 다람쥐도 오고 아무튼 행복한 환경이다.


집을 찾아 다니는 거북이



  집을 구하는 방식은 여러 형태가 있는데, '1BR', '스튜디오', '서블렛' 등이 있다. 리틀페리의 첫번째 집은 '1BR'방식으로 내놓은 집이었다. 집이라기보다는 방이라고 표현해야 맞을 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하숙과 비슷하지만 부엌은 공용이다. '룸메이트 구해요'라고도 한다. 주택에 집주인이 살고 내가 한 층의 한 방을 사는 개념이다. 보통 주택의 경우 주인은 3층에 살고 1,2층의 방에 내어준다. 만약 집이 아파트라면 거실을 공유하고 방을 내어준다. 아파트는 좀 더 저렴한 편이었다. 침대와 책상, 신발장정도는 제공되고 냉장고나 에어컨은 있는 곳도 있고, 새로 사주겠다고 하는 곳도 있었다. '스튜디오'는 독채 형태로 한국의 원룸과 비슷하고, '서블렛'은 원래 살던 사람이 단기 혹은 장기로 집을 비워주고 그 집에 살게 해주는 방식이다.


호수랑 거위



  리틀페리에서 본 첫번째 집은 나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후 이 집이 집을 결정할때 끝까지 고민했던 곳이 되었다.(이 집이 최종 선택이 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풍경도 좋았다. 집 앞에 작은 호수가 있었는데 거위가 있었다. 집앞에 작은 호수도 신기한데 거위라니! 거위는 나를 신경쓰지 않고 걸어다녔다. 귀여웠다. (그러나 나중에 푸드덕대는걸 보니 징그러웠다. 역시 나는 새가 싫다.) 아무튼 그렇게 첫번째 집 보기를 성공하고 그 후로 한 6군데 정도를 더 봤던 것 같다. 보러 다니면서도 여전히 시차적응이 안되었는지 저녁 7시쯤에 자고 새벽 1시에 일어나 집을 검색하고 그랬었다.


언제쯤 사람이 사는 집이 될 것인가


  일주일만에 다행히도 스튜디오 형태의 집을 구했다. 온수도 잘 나오고 난방도 잘 되고 부엌도 화장실도 따로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자랑 한가지 더 뉴욕으로 가는 교통편도 엄청 좋다. 집앞 정류장에서 161번 버스타고 20분 정도 가면 바로 뉴욕한복판이다. 하지만 전에 살던 분이 나가고 급하게 들어오게되면서 집을 제대로 치우지 못했다. 먼지들이 많이 쌓여있어서 차차 청소를 해나가야할 것 같다. 아 단점은 너무 건조하다. 온돌이 아니고 히터를 사용하는 이 나라는 나에게 너무 건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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