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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더프리 오픈마켓 tqoon.jp 시대 개막

CEO전언294


국경무장애(Border-free) 오픈마켓 출범

지난주 10월 20일 tqoon.jp가 출범했습니다. 출범했다는 걸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고 우리도 적극 알리지 못합니다만 tqoon.jp는출범 했습니다.


부족한 게 많습니다. 결제는 대인(代引)과 애드프린트 포인트로만 할 수 있습니다. 사이트도 그다지 정비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판매자 등록도 12월부터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회원 가입할 수 있고, 결제해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됐습니다. 팔, 다리, 이목구비는 있지만 혼자서는 목도 제대로 못 가누는 갓난아이 수준입니다만 tqoon.jp는 어엿한 오픈마켓입니다.


저는 참 마음에 듭니다. 직감 입니다만 이 녀석은 정말 무럭무럭 자랄 겁니다. 지금은 이게 언제 커서 지 밥벌이라도 할까 싶지만 제 눈에는 이 녀석이 세계를 누비는 위대한 모습이 보입니다. 저도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몸 담은 지 20여 년 가까이 됩니다. 큰 실패도 해봤고, 티쿤을 여기까지 이끌고 오기도 했습니다. 제 경험과 직관으로 저는티쿤 오픈마켓의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티쿤재팬은 어마어마한 비즈니스로 발전합니다. 티쿤재팬이 탄생함으로써 우리는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라쿠텐, 라자다와 경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티쿤재팬은 유전자가 아주 좋습니다. 아마존, 이베이, 알리바바, 라쿠텐, 라자다와 종자가 다릅니다. 조금 지나면, 이 녀석이 그때 그 녀석인가 할 정도로 멋지게 성장해 있을 겁니다. 저는 정말 흥분됩니다.


딱 10년 전 이달에 티쿤 직영 첫 번째 사이트 adprint.jp가 탄생했습니다. 2년여 뒤 어떤 개발자가 adprint.jp를 살펴보고는 ‘거미줄로 엮어 놓은 것 같은데 이게 어떻게 돌아가지?’ 했습니다. 그런 애드프린트가 이후에 makumaku.jp를 낳고, adbest.jp, adflag.jp, ad-sign.jp, yoki.jp, tq-bottle.sg를 낳았습니다.


tqoon.jp는 유전자가 건강하고 우수합니다. adprint.jp가 이후에 여러 사이트를 낳았듯이 tqoon.jp도 앞으로 각 나라에 티쿤 오픈마켓을 낳을 겁니다. tqoon.jp는 비즈니스 모델이 매우 좋고 콘텐츠도 독특하면서 풍부합니다. 그리고 기반이 매우 단단합니다.


티쿤재팬은 일본에 있는 쇼핑몰입니다. 이 쇼핑몰에는 외국 판매자도 일본 판매자와 같은 같은 조건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그 점에서 티쿤재팬은 국경무장애(國境無障碍, Border-free) 오픈마켓입니다.


우리는 이런 국경무장애 오픈마켓을 인도에, 싱가포르에, 한국에, 중국에, 미국에, 그리고 전 세계 각 나라에 열 겁니다.


일본 판매자에게 판매 수수료 사실상 무료

티쿤재팬을 이용하는 일본 상인들은 7개 월째부터 월 1만 엔만 내면 티쿤재팬에서 영업할 수 있습니다. 완전 무료가 좋은지 알 수 없어 일단 쇼핑몰 사용료 월 1만 엔이라는 최저 비용을 설정했습니다. 이것도 나중에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면 없앨 겁니다. 사실상 무료라는 뜻입니다.


마케팅 중 공짜 마케팅이 최고입니다.


판매 수수료 무료는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활용합니다. 가장 유명한 게 알리바바 그룹에서 운영한 타오바오입니다.


타오바오는 알리바바그룹이 2003년에 만들었습니다. 그 무렵 중국 오픈마켓 시장에는 2004년에 이베이 그룹이 인수한 이치넷(EachNet)이 시장 점유율 85%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습니다. 타오바오는 후발 주자입니다. 알리바바 그룹 마윈 회장은 그 당시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2억 달러를 투자받았습니다. 마윈 회장은 이 돈을 무기로, 타오바오는 3년 간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치넷(EachNet)에서 팔던 판매자들은 타오바오를 또 하나의 판매 채널로 받아들였습니다. 신규 판매자는 타오바오로 진출해서 싸게 팔았습니다. 이치넷(EachNet)에서 팔던 판매자도 타오바오로 올 수밖에 없습니다.


상인이 몰리면 물건이 많아지고, 물건 많은 곳으로 소비자들은 몰립니다. 고르기 힘들어도 물건 많은 곳에서 사야 손해를 안 본다고 생각합니다. 소비자가 많이 오면 상인은 또 더 옵니다.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시장이 커집니다.


위기를 느낀 이치넷에서는 수수료를 반으로 낮췄습니다. 이치넷이 발표한 다음날 마윈은 판매수수료 무료를 3년 연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이치넷은 중국에서 철수했습니다.


다음과 네이버는 지금도 그 자체로는 유료 서비스가 아닙니다. 광고 수익으로 큰 회사를 만들었습니다. 구글도 일본 야후도, 중국 바이두도 마찬가지입니다.


카카오톡 역시 서비스 자체는 무료입니다. 그런 카카오톡이 포탈 다음을 인수했습니다.


카카오택시도 지금은 무료입니다.


인터넷 비즈니스는 손님이 많으면 돈 벌 방법이 생깁니다. 손님만 많이 모으면 이깁니다.


티쿤은 이 원리를 받아들여 일본에서 판매수수료 사실상 무료라는 정책을 씁니다. 일본에서 판매 수수료 무료 정책을 쓰는 쇼핑몰은 없습니다. 판매수수료 무료 정책은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라쿠텐, 아마존재팬, 야후재팬처럼 수수료를 받다가 수수료 무료로 가는 것은 정말 어렵습니다. 어마어마한 손실을 감당해야 합니다. 처음부터 수수료를 무료로 하면 그에 맞게 살게 되어 있습니다. 이건 제가 경험했습니다. 애드프린트 초기 환율이 100엔-900원 선일 때도 명함 100매를 980엔에 팔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1280엔에 팝니다. 이 가격을 못 내립니다. 왜냐면 지금 980엔으로 돌아가면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티쿤이 수수료 무료 서비스를 하면 다른 쇼핑몰이 따라올 수 있을까요? 저는 거의 못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따라온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우리에게는 또 다른 강력한 무기가 있습니다.


그럼 티쿤은 어떻게 수익을 만들 거냐? 티쿤은 판매수수료 무료로 모은 손님에게 우리 직영 상품을 팝니다. 그리고 일본 외 나라에서 일본으로 들어가는 판매자에게 티쿤 플랫폼 이용료를 받습니다. 이후는 광고나 프리미엄 서비스로 수익을 만들 겁니다.


이 방법으로 우리는 강력하고 거대한 수수료 무료 오픈마켓을 일본에 만들 겁니다. 그리고 전 세계 각 나라에 만들 겁니다.


마케팅

티쿤재팬은 우리가 광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이렇게 되면 마케팅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한국만 대상으로 하는 쿠팡에 손정의 회장은 1조를 투자했습니다. 한국에서 활동하는 쇼핑몰도 유지하고 운영하려면 1조, 2조는 금방입니다. 


그런데 티쿤은 그런 돈 없이 한국도 아닌 일본에 오픈마켓을 엽니다. 티쿤은 그냥 직영 아이템 광고하는 정도로 마케팅하고, 나머지는 콘텐츠로 승부할 겁니다. 쓸 돈이 없어서 돈 쓰는 광고로 사람을 모으지 않으려 합니다. 물론 그러다가 투자를 받게 되면 그때는 다릅니다만.


티쿤은 사이즈-주문 기반 오픈마켓을 킬러 콘텐츠로 해서 소비자를 모을 겁니다. 티쿤재팬에서는 우선 택배박스 오픈마켓을 앞세웁니다. 택배박스 오픈마켓은 일본에도, 세계에도 없습니다. 택배박스 오픈마켓으로 택배박스 판매자를 모으고, 구매자를 모을 겁니다. 그 다음에 쇼핑백 오픈마켓을 열 거고, 시간이 지나면 지관(紙管), 명함, 스티커, 비닐봉지, 플라스틱 용기, 의류 오픈마켓들을 열어 나갈 겁니다.


그리고 한국과 중국, 인도 등으로부터 도래(渡來)한 상품을 콘텐츠로 삼을 겁니다. 현재 티쿤을 이용해서 일본으로 진출한 상품은 경쟁력이 있어서 손님을 불러 모읍니다. 이런 도래 상품은 티쿤재팬에만 있습니다. 이게 티쿤재팬의 강력한 무기입니다. 


독립몰도 핵심 콘텐츠입니다. 우리는 티쿤재팬 안에 독립몰을 배치합니다. 독립몰은 지금까지처럼 스스로 홍보합니다. 독립몰이 티쿤재팬 안에 있으려면 머리에 티쿤재팬 로고를 걸고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 직영 사이트, 사이즈-주문 상품 오픈마켓, 독립몰을 통해서 고객을 모을 겁니다. 그걸로 충분합니다.


콘텐츠가 훌륭하기 때문에 일 내외 판매자는 서서히, 그러다가 급격히 늘어날 겁니다. 판매자가 늘어나면 상품도 늘어나고, 상품이 늘어나면 손님이 늘어나고, 손님이 늘어나면 또 더 많은 판매자가 오는 선순환이 이루어집니다. 시간은 완전히 우리 편입니다. 


 라쿠텐, 아마존재팬, 야후재팬 쇼핑몰, 큐텐재팬은 어마어마한 돈을 퍼부어 댑니다. 저들은 돈으로 승부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콘텐츠로 승부합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서 다윗처럼 골리앗들을 상대하게 될 겁니다.


지금까지 말한 우리 장점 말고도 우리에게는 또 하나 장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간난과 신고를 겪으면서 자수성가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흑자 회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오픈마켓 없이도 먹고사는데 지장이 전혀 없습니다. 이것은 무시무시한 강점입니다. 누구도 우리를 망하게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우리 사업 기조를 유지하면서 콘텐츠로 승부하면 됩니다. 


우리는 지지 않는 조건 위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이후 일정

11월 말까지는 티쿤재팬에 제대로 된 결제를 붙이고 주문-사이즈 기반 상품 외 일반 상품 오픈마켓을 여는데 집중합니다. 이렇게 되면 일본 내 판매자가 등록하고 물건을 팔 수 있게 됩니다. 티쿤재팬이 정상 활동하는 것은 12월부터 일 거라고 여겨집니다. 


다행히 티쿤재팬에 붙이는 결제는 예비심사를 통과했습니다. 11월 중순까지는 결제가 붙을 겁니다.


11월에 인도향 용기 사이트를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대략 12월이면 마무리가 되어서 내년부터 인도에 용기를 팔 수 있게 되리라고 여겨집니다.


12월에 싱가포르향 스티커 사이트가 열립니다. 싱가포르향 용기 사이트에 이어 영어 사이트가 하나 더 생깁니다. 이렇게 되면 이후 직영 사이트들이 싱가포르로 가는 길이 익숙해지면서 싱가포르 법인을 더 잘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12월 무렵 티쿤 인도 사이트를 준비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티쿤 인도 사이트에는 택배박스 오픈마켓, 플라스틱 용기, 랩봉, 마스크, 아쿠아픽을 기본 상품으로 하고, 인도로 갈 상품을 추가 발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티쿤미국은 내년 하반기에나 착수할 수 있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묶어서 서비스하는 건도 검토해야 합니다.


지금 인도 법인은 실사출력물을 인도에서 자체 제작해서 판매하려고 합니다. 경쟁력만 있으면 우리가 아주 잘할 수 있는 일이어서 다시 재조사하고 다시 확인이 되면 준비를 해야 합니다.


이렇게 보면 역시 손이 모자랍니다. 아무리 서둘러도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두르면 안 됩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티쿤 계획은 돈이 많다고 해서 당장 해결될 수 없습니다.


투자를 유치해도 기껏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안정된 서비스 쪽에 마케팅을 지원하는 정도일 겁니다. 사이트를 만들고, 나라를 확장하는 것은 돈으로 잘 해결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려야 합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은 완성된 비즈니스 비전입니다.


저에게는 티쿤 비즈니스 상이 어느 정도 형체를 갖췄고 최근 몇 주간 그 형체가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CEO가 비즈니스 상을 뚜렷이 가지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티쿤은 안전할 뿐 아니라 이륙에, 비약에, 도약을 앞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마어마한 일을 하게 될 겁니다. 제가 말씀드린 일은 다 이루어집니다.


미래는 우리 편이니까 천천히 즐기면서 합시다. 대신 일상에 충실합니다.


무엇보다 서로 소통해야 합니다. 자기 하는 일을 부서와 조직에 잘 알려야 합니다. 소통하는 능력이 그 사람 능력입니다. 소통함으로써 능력을 키우시기 바랍니다. 소통은 모든 일의 기본입니다.


생각해서 수단과 방법을 마련하기 바랍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일은 생각으로 합니다. 지휘서신, 생각나눔을 써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쓰지 않으면 생각도 없습니다.


직영사업부는 정말 잘해준 것처럼 계속해서 매출에 각별히 신경 쓰시기 바랍니다. 고객을 모으고 신상품을 출시하시기 바랍니다.


영업 조직은 지역책임제에 따라 잘 활동하시기 바랍니다. 오사카는 이전처럼 하면 됩니다.


중국은 더 많은 신상품을 개발해야 합니다. 인도도 이제 그럴 준비를 합시다. 싱가포르는 잠시 기다리면서 동남아 전체를 공략할 방법을 찾읍시다.


각 사업부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차분하게 그러나 생각하면서 하던 일을 하면 됩니다.


지금은 서로 소통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일상에 충실하면 되는 때입니다.


시간은 우리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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