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쿤의 서비스 모토는
좋고,
싸고,
빠르고,
편리하게
이다.
그런데 2007년도에는이 중, ‘좋고, 빠르고,편리하게’는 추구할 수 없었다. 오로지 ‘싸고’에 승부를 걸었다.
처음에 낸 아이템은 명함과 스티커였다. 명함과 스티커는 한국 인쇄 도매공장에서 떼서 팔았다. 한국 인쇄물의 80% 가량은 충무로에서 나온다고 한다.
충무로에는 합판인쇄라는 독특한 생산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었다. IMF를 겪으면서 나왔다고 하는데, 정확하지는 않다. 세월이 흐르면 다 전설이니까. 합판인쇄는 90인분 명함을 한꺼번에 판에 앉혀서 찍는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원하는 색깔을 맞춰줄 수 없다. 색깔에 고객이 맞춰야 한다. 매수도안 맞는다. 그냥 써야 한다. 그렇지만 쌌다. 싸니까 사람들은 그냥 썼다. 이런 합판인쇄소가 큰 데만 다섯 군데정도 되었다. 장사도 잘 되었다. 우리는 일본 손님한테 주문받아서 합판인쇄소에 맡겼다. 품질은 후졌지만 쌌다. 이걸로승부했다.
그 당시 일본 온라인 최강자는 프린트팩과 그래픽이었다. 그래픽은 고급인쇄물 시장쪽을 장악하고 있었고 프린트팩은 일반 인쇄물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우리 경쟁상대는 프린트팩이었다.
프린트팩은 3영업일양면칼라 명함 100매를 2,900엔에 팔았다. 7영업일짜리는 2,300엔이었다.우리는 3영업일 양면칼라 명함 500매를 980엔에 내놓았다. 파격도 이런 파격이 없었다.
티쿤은 인쇄업계의 100엔샵을지향했다.
우리가 한국 인쇄통판회사에서 사올 때는 3,500원이었다. 일본에서는 파격이었지만 우리는 많이 남았다. 한국 인쇄통판업체는 3,500원에 팔아서 다 남아도 3,500원인데, 우리는 3,500원에가져다 980엔(한화9,800원)에 팔았으니 엄청나게 남았다.
송료는 고객이 따로 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일본에명함 판다고 하면 대개 첫 질문이, ‘그게 운송비가 많이 들 텐데 경쟁력이 있어?’다. 당연한 질문이다. 그런데지금 세상이 어떤가? 중국 안에서도, 미국 안에서도 모두비행기로 보낸다. 비행기가 트럭이다. 비행기 송료가 보통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싸다는 뜻이다. 가끔 ‘상해3박5일 여행 39만원’ 같은 패키지 상품이 있다. 가보면 특급호텔에 재워준다. 비행기 삯이 얼마겠는가?
요즘 티쿤은 한국에서 출발 시켜 일본 소비자 손에 쥐어주는 데까지총 운송비, 그러니까 비행기 태워서 일본까지 보내고, 일본안에서 트럭으로 배달해주기까지 kg 당 600엔을 지불한다. 명함 100매는 450g 정도니까 480엔이다. 손님한테는 배송비로500엔을 받는다. 우리는 명함 100매를 보내면서오히려 20엔(200원)을남긴다.
송료를 손님이 내는 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면 물건값 얼마에 송료 2,500원을 따로 받는다. 송료 무료는 물건값 안에 송료를 집어넣은 것뿐이다. 어느 바보가손해 보며 팔겠는가?
일본에 파는 우리 상품 품질은 형편 없었다.
앞서 말한 대로 색이 안 맞았다. 특히 갈색, 군청색, 황토색등 원색 4개를 잘 섞어서 만드는 색은 무조건 안맞았다. 고객은뭐 이런 명함을 파냐고 항의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이렇게 색이 안 맞는지 몰랐다. 인쇄 전문가가 아무도 없었으니까……. ㅜㅜ
매수가 안 맞았다. 한국통판인쇄회사는 500매를 판다면서 470매, 또는 480매만 줬다.
인쇄회사에 전화해서 항의하려고 했다. 저가 인쇄회사는 전화도 안 받는다. 원가를 절감해야 하니까. 그래도 가까우니까 찾아가기도 하고 연락도 했다. 돌아오는 답변은, ‘합판인쇄는 원래 그래요.’ ㅜㅜ
인쇄를 할 때는 테스트하라고 여분지를 준다. 통판인쇄회사는 여분지를 달랑 50장 준다. 원가를 줄여야 하니까. 인쇄기장 컨디션이 아주 좋으면 50장 안에서 색을 맞추고 500장 정매를 뽑는다. 그런데 사람이 살면서 컨디션 좋은 날이 며칠이나 되겠는가? 기장이집에서 마누라하고 싸우고 나온 날도 있고, 전날 술을 너무 많이 마신 날도 있고, 날이 춥고 더워서 컨디션 안 좋은 날도 있고……. 정매가 나오면오히려 기적이다.
일본 고객은 그걸 일일이 다 헤아리나 보다. 매수가 틀리다고 화를 낸다. 일본 손님은 점잖다고? 사람은 다 똑같다. 욕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는 묵묵부답이다. 할 말이 없다.
당시 고객응대 하던 타나카씨는 수시로 울었다. 타나카씨는 남편이 한국인인 일본인이다. 여러 가지 사정상 회사를그만둘 수는 없었다. 늘 울면서 고객응대를 했다.
나는 할 말이 없다. 나도왜 색이 안 맞는지, 매수가 틀린 지 몰랐으니까.
스티커는 늘 잘린 면에 접착 본드가 묻어 있었다. 그걸 고무 지우개로 닦아서 보냈다. 나도 참 열심히 닦았다.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최첨단,국경을 넘는 전자상거래업을 하면서 스티커 본드 떼느라 지우개질을 하다니.
그런데도 고객들은 계속 늘었다.욕 하면서 샀다. 한번 산 손님은 떠날 줄 알았는데 계속 재구매 했다. 싸니까. 다른 데서는 그 가격에 살 수 없으니까. 먼저 일본에 진출한 한국 업체 상품도 마찬가지였고. 다행히 먼저진출한 한국 업체는 마케팅을 안 했다.
그냥 싼 걸로 승부했다.
명함, 스티커는 브랜드가아니다. 브랜드로 승부할 수 없었다. 품질도 안 좋으니 가격으로승부할 수밖에……. 티쿤이 겨냥하는 명함, 스티커 시장은‘싸게’가 쥐약이었다.
2007년
10월 107,480엔
11월 687,940엔
12월 1,345,660엔
2008년
1월 1,948120
2월 2,097,390
3월 3,755,889
4월 4,261,395
5월 5,485,348
매출은 눈부시게 올랐다. 뒤에서다나카씨는 늘 울었다.
일본 오사카의 나카오대표도 오사카 손님에게 이리저리 불려 다니기일쑤였다. 가끔씩 깡패한테 불려가서 돈 다 돌려주고 욕도 신나게 먹고.
그래도 잘 팔렸다.
손님들은 계속 욕하면서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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