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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밀린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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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토끼 Apr 12. 2018

뉴욕 대중교통 이용하기

밀린 일기 #4



  사실 이건 밀린 일기쓰기가 아니다. 현재를 쓰고있다. 현재를 쓰고 순서대로 올릴 것이다. 내가 이 카페에 온지는 약 2시간정도 되었다. 처음 들어왔을때는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은 꽤 만족한다. 처음 들어왔을때 가게에 약 10명정도 있었는데, 그중 3명이 한국인이었다. 카페 직원도 한국사람같은데 커밍아웃(?)을 하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뭔가 외국에 와서 한국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반갑다기보다는 부끄럽다. 그 이유를 잠깐 생각해봤는데 낯선 곳에서 느끼고 싶은 낯설음을 만끽하러 왔는데, 그 환상이 와장창 깨지는 느낌때문이다. 애초에 나는 여기 낯설음을 느끼러 왔지, 반가움을 느끼러 온게 아니다.



  카페는 블로그 추천을 보고왔다. 내가 오래 머무를 카페를 고르는 기준은 화장실이 가장 큰데, 화장실이 카페 내부에 있다는 평을 듣고 찾아왔다. 네이버 블로그를 보고 왔으니까 한국 사람이 많은 것이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 사람들이 여행객인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손님들은 다들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두드리거나 통화를 하거나 하는데 카페 풍경이 한국과 다름이 없다. 영어라는거 빼고는. 뉴욕의 날씨는 좋지 않다. 비가 왔다, 그쳤다, 많이왔다, 조금왔다 한다. 밖에 있으면 비가 오는게 싫지만, 카페에 앉아서 글을 쓰고있자니 밖에 비가 와주는게 훨씬 멋있다. 이왕이면 더 쎄게 내렸으면 좋겠다.






  미국에 와서 일주일만에 제대로 보는 뉴욕은 일단 호감이다. 뉴저지에서 버스를 타고 내리는 것 까지 완벽하게 성공했는데, 내리고 나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일단 사람들을 따라갔다. 버스터미널에서 사람들이 가는데로 따라갔다가 밖으로 나왔는데, 뉴욕타임즈가 나를 떡하니 맞아줬다. 내가 처음 본 건물이 뉴욕타임즈라니, 신기하고 반가웠다. 여기가 무슨 스트릿인지 어디인지도 모를 곳에서 반겨주는 아는 이름(?)이란. 최대한 여행객처럼 안보이려고 걸었는데(왜...?),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은 감출 수 없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한국인이 2명이 더 왔다. 이 카페 꽤 괜찮다고 생각하려했던 마음을 다시 접어야겠다. 두 번은 방문하지 말아야지. 쓰고있는 와중에도 한국인 2명 추가요.




project cozy cafe



  카페에서는 플랫화이트와 cream puff를 시켰는데 이것 역시 먹으러 두 번 올 정도는 아니다. 플랫화이트는 한국에서 꽤 먹어봐서그런지, 한국 카페들이 더 낫다고 생각이 들었다. 흠, 한국 카페 어딘가와 비교해보려고 했는데 잘 안떠오른다. 크림빵은 얼그레이 크림빵을 시켰다. 블로그에서는 민트초코가 유명하다고 본 것 같은데 막상 와보니 선택지에 없었다. 그래서 지금, 얼그레이 크림슈와 플랫화이트를 먹고 있다. 크림슈는 코스트코에서 사먹는 맛과 다름이 없다.



  의식의 흐름대로 쓰니까 이제 뉴저지에서 여기까지 오게된 경로를 쓰자면, 일단 집앞 스트릿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타는 것은 처음 시도가 떨려서 그렇지 진짜 쉽다. 처음엔 블로그를 보고 잔돈을 준비해야하나, 동전을 열심히 외워서 주머니에 구별해서 넣고 그랬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참 편리한 세상이다. 일단 아이폰을 쓰는 사람이라면 미국계정으로 앱스토어 로그인해서 NJ transit 앱을 받을 수 있다. 한국계정으로 받는 앱이랑 다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앱을 받으면 모바일앱으로 티켓을 구매한다. 원웨이도 되고 라운드트립을 끊어도 된다. 앱이 무지 잘되어있다. 버스 오는 시간도 꽤 정확하고. 티켓을 미리 사놓고 버스타기 전에 activate를 누르면 된다. 그리고는 버스를 타면서 화면을 보여주고, 자리에 앉으면 된다.



왼쪽은 버스 시간표 볼때 애용. 오른쪽은 버스 티켓 구입용.



  여기서는 기사 아저씨만큼 기사 언니들도 많이 만난다. 내가 탈 때마다 운전하는 기사 흑언니가 있는데 약간 무섭다. 그가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여태 버스를 월마트갈때 두어번탔던 것 같고 오늘이 버스를 타는 4번 째 정도 될텐데 4번중 3번은 그를 만난 것 같다.



NJ transit 앱 화면




  버스는 안내방송도 잘나오고 내리기 전에 전광판에 알림도 뜬다. 머리 위에 빨간 스탑버튼을 누르면 내릴 수 있다. 내가 좀전에 내렸던 port authority bus terminal은 워낙 대부분이 거기서 다 내리기때문에 벨을 누를 필요는 없었다. 아무튼 그렇게 내려서 사람들을 따라가다 나온 곳이 아까 처음에 말했던 뉴욕타임즈 건물이었다. 마침 내가 지나갈때 NBC에서 나온 스탭들과 리포터가 방송을 준비중이었다.


  그리고 지하철은 오늘 처음 탔다. 지하철 타는 입구가 좀 헷갈려서 헤맷던 것 같다. 들어갈 때 메트로카드를 구입해서 가면 되고, 내릴땐 그냥 나온다. 그러니 타고 카드를 버려도 상관없다. 메트로 카드 구입할때 한국어를 선택할 수 있는 역도 있었는데, 내가 가본 곳 중 단 한 곳만 한국어가 지원됐다.



감옥삘나는 지하철 입구




  구글지도는 지하철을 타고나서도 지하철 역이 어디를 지나고 있는것 까지 보여준다. 이게 유용한게 지하철이 안내방송을 하지만 어떤것은 잘 들리고 어떤것은 잘 안들린다. 지하철 R,W 노란색 라인같은 경우 다 해줬다(발음이 빨라서 그렇지... 그리고 좀 오래된 지하철 내가생각하기에 A,C,E 파란색 라인 혹은 브루클린쪽 지하철은 그리 친절하게 방송을 해주지는 않는다.)



NQRW 노선






미드타운 기준으로 위로 갈꺼면 업타운, 아래면 다운타운




  역에 문이 열릴때마다 대문짝만하게 벽에 역 이름이 써있으니까 내릴때 어려울 것은 없다. 오늘은 42번가 타임스퀘어 스트릿에서 타서 prince st.에서 내렸다. 아마 소호거리로 가려면 이 역을 애용할 것이다. 지하철 풍경은 한국과 크게 다른것 같지 않다. 사람들은 대부분 이어폰을 꼽고 있었지만 핸드폰을 보진않았다. 잡지를 보는 청년, 책을 보는 아주머니가 있었다.


  일기 두편을 정리하고 이제 어디로 갈지 고민해봐야겠다. 비도 어느정도 그쳤고, 셔츠 몇개 사서 집에 가야겠다. 아, 이 카페 알바생은 한국인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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