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극곰의 세계여행, 에콰도르 2편 ]

#02 나는 왠지 불편한 여행이 더 좋다

by 태오

느려도 괜찮다.

돌아가는 시간도 아깝지 않다.

그 시간들조차 모두 여행이니까.


어떤 목적지에 도착해서 즐기는 것도 여행이지만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도 나에겐 여행이었다.


여행이란, 처음부터 끝까지의 모든 과정을 포함하는 것이었다.


나처럼 계획 없고 대책 없는 여행자들은 여러모로 사람들을 만날 일이 많아지게 된다. 미리 조사하고 준비를 했다면 지체할 일 없이 알아서 척척 움직일 수 있겠지만, 나처럼 무지몽매한 사람은 꼭 현지에 가서야 묻고 찾기 바쁘다.

특히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에서는 다른 이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어딘가를 찾아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물론 이곳이 택시비가 저렴해 택시를 타면 쉽고 빠르게 갈 수도 있지만 나는 조금 불편하더라도 사람들을 보는 것이 좋았다. 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직접 만나고 옆에서 부딪쳐보는 것을 좋아했다. 버스에 오르내리는 다양한 사람들을 구경하고 이야기도 나누다 보면, 에콰도르에 대해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고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비록 어떤 목적지에 빨리 가진 못하더라도 에콰도르와는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에콰도르의 수도인 키토에서는 발길이 닫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남미의 따뜻함을 만날 수 있었다. 만약에 내가 조금 더 편한 길을 택했거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알았다면 이 따듯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무엇이든 100퍼센트 완벽한 것보다는 조금 부족하고 서툰 것들에서 여행의 감흥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길을 잘못 알려줘서 헤매기도 하고, 짧은 길 대신 먼 길을 돌아가는 수고를 겪을 때도 있었다. 지도만 보고 버스에서 내렸다가 엉뚱한 곳으로 가기도 하고, 알려준 것과는 달리 버스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서 모르는 동네에 내린 적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여행이 좋았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것은 생동감 넘치는 여행의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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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고 쉬운 여행은 왠지 나만의 여행 같지가 않다. 고생하고 힘들더라도 하나하나 내 발로 직접 가보고 내 눈으로 따라가는 여행이 좋다. 여행은 시간기록을 측정하는 시합이 아니니까. 그렇기 때문에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필요도 없고, 어떤 목적지에 가기 위해 최단루트를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어떻게 도착하든, 얼마나 걸리든, 아무렴 어때서? 가기만 하면 되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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