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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sky Jul 15. 2015

알퐁스 도데의 '별'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단원고 김초원 선생님과 이지혜 선생님을 기리며...

비정규직이라서… 세월호 기간제 교사들 순직 인정 못 받아 “누구를 위한 정부냐”

2015년 5월 18일 국민일보 기사



알퐁스 도데의 '별'에는 숨은 이야기가 있다.

목동에게 보름치 식량을 전해주러 갔던 아가씨가 해가 지도록 돌아오지 않자 지주의 집은 난리가 났다.


날이 밝자마자 하인과 하녀들이 목동을 찾아간다. 불어난 소르고강을 겨우 지나 목동의 거처에 도달한 그들은 찢어지고 구겨진 체 흙밭을 구른 듯 온통 진흙 투성이인 옷을 입고 있는 아가씨와, 겉옷을 벗어던진 체 충혈된 눈빛으로 반쯤 넋이 나가 있는 목동을 발견하고 경악해 버린다.  


하녀들은 준비해온 담요로 아가씨를 감싸고 부랴부랴 하산을 하고, 하인들은 다짜고짜 목동에게 몽둥이 세례를 퍼부었다. 목동은 아무런 이유도 모르고 지주의 집으로 끌려가 또 다시 몽둥이 세례를 받고, 장원에서 쫓겨 나야만 했다. 나중에야 이유를 알게 된 목동은 자신의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아무도 목동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렇게 쫓겨난 목동이 세상을 떠돌다가 한 소설가를 만나 그 이야기를 들려 주었고, 그 이야기를 들은 소설가는 목동의 아름다운 추억만을 각색해 소설 별을 쓰게 된다.




천하디 천한 비정규직이었던 목동은 아가씨를 구하지 말아야 했다. 강물에 쓸려가든 말든, 저체온증으로 죽든말든 그냥 무시했어야 했다.

사람에게 연민을 베푸는 건 고귀한 정규직이 할 일이지, 사람 취급 못 받는 비정규직이 할 일이 아니었던 거다.

물론 누군가는 아가씨를 적극적으로 구하지 않았다고  손가락질하겠지만, 적어도 지금처럼 대놓고 짐승 취급은 하지 않을 터이니 말이다.


PS. 늦었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부디 그곳에서는 편히 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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