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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print.jp 오픈 10주년

[CEO전언 293] 

기반을 만든 10년

이번 주 월요일인 16일이 adprint.jp 서비스 오픈 10주년입니다.

2007년 10월 16일 첫 주문이 들어왔습니다. 샘플 주문이었습니다. 


16일은 사이트 오픈일이고 회사 창립일은 아닙니다. 창립일은 저도 모릅니다. 그 당시제가 전문경영인으로 있던 ㈜지즐에서 ㈜아도프린트를 먼저 만들어서 adprint.jp를 운영했고 나중에 제가 ㈜티쿤글로벌을 만들어 adprint.jp를 인수한 것이므로 창립일이라는 개념이 모호합니다. 2007년 10월 16일 첫 구매자는 누구일까요? 그분은 아직도 우리 고객일까요?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어쨌든 10년 전 16일에 adprint.jp에서 첫 주문이 발생했습니다. 회사는 그냥 10월 16일을 서비스 오픈 기념일로 삼고 있습니다.


그 사이 정말 많이 발전했습니다.


이번 달 매출은 1억 9500만 엔 이상이 될 것 같습니다. 10년 전 10월은 11만 엔이었습니다. 


현재 티쿤은 한, 일, 중, 싱, 인에 걸쳐 150명이 넘는 인원이 같이 일하고 있습니다. 10년 전에는 저와 일본 나카오 유키오 대표와 개발자였던 설항민 씨, 접수자 겸 고객응대자 김미정 씨 네 명이었습니다. 이석주 부사장은 그냥 오다가다 도와주다가 나중에 합류했습니다. 


첫 사무실은 진양상가 467호, 지금 tqoon.jp 운영실 옆방이었습니다. 그때는 그곳에 큰 방 하나와 작은 방 둘이 있었는데 작은 방 중 하나였습니다. 대략 5~6㎡정도였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구조가 바뀌었습니다. 


10년이 지난 2017년 10월 제가 느끼는 감정은 ‘안도감(安堵感)’입니다. 이제는 안전하다고 느낍니다.

 

이 달 들어 매출이 안정되었습니다. 17일까지를 기준으로 하면 이번 달 매출은 2억 엔(역대 2위)이 넘습니다. 평일 평균은 864만 엔으로 역대 3위입니다. 10월 초가 한국 10일 연휴여서 발송일을 맞출 수 없어 매출이 조금 낮았던 걸 감안하면 올해 10월 매출은 2억 엔, 평일 평균 매출은 870만 엔을 넘을 수도 있습니다. 도저히 달성할 것 같지 않은 큰 금액입니다. 쉽지 않을 것 같지만 통계는 그렇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흐름이 유지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급작스럽게 엔저가 오지 않는 이상 우리는 완전히 안전합니다.


더군다나 인원도 채울 만큼 채웠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제게 자료가 없어서 대충 쓸 수밖에 없는데, 올해 초에 비해 거의 서른 명 이상 인원이 늘었습니다. 부족한 인원은 채우자고 방침을 정하긴 했지만 무려 서른 명 가까이 늘어나는 걸 보면서 저도 두려웠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채웠고, 그러고도 큰 문제없습니다. 대단한 저력입니다. 그동안은 부족한 인원을 채운 건데, 이제는 일이 커지는 데 따라 인원을 늘릴 거니까 지금처럼 급격히 인원을 늘릴 일은 없을 될 겁니다.


갑자기 엔저가 오지 않는 이상 매출은 계속 늘어날 여지가 훨씬 큽니다.


그동안 우리는 사람에게 엄청난 투자를 했습니다. 플랫폼 운영실 요원 중 상당수, adprint.jp운영실, 싱가포르 운영에 종사하는 인원에 따른 비용은 거의 대부분 투자입니다. 그런데 이쪽 투자 역시 할 만큼 했기 때문에 크게 더 늘어나지 않을 겁니다. 우리 회사 보물은 사람이고, 우리 회사 자산도 사람입니다. 사람에게 투자한 것은 이미 고정 비용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더 늘어나지 않습니다.


이 비용을 계속 쓰면서 흑자 구조로 들어왔다는 것은 정말 행복하기까지 한 일입니다. 더군다나 이제 사람도 채울 만큼 채워서 더 급히 채울 일이 없다는 것도 행복한 일입니다.


제가 안도하는 이유는 지금도 안전한데 앞으로는 크게 발전할 일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크게 칭찬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걸 저와 여러분이 이루었습니다.


이 성취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제 각국에 종합 오픈마켓 건설이라는 대역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종합 오픈마켓

우리는 현지화 독립몰 시대를 넘어 현지화 독립몰을 바탕에 깐 각국 종합 오픈마켓을 여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외국 판매자가 매우 자유롭게 참가할 수 있는 종합 오픈마켓은 현재로서는 전자상거래업에서 최고 수준입니다. 여기에 우리는,


∆ 그 나라 판매자에게는 비용 최저인 사이트(7개월째부터 입점료 100불 외 일체 무료)

∆ 외국 판매자가 가장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사이트

∆ 사이즈-주문 기반 오픈마켓

∆ 일반 오픈마켓


을 특징으로 더했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종합 오픈마켓은 무조건 발전합니다. 성장을 안 할 도리가 없습니다. 

속도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 나라 판매자는 들어올 거고, 외국 판매자도 늘어날 거고, 사이즈-주문 기반 오픈마켓은 커질 거고, 일반 오픈마켓도 성장할 겁니다.


늘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어려운 돈 문제를 자력으로 해결했습니다. 엔저만 급속히 안 오면 완전히 안전합니다.


천천히 하겠습니다

저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긴장이 풀어지는 걸 느꼈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우리는 안전하고, 우리는 안전한 위에 대도약할 겁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저는티쿤글로벌 조직이 세계 어떤 조직보다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 진심입니다. 이런 구성원, 이런 조직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여러분은 대단한 분들입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결과가 말해줍니다. 우리는 글로벌 전자상거래업에 도전할 수 있는 터전을 우리 힘으로 만들었습니다. 어마어마한 투자를 스스로 감당하면서 흑자를 냈습니다. 이제부터는 흥얼거리면서 수확만 하면 됩니다.


저도 이제 천천히 하겠습니다. 얼마 전부터 긴장이 풀리는 걸 느낍니다. 잘 몰랐는데 그동안 제가 무척 긴장했던 것 같습니다. 하긴 왜 안 그랬겠습니까? 지난 10년, 돈도 없는데 조직이 폭발하듯이 커지는데 긴장 안 할 도리가 있었겠습니까? 입으로 일하는 사람들이야 사람을 늘리면 위험하다고 하지만, 어느 수준까지는 사람을 늘리지 않고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제가 제일 잘한 일이 올해 인원을 대폭 늘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힘든 중에도 구성원들이 안식주(安息週)도 가지고, 안식월(安息月)도 가지면서 이만큼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제가 긴장했고 초조했기 때문에 서둘렀습니다. 계획을 너무 많이 세웠습니다.


이제 안전한데 뭐 하려고 그렇게 하겠습니까?


저부터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하겠습니다. 모두 조금씩 여유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여유를 가지려고 인도에 플라스틱 판매 사업을 다른 분에게 넘겼습니다. 사실 저는 인도에 플라스틱 판매하는 건 꼭 직접 하고 싶었습니다. 티쿤은 직영해서 거의 대부분 성공시켰습니다. 부진했던 것조차 분양해서 성공시켰습니다. 그런 경험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제 경험과 판단으로는 인도에 플라스틱 판매 사업은 정말 어마어마한 수익을 가져다 줄 겁니다. 그걸 저는 다른 분에게 넘겼습니다.


조금 천천히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리고 티쿤글로벌 저변을 더 넓히기 위해서였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겁니다. 우선 조금 천천히 가겠습니다.


tqoon.jp와 tqoon.in에 좀 충분히 머물겠습니다. 일본과 인도가 조금 안정되는 걸 보면서 움직이겠습니다. 이 사이에 싱가포르를 지원하는 일은 모색할 겁니다. 다만 전체로는 속도를 크게 늦추겠습니다.


여러분께서도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그래도 생각은 합시다

그런데 천천히 하더라도 생각은 해야 합니다. 제가 3년 연속 근무하면 1주, 5년 연속 근무하면 2주, 7년째부터는 한 달, 안식휴가를 가지자고 한 것은 여유를 가져야 생각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제가 연초에, 올해는 적자 예산을 편성해도 되니까 사람을 필요한 만큼 채우자고 앞장선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편해야 생각이 납니다. 하루 종일 허덕허덕하면 새 생각이 날 수 없습니다.


티쿤은 생각으로 큰 회사입니다. 늘 새로운 일을 만들었고,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주변을 돌아보면 10년 전에 하던 그 일을 지금도 그대로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많습니다. 물론 그것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런 일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늘 새로운 일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 저는 늘 새로운 생각을 하고 싶습니다.


생각보다 생산력을 발전시키는 일은 없습니다.


노동강도를 높이는 건 전혀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두 시간 더 일하고, 일할 때 화장실도 못 갈 만큼 바쁘게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같이 궁리하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일을 조금이라도 덜할까, 어떻게 하면 덜 힘들게 할까, 그러면서도 산출은 더 많이 할까를 고민하기 바랍니다.


저는 티쿤 안에서 모두 편하기를 바랍니다. 제가 인원을 늘리고, 안식휴가제도를 만드는 것은 사람은 돈 벌어오는 수단이 아니라는 철학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모두 잘 쉬기 바랍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생산력을 발전시켜야 합니다. 생산력을 발전시키려면 도구와 수단과 방법을 개선해야 합니다. 도구와 수단과 방법을 개선하려면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모두 편안해질 수 있습니다.


티쿤글로벌의 지난 10년은 도구와 수단과 방법을 개선해온 역사였습니다.


같이 여기까지 온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애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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