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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ldsky Aug 09. 2015

A/S 이야기 1

Dell의 컴플리트커버 서비스를  체험을 겸해서...


난 '무상 A/S'라는 시스템에 불만이 좀 많다.

무상 A/S라는 말도 좀 우스운 게, 어차피 제품 가격에 그 모든 비용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서는 무상이 아니다. 추가 비용을 안 낼 따름이지... 일정 수준의 리스크 비용은 이미 제품 안에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요즘은 품질관리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있기 때문에, 제품을 초기 불량이 아니라면 1년 안에 고장 날 확률이 거의 없다.


초기 불량은 어차피 A/S가 아니라도 법적으로 특정 기간 안에는 교환을 해 주게 되어 있다. (천하의 애플도 한 달 안에는 1:1 교환을 해준다.)


만일 1년 안에 고장이 안 난다면? 그 A/S 비용만큼 더 비싼 제품을 산 것뿐이다.


특히 전자제품들은 안에 타이머가 들어있는지, 절묘하게 1년이 지난 시점부터 여기 저기서 고장이 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워런티가 지난 제품을 가지고 있는 우리는... 울며 겨자 먹기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며 A/S를 받아야만 한다.


나에게 컴퓨터를  문의하는 사람이 많았다. 뭐 한때  순진했던 나는 부품을 사다가 조립까지 해주곤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경험한  것처럼 그 상황이 되면 그 컴퓨터에 대한 평생 A/S를 해줘야 하는 운명 아닌 운명에 놓이게 된다. 기간은 상관없다. 내가 수수료를 받건 받지 않았건... 10년 넘도록 그 컴퓨터를 사용한다면 난 그 컴퓨터가 폐기 처분될 때까지 그 컴퓨터의 전문 A/S 기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완제품을 사라고 한다. 그것도 꼭 Dell 제품을 사라고 하고, 반. 드. 시. 컴플리트커버 서비스를 구입하게 한다.


Dell의 A/S는 굉장히 독특한 서비스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Dell의 컴퓨터를 살 때는 별도로 A/S를 구매할 수 있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수준에 맞춰서 서비스의 품질을 선택할 수 있고, 기간도 늘릴 수 있다.

좀 저렴한 상품은 내가 A/S를 접수하면 다음날 와서 수리를 해주고,  조금 비싼 상품은 접수 후 4시간 안에 방문을 하게 되어 있다. 그 외에도 전화로 자세한 기술 상담을 하는 상품이 별도로 있고, 이 서비스는 각각 취향에 맞는 서비스를 고를 수 있게 되어 있다.


그리고 A/S 비용을 선 지급한 만큼,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도 없다.

워런티가 끝났을 경우에도 특정 기간 동안에는 별도로 워런티를 구입할 수 있게 하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난 조금 비싼(2년에 약 50만원 쯤하는) 상품을 구입했었는데, 이 때의 경험이 너무 좋아서,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무조건 Dell 제품을 추천한다. 


우선 오전 10시쯤 A/S를 접수한다. 상태가 이렇고 저렇다라고 상담원에게 말하면 DHL로 관련 부품이 배달된다. 이때 DHL도 반드시 시간을 지켜야 한다. 기사의 말에 따르면 시간을 지키지 않을 시에는 페널티가 어마어마해서 Dell 서비스의 부품은 가장 우선적으로 배달한다고 한다.


부품이 도착하고 나면 담당 A/S기사가 전화로 부품 도착을 확인한 후 방문을 한다. 그리고 문제가 되는 부품을 다 갈아 버린다. 교체된 부품과 남은 부품은 A/S기사가 가지고 돌아 간다.


뭐가 고장 났는지  테스트하는 것도 아니고, 고장과 관련한 부품은 그냥다 교체해 버린다. 컴퓨터를 분해해서 조립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A/S 시간도 짧다.


난 이 서비스를 5년간 구입해서 사용했다.


물론 비용은 100만원 쯤 들었지만 그 이상의 서비스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비를 쫄딱 맞아서 완전히 맞이 간 제품도 거의 새 제품 수준으로  복구시켰고, LCD도 2번쯤 갈았던 것 같다. A/S와 새 제품 사이에서 어떤 게 더 비용이 저렴할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전화 한 통이면 모든 게 깔끔하게 처리가 되니까.


그리고 A/S기사들도 내가 구입한 제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친절했고 철저했다. 묻고 따지는 것도 없었다. 한번은 바닥의 고무 패킹이 떨어져서 A/S를 신청했더니, 하판을 통째로 교체해 버렸다. 좀 과잉이다 싶어서, 그냥 고무 패킹만 하나 붙여 주시면 안돼요?라고 물었더니, "어차피 떼었다 붙이면 또 떨어지니까 그냥 하판을 가는 게 더 튼튼해요. 비싼 돈 주고 구입한 컴플리트커버인데 이 정도 서비스는 받으셔야죠."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래서 누가 제품을 문의하면 그냥 Dell 제품을 사라고 한다.


이런 경험을 모 기업의 노트북 PM과 공유한 적이 있었다.

그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Dell은 외국기업이라서 가능해요. 한국기업은 아직 힘들어요.

우리도 몇 년 전에 관련 서비스를 출시한 적이 있어요.

보험사랑 함께 만든 상품인데, 추가로 5만 원(아마도 이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가물가물) 정도 내면 A/S 기간을 늘려주는 상품을 출시했는데, 제품 판매할 때 그런 상품을 안내하면 '에이 그거 얼마나 한다고, 그냥 서비스로 줘'라고 하면서 억지를 부리는 바람에 얼마 운영도 하지 못하고 폐지했어요."


노트북을 판매할 때 기업이 가지고 가는 수익은 굉장히 적다. 보통은 5만 원 이하고 운이 좋으면 10만 원까지도 가지고 간다. 그런데, 5만 원짜리 A/S 상품을 그냥 달라고 하는 거다. 즉 기업보고 너희 수익을 다 포기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소리를 한 거다.


그 기업으로서는 소비자 편의를 위해 보험사까지 끌어들여서 좋은 서비스를 출시했는데, 소비자들이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서 그 서비스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 거다.


1년 후 주요 부품들이 고장 났을 때, 그 많은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했을 비용을 생각하면 얼마나 날려 먹은 건지.... 노트북 A/S를 해 본 사람들은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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