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친구들 사이에서
“좋좋소”라는 웹드라마가 유행했다.
사실 친구들 사이에서 화젯거리가 되기 전
제1화 면접 편을 유튜브로 본 적 있는데,
전혀 다른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놀라울치만큼 우리 회사와 어떤 ‘본질’이 같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이 아려 더 이상의 에피소드는 볼 수 없었다.
“좋좋소” 제1화 ‘좋소기업 면접 특’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네 여보세요”
“네 혹시 조충범씨 되시나요?”
“아 예 맞습니다”
“네 여기 정승 네트워크인데요”
“정승 네트워크요”
“네 네 그 혹시 지금 면접 가능하실까요?”
“지금요?”
지금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기 전
나는 다른 회사에서 수습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 다른 회사는 채용전제 근무가 아니어서
아무 때나 면접을 보러 갈 수 있게 배려해주셨다.
어느 날 지금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사실 대표 격인 OOO님의
휴대폰 번호로 연락이 와서 면접 연락인 줄을 몰랐다.
“Q님, 혹시 내일 면접 가능하세요?”
당시 나는 동기들 중 취업이 늦은 편이었는데,
하루하루 밀려오는 취업 압박감이 고통스러웠다.
엄마도 나도 면접 하나하나가 간절하고 절박했다.
6시에 퇴근하자마자 엄마와 만나
8시에 마감하는 아울렛에서
간신히 새로운 면접 정장을 샀다.
강남에 있는 회사 면접은
새 정장을 입어야 할 것 같았다.
다른 회사(경기도)와 지금 회사(강남)의
편도 거리는 약 1시간 40분이었는데,
지금 회사 면접을 보고 2시간에 걸쳐
다른 회사 사무실에 복귀하자마자
전화가 왔다.
“저 Q님, 저 OOO인데요, 다른 분들(상사)도
Q님을 보고 싶다 하셔서,
혹시 지금 다시 사무실로 오실 수 있으세요?”
“아, 지금은 회사로 복귀해서 어려울 것 같은데요.”
“아, 그럼 내일은요?”
그렇게 나는 이틀 연속으로
총 6명의 면접관과 면접을 보았는데,
두 번째 면접을 보고 복귀하는 지하철 안에서
합격 전화를 받았다.
나는 처음 어딘가에 취업했다는 것이
너무 후련하고 기뻐서,
그때쯤 오기 시작한 다른 채용 오퍼들을
“저 취업했습니다.”라고 단언에 거절했었다.
그때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난 지금,
“좋좋소”는 몇 번이나 시도해봐도
제1화의 면접을 보러 가는
조충범씨가 너무 안쓰러워
그다음 화를 볼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