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 무얼 하며 살고 싶으세요?
옆자리 선생님이 묻는다.
나는 올해 52세. 정년퇴직은 62세이니 10년 남았다.
옆자리 선생님은 45세.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이지만 요즘 즐겨보는 유튜브 주제가 은퇴 후 대륙횡단 및 세계여행이라서 자신도 그런 여행을 꿈꾸고 있다며 자녀가 대학을 졸업하면 교직을 은퇴하고 세계를 누비리라 한껏 들떠 이야기한다.
나는 아들 하나 진작에 독립하고 대학교 졸업 후 취업하여 잘 살고 있다. 빈 둥지 증후군도 다 지나가고 마음의 평안을 찾았으며 일도 익숙해져서 살만한데 이제 갱년기가 찾아와 하루하루가 다르다.
백세 시대이니 힘닿는 데까지 돈 버는 일을 찾아 해야 하는가.
은퇴 후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이 없는 일상은 어떨까.
더 이상 생산하지 못하고 소비만 하게 되는 삶은 어떨까.
매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그 일이 보람 있는 일이면 좋겠는데.
33년 근무 후에는 공무원연금이 만기가 되니 33년 근무 후 명예퇴직을 목표로 하는 동료 교사도 많다.
아름다운 풍경 속 마을에서 한 달 살기는 어떨까.
그동안 하고 싶었는데 못해본 일이 무엇이었나.
그동안은 은퇴할 때까지 건강하게 잘 버티는 일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남들처럼 무조건 존버해야 한다는 생각.
교장으로 정년퇴직하신 지인 분은 시집, 에세이집을 내시는 작가가 되셔서 은퇴 후에도 활발히 활동을 하신다. 은퇴 후에 자식 근처에 살면서 육아나 도와줄까 하니 주변에서 다 만류한다. 가장 바보 같은 일이라고.
한 학교에서 4~5년 근무 후 학교를 옮기고, 한 지역에서 10년이면 지역만기가 되어 지역을 옮기고 하다 보니 이제 나보다 나이 많은 선배교사는 손에 꼽히고 아들뻘인 후배 교사도 하나 둘 보인다.
학생들을 보면 열심히 가르쳐주고 싶다. 인생이 참으로 짧다고. 젊음은 더 짧다고. 그래서 정말 소중하다고.
그동안 교직에 있으면서 일만 하고 살다가 막상 나만을 위한 시간이 왔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이 하고 싶을까.
이야기의 끝은 언제나 건강하자인 것 같다. 뭐라도 하려면 건강이 최고죠 라며 서로를 또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