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간부교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간부교실 11] 일을 못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벗어나기


어설픈 티쿤 재팬 준비

티쿤 재팬은 10월 20일 오픈했다고 한국에서 발표했습니다. 물론 일본에서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억지로 오픈하게 해놓고 보니 부족한 게 확실히 보입니다. 그래서 다시 덮고 오픈일을 12월 1일로 바꿨다가 11월 27일 다시 점검해보니 12월 1일 하는 것보다 12월 8일 하는 게 더 나아서 12월 8일로 바꿉니다.


완벽주의자가 보면 참 한심해 보입니다. 충분히 준비해서 한번 발표하면 지켜야 하는데 왔다 갔다 하는 걸 보면 참 웃깁니다. 더군다나 구멍가게도 아니고 티쿤 정도 되면 이러면 안 될 것 같습니다. 계획도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새 사업은 이렇게 하는 게 훨씬 빨리 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공개해야 부족한 게 드러나고, 채워서 완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식으로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진출시켜서 성공했고, 애드프린트 사이트를 성공시켰고, 티쿤 플랫폼 사업을 최소한 실패는 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완벽을 추구한다면서 실제로는 일을 못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습니다. 완벽주의자는 얼핏 보면 치밀해 보이고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일을 잘하지 못합니다. 완벽주의에 걸리면 검토하고 검토하고 또 검토하고, 준비하고 준비하고 또 준비합니다. 완벽주의자는 늘 최상의 조건을 전제로 합니다. 그래 놓고는 ‘하려면 이 정도 여건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니 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하는 말은 하지 않겠다는 말입니다. 세상에 그렇게 다 갖춰진 상태가 어디 있겠습니까? 새로운 일은 시행착오가 필연입니다. 시행착오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일이 아닙니다.


완벽주의자들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들고 덤비기 일쑤입니다. 한 나절이면 할 일을 일주일을 붙잡고 하고, A4 반 장으로 정리하면 될 걸 열 장으로 정리합니다. 적당히 해도 될 일을 온갖 조사를 다 하느라 시간을 한도 없이 씁니다. 여행지에 가서 돈 주고 사 먹으면 그만인 걸, 온갖 요리 재료를 사고, 여행지에서 이동하다가 혹시 배고플지 모르니까 온갖 취사도구까지 준비하고, 비 오면 안 되니까 텐트도 준비하고, 너무 짐이 많으니까 캠핑카도 빌리는 식입니다. 완벽주의자 입장에서는 이 정도는 해야 준비가 끝납니다.


가다가 대충 일정을 잡아도 되는데 몇 날, 몇 시에는 어느 집에서 자고, 그 다음날 시간을 맞추려면 몇 시에 일어나야 하고 해서 여행 목적을 일정을 맞추고 계획대로 하는 걸로 바꿉니다.


완벽주의에 걸리면 정한 건 꼭 해야 합니다. 그리고 하더라도 완벽하게 해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정한 대로 하는 게 목표인 셈입니다. 본말이 전도되었지만 그걸 고치기 어렵습니다. ‘법대로’, ‘정한 대로’가 완벽주의자가 가장 잘 쓰는 말입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일을 치밀하게 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 해내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일을 하려면 준비할 게 많으니까 시작을 못합니다.


한국 첫 고속도로인 경부고속도로는 한국 정부 의뢰를 받아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이 만들었습니다. 한국 정부에 돈이 없을 때입니다. 정주영 회장은 처음에 국제 기준보다 두께가 훨씬 얇게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그러면 도로가 금방 파손된다고 했습니다. 그때 정주영 회장은 ‘돈이 없다, 일단 만들고 그걸로 돈을 벌어서 수리하는 게 낫다’면서 일단 길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역시 만들고 나니까 도로가 계속 깨지고 흠이 생겨서 계속 수리를 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은 욕했습니다. 확대해서 한국인은 다 이 모양이라고 자국민 전부를 매도했습니다. 자학(自虐)입니다. 지금 한국 도로 사정은 매우 좋습니다. 그야말로 사통팔달(四通八達)입니다. 도로가 하도 많아 내비게이터 없이는 갈 수도 없을 정도입니다. 이제 사람들은 오히려 도로를 너무 많이 만든다고 비난합니다. 정주영 회장이 옳았던 겁니다.


한국 초고속 인터넷망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이 역시 김대중 대통령 시절 집중 투자해서 만들었습니다. 허겁지겁 만든다고 욕도 많이 했지만 지금 와서는 그걸 자랑하기 바쁩니다.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병폐로 빨리빨리 문화를 지적합니다. 빨리빨리 문화는 완벽주의와 거리가 멉니다. 빨리 하다 보면 아무래도 문제가 많이 생깁니다. 그걸 가지고 또, ‘한국인은 늘 대충이야’하고 자조(自嘲)합니다. 그런데 그 빨리빨리 문화가 인터넷 하고는 아주 궁합이 잘 맞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또 한국 빨리빨리 문화가 한국 인터넷을 발전시켰다고 자랑합니다. 변덕이 죽 끓듯 합니다. 


물론 형편이 닿는데도 대충하는 건 문제입니다. 그렇지만 형편이 안 되는데 완벽을 추구하는 건 일 못하는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완벽주의자에게 홈페이지를 만들라고 하면 온통 부족한 거 투성이어서 오픈을 못합니다. 그 부족한 것 때문에 오픈하면 큰일 날 것처럼 여깁니다.


애드프린트는 만든 지 10년 된 사이트입니다. 지금도 여기저기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데 10년 전에는 어땠겠습니까? 어떤 사람 말대로 ‘마치 거미줄로 엮어둔 정도’였습니다. 다운되지 않고 운영되는 게 신기했습니다. 지금은 세계 최고는 아닐지 모르지만 매우 좋습니다. 완벽주의에 빠졌다면 10년 전에 애드프린트로 인쇄물 일본 직판 사업을 결코 시작할 수 없었을 겁니다. 우리는 욕먹으면서 사이트를 운영했고, 그 사이에 플랫폼 운영실을 힘껏 보강했습니다. 여전히 문제는 많습니다. 그렇지만 10년 전에 비하면 천국입니다. 명함을 어떻게 만드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명함 사이트를 구경조차 해본 적 없는 개발자를 시켜 개발한 것입니다. 제가 한 일이지만 지금이라면 아마 시작도 못했을 겁니다. 그때 어떤 마음으로 시작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줄 알았으면 안 했을까요? 물론 저는 했을 겁니다.


애드프린트 초창기 상품은 전용 인쇄소가 아니라 합판 인쇄소에 주문해서 만들어서 품질이 매우 안 좋았습니다. 명함, 스티커, 전단지, 실사출력물 모두 그랬습니다. 손님들이 정말 심하게 욕했습니다. 정말 욕이란 욕은 다 먹었습니다. 누가 일본 사람은 욕 안 한다고 했는지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사람은 다 똑같습니다. 지금은 현저히 개선되었고 우리 자신도 나쁘지 않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고객 응대했던 분은 고객이 하도 욕을 많이 해서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분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회사를 그만둘 수 없었기 때문에 다닌 거지 보통 사람은 그 욕을 먹으면서 다닐 수 없었습니다. 그분에게는 정말 미안한 일입니다.


명함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모르고, 명함 기계조차 구경도 못했던 우리가 한 일입니다. 역시 완벽주의에 지배 당했다면 시작도 하지 못했을 일입니다. 완벽주의자가 했다면 조사하는 데만 10년은 걸렸을 겁니다.


티쿤플랫폼도 정말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어떤 이용사 CEO는 티쿤플랫폼이 하도 안 좋아서 그만둔다는 말도 했습니다. 고소한다고 협박도 했습니다. 한두 명이 아닙니다. 플랫폼 운영실도 욕먹느라 지쳐서 힘들어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 많이 정비되었습니다. 그 정비된 힘으로 티쿤재팬까지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플랫폼운영실은 대폭 보강되었고 자신감도 넘칩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참 무책임합니다. 여건도 안 되고, 충분히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우격다짐으로 벌렸고, 억지로 끌고 왔습니다. 그래서 구성원들을 엄청 고생시켰습니다. 운이 참 좋았습니다. 그 욕을 다 먹고 버틴 게 다행입니다. 그 어려움을 같이 겪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하지 않았으면 오늘 티쿤은 결코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길로 갔으면 더 발전했을까요? 모릅니다. 다만 저는 만족합니다. 그러면 된 겁니다. 속을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상처투성이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온 것은 매우 잘한 일입니다 조직이 완벽주의에 빠져있었다면 여기까지 절대로 올 수 없었습니다.


또 도전

우리는 또 두 가지 큰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티쿤재팬을 여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인도 내 실사출력물 사이트를 여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 모두 우리가 처음 하는 일입니다. 처음 하는 일은 당연히 어설플 수밖에 없습니다. 어설프기 때문에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되어있습니다. 


안 되는 쪽으로 따지면 티쿤재팬은 100% 안 됩니다. 종합몰은 돈도 많이 들고, 우리는 홍보할 능력도 안 되고, 재무 계획도 막연합니다. 뭐 하나 딱 떨어지는 게 없습니다. 조사도 더 치밀하게 해야 할거 같습니다. 회원 모으는데 얼마가 들지 따져봐야 하고, 3개년 자금 흐름도 추정해야 합니다. 완벽주의자들은 이런 계획을 세우느라 일 년을 허비합니다. 그래 놓고는 3개년 추정 계획에서 중요한 숫자는 기억도 못합니다. 이런 경우 수십 번 봤습니다. 그냥 계획은 세울 때만 따지고 조금 지나면 다 잊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냥 계획 짜는 게 일입니다.


대기업 출신에 이런 사람이 참 많습니다. 거기는 그냥 계획만 짜도 월급을 주니까 그냥 계획만 짭니다. 그런 사람 정말 많이 만났습니다. 그중 회사 나와서 자기 사업해서 성공한 사람을 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성공하고 실패하는 건 조사에 달려있지 않습니다. 저는 단언합니다만 비즈니스는 절대로 조사가 성패를 결정하지 않습니다. 비즈니스 성패의 90%는 감각과 우연에 달려 있습니다. 조사는 감각을 확인하는 조치일 뿐입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끊임없이 따지는 사람은 시작도 못합니다. 구멍가게도 따지는 건 힘듭니다. 비즈니스 규모가 크면 아예 예측조차 할 수 없습니다.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따지는 사람은 시작할 수 없습니다.


티쿤재팬은 일본에 여는 종합몰입니다. 이거 열면서도 또 완벽주의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상품이 이거밖에 안 되는 데 어떻게 이게 종합몰이냐는 의견부터 독립몰과 오픈마켓을 합쳐 놓으면 이게 정체성이 뭐냐는 의견에, 종합몰은 돈이 많이 든다는 의견까지 여러 완벽주의 때문에 애먹었습니다.


이해는 합니다. 주창한 저조차 잘 모르는데 다른 분들이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저도 잘 모르는 걸로 설득할 방법은 없습니다. 반대하는 게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다고 저보다 이런 문제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실사출력물을 인도에서 생산해서 인도에 파는 일도 엄청나게 시행착오를 겪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조사를 더 잘하고, 준비를 더 잘하면 아마 시행착오를 덜 겪겠지만, 우리 실력으로는 조사를 더 잘하고, 준비를 더 잘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조사를 더 잘하고 더 준비한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지금 실사출력물을 인도에서 생산해서 인도에 팔 수 없습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본질입니다. 저에게 본질은 방향이고 흐름입니다. 저는 방향과 흐름이 맞으면 나머지는 채워 갈 일일 뿐입니다.


저는 일본 택배박스 가격이 한국 택배박스 가격보다 크게 비싸다는 것만 보고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파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가격이 싸면 당연히 팔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파는 일은 다른 이가 먼저 구상해서 저에게 제안했습니다. 그 친구는 저에게 제안하기 전에 여러 사람에게 제안했습니다. 다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 무겁고 싼 택배박스는 창고도 있어야 하고, 운임도 많이 들고, 일본에 사람도 둬야 하니까 안 된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런 건 다 무시하고 가격 경쟁력만 따졌습니다. 저는 성공했고, 그 사람들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저는 일본 명함 가격이 한국보다 비싼 것만 보고 한국 인쇄물을 일본에 파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지금도 명함을 거의 모릅니다. 티쿤글로벌처음 만들 때도 공장에 가보지도 않았습니다.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도 모릅니다. 재단기도 지나가면서 흘끗 본 것뿐입니다. 사이트도 없었습니다. 이 상태면 99% 이상 사람은 시작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저는 시작했고 성공시켰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일본 명함 가격이 한국보다 아주 비쌌기 때문입니다.

인도에 진출시키는 것 때문에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저는 인도에 진출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현경 대표를 만났고 회사를 합쳐 티쿤은 인도에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정현경 대표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티쿤도, 정현경 대표도 최상의 선택을 했습니다. 통합 비율을 정하려고 양사 가치를 따지기 시작했으면 절대 못했을 일입니다. 저도 정현경 대표도 방향과 흐름만 봤기 때문에 할 수 있었습니다. 방향과 흐름을 정확히 보면 방법과 수단은 나옵니다.


본질을 보고 나머지를 부차로 돌리지 않으면 일을 하기 어렵습니다. 회사가 크든 작든 마찬가지입니다. 

비즈니스는 모험과 도전이 99%입니다. 모험과 도전은 예측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비즈니스 하면서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입니다. 전혀 어울리지 않습니다. 비즈니스에서는 55%가 없습니다. 1%거나 99%입니다.


티쿤재팬은 방향이 올바른가요? 100% 옳습니다. 


우리는 모객만 하면 이깁니다. 명함, 스티커, 실사출력물, 공기 간판, 부직포 백, 노보리, 플라스틱 용기를 팔 수 있습니다. 티쿤 이용사 물건도 팔 수 있습니다. 티쿤재팬은 모객이 목표인 사이트입니다.


택배박스와 주문-사이즈 기반 상품 오픈마켓은 이용사와 고객을 모으는데 매우 가성비 높은 수단입니다. 저는 자신 있습니다.


팀도 급격히 수준이 올라갔습니다. 티쿤재팬은 플랫폼 운영실 수뇌, 정책기획부, 티쿤운영부가 같이 준비하고 있는데 팀 수준이 갑자기 비약했습니다. 밝히지 못할 몇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만 지난주부터 전체 팀 수준이 갑자기 엄청나게 올라갔습니다. 이 팀 수준이면 무조건 성공합니다.


여건이 되고 조직이 갖춰지면 백전백승입니다. 방향이 옳기 때문입니다.


실사출력물을 인도 안에서 제조해서 인도에 파는 게 올바른가요? 100% 올바릅니다. 인도는 성장 초기 사회입니다. 성장 초기 사회는 공급이 오히려 부족합니다. 12억 5천만 명을 놓고 사업하면 됩니다. 그리고 장차는 인도서 생산해서 타국에 팔면 됩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수준 높은 실사출력물 원단과 제작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정말 멋진 구상입니다.


비난과 비판을 견딜 수 있는 힘

비난과 비판을 두려워하면 새 일을 할 수 없습니다. 새 일은 늘 부족하기 마련이고, 부족하면 비판과 비난이 따르게 되어있습니다. 비난과 비판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숨습니다. 눈에 띄지 않으려고 합니다. 늘 하던 일만 합니다. 안전하기 때문입니다. 욕먹을 게 없습니다.


도전과 모험은 공개를 전제로 합니다. 골방에서 도전하고 모험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완벽주의는 공개를 두려워합니다. 어떻게든 눈에 안 띄게 합니다. 완벽하고 나서야 공개합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엄청나게 걸립니다.


비난과 비판을 이겨내려면 자존감이 높아야 합니다. 남이 비난하고 비판해도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이 문제지 내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그 정도 비난과 비판이 나를 해치지 못한다는 자신감이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고 실수해도 그건 별 게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난하고 비판하는 사람을 적당히 무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점에서 저는 꽤 강합니다.


(1) 성공

제가 비난과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진출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인쇄물 일본 직판에 성공했고, 플랫폼 사업도 적어도 실패하지는 않았습니다.


여러분도 성공했습니다. 여러분은 티쿤과 만났고, 저와 힘을 합쳐서 티쿤을 여기까지 끌고 왔습니다. 저는 결과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과 저에게는 빛나는 내일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좀 어색하지만 저는 여러분을 잘 선택했고, 여러분은 저를 잘 선택한 겁니다.


사람은 성공해야 자신감이 생깁니다. 그래서 권투 선수를 키울 때 처음에는 약한 상대와 시합하게 합니다. 이기는 것도 습관이고 지는 것도 습관입니다. 개도 어릴 때 한번 붙어진 상대에게는 같이 자라면서 늘 주눅 듭니다. 이게 정말 무섭습니다. 어린 코끼리 발에 쇠사슬을 묶어두면 자라서도 그 쇠사슬을 끊지 못한다고 합니다. 지는 습관은 사람을 주눅 들게 합니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작은 일부터 성공시켜야 합니다.


(2) 인정을 얻어냈습니다.

성공했기 때문에 인정받기도 했지만 저는 해외직판 이론을 만들고 그 이론이 인정받았기 때문에 자존감이 높아졌습니다. 저는 한국 택배박스를 일본에 직판하던 2004년에 이미 꽤 유명한 카페인 ‘무역유통인모임’에 ‘일본 판매기’를 연재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수로 부터지만 인정을 받았습니다. 저는 이렇게 인정받는 경험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인정받아야 합니다. 웬만한 사람은 인정받지 못하면 주눅 들게 되어 있습니다. 뛰어난 사람도 칭찬과 격려를 받아야 살 수 있습니다. 비난을 계속 받으면 견딜 재간이 없습니다. 


스스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인정받게 행동할 필요도 있습니다. 저는 인정을 받았다기보다 인정을 쟁취했다고 하는 게 나을 정도입니다.


(3)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합니다

저는 지금도 회사에서 가장 열심히 일하고, 공부하고, 생각합니다. 제가 쓰는 글 양은 우리나라에서 웬만한 문학 작가도 못 따라올 만큼 많습니다. 해외직판 분야에서는 제가 최고입니다. 양과 질에서 압도합니다.


저는 전상(電商)에서 늦게 성과를 거뒀습니다. 그렇지만 전상 이론을 저처럼 잘 설명할 수 있는 사람도 드물고, 또 전상 전반에 해박한 사람도 드물고, 이론과 실천을 겸비한 사람도 드뭅니다. 또 저만큼 전상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도 드뭅니다. 전상을 공부한 사람이 있다고 한들 그 사람들은 실제로 해보지 않았습니다. 홍보영역도 저는 계속 공부했습니다. 저는 실제로 했고 성공시켰습니다. 공부만 한 사람은 비교가 안 됩니다.


지금도 저는 글을 쓰면서 많은 자료를 뒤지고 공부합니다. 저는 글 쓰는 것보다 더 효과 좋은 공부 방법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공부하고, 성찰하고, 실천하기 때문에 저는 해외직판 분야에서는 누구와 대화해도 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영역에서 앞서 갑니다.


공부하고 실천했고, 또 스스로 앞서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다른 사람 비판과 비난을 견딜 힘이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티쿤이 실패하면 물거품이 되고, 어쩌면 극심한 자기 비하로 갈 수 있습니다. 사람이란 게 극단을 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존감을 잘 지키려면 운영을 잘해야 합니다.


회사는 인정받기 가장 쉬운 곳

완벽주의는 확실히 병입니다. 완벽주의에서 빠져나오려면 우선 자기가 완벽주의라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완벽주의는 병이란 걸 인정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할 수 있으면 고백하는 게 좋습니다. 병은 알려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완벽주의는 두려움에서 비롯되는데, 고백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에는, 몸이 아플 때 치료하면서 자활 능력을 키우듯이 마음도 자활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늘 자기감정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두려움, 걱정, 염려, 근심을 인정하고, 그 근원을 찾아가는 연습을 많이 해야 합니다.


Uncover(들여다보고) → discover(발견하고) → recover(회복하고)


사람을 움직이는 70%는 무의식 세계라고 합니다. 도대체 내가 왜 그러는지 나도 모릅니다. 고소공포증, 불안증, 저장강박증 등 각종 정신질환은 원인을 알기 매우 어렵습니다. 유능한 정신과 의사라고 해도 환자의 정신세계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대부분 무의식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왜 실천을 못하는지, 왜 공개하는 걸 두려워하는지, 왜 비판받는 걸 지나치게 싫어하는지 스스로 알기 매우 어렵습니다.


우선은 인정하고, 그다음에는 자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 보고, 또 다른 사람의 경험을 경청하면서 두려움의 근원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독서는 경청의 한 방법입니다. 좋은 멘토로부터 조언을 듣는 것도 무척 중요합니다. 그렇게 해서 두려움의 원천을 파악해나가면서 격려와 지지를 많이 받으면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을 회복하면 자신이 생기고, 두려움 밀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사회에서 밟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사회에서는 지지와 지원과 격려를 받기보다 질책과 비난과 비판을 받기 쉽습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열심히 일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열심히 일할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게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나마’입니다. 마음은 억지로 끌고 가기 어렵지만, 몸은 억지로 끌고 가기 그나마 쉽습니다. 열심히 하면 인정받습니다. 인정받으면 자신감이 회복됩니다. 자신감이 회복되면 자존감도 올라갑니다. 두려움이 없어집니다.


회사에서 인정받는 것은 생각보다 쉽습니다. 출퇴근 잘 하고, 하는 일 열심히 보고하고, 생각나눔 쓰면 됩니다. 우선 이것만 잘하면, 이렇게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면 티쿤에서는 무조건 인정받습니다. 티쿤에서 성장해서 인정받고 그로 인해 자존감이 높아진 사람 꽤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지금도 생각나눔이나 지휘서신을 다른 사람보다는 훨씬 열심히 씁니다. 자존감이 높아지면 웬만한 비난과 비판은 견딜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다른 사람이 인정해주고 안 해주고가 뭐가 중요해?’ 하는 사람은 어쩌면 이미 인정받을 자신이 없는 사람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인정받아야 합니다. 매슬로우는 사람은 1단계 생존욕, 2단계 안전욕, 3단계 소속욕, 4단계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 5단계는 자기실현욕을 갖는다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 이론은 대체로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저도 이 이론을 지지합니다.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설은 먹고살만하면 사람은 인정받고 싶어 하고, 이 욕구를 스스로 채워줘야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뜻입니다.


두려움이 많은 사람일수록 ‘누가 뭐라든 상관 안 해’ 하고 헛소리를 합니다. 그러고는 세상과 관계를 끊고 골방으로 들어갑니다. ‘누가 뭐라든 상관 안 해’라는 말은 광장에서 해야 합니다. 내 이야기를 하고, 내 철학, 사상, 생각, 구상을 말하고 나서 다른 사람 비판과 비난을 상관 안 한다고 하면 말이 되지만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누가 상관하겠습니까?


인정받는 건 참 중요합니다. 어린아이 하나를 죽이고 살리는 건 인정하는 말 한마디이기도 합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하십시오. 그리고 인정받으십시오. 그게 여러분이 행복하게 사는 길입니다. 회사에서 열심히, 그리고 제가 전언을 통해 제시하는 것들을 열심히 하기 바랍니다. 회사를 위해서가 아닙니다. 여러분이 인정받고 행복해지기 위해서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간부교실10] 글쓰기는 회사원에게 필수 능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