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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교실 12] 상사가 보고해야 부하가 자립한다

2017. 12. 07. 목요일.


몰라서 못 움직일 뿐

사람들은 대부분 성실하고 규칙을 잘 따릅니다. 지난주 매슬로우의 욕구5단계설을 인용해 소개했듯이 사람은 조직에 소속되고 싶어 하고, 잘해서 인정받고 싶어 합니다. 소속되고,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열심히, 성실하게, 정직하게 일합니다. 하부로 내려갈수록 더 그렇습니다. 하부는 대체로 평가를 받아야 하는 쪽이고 또 살아갈 날이 더 많으니까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더 정직하게 일합니다.


이런 부하들을 상사가 망칠 수 있습니다. 부하는 잘하려고 하지만 상사가 엉망이면 부하는 잘하기 힘들고 인정받기 힘듭니다.


탄핵받은 한국 박근혜 전 대통령 정부 사람들은 정말 하나 같이 엉망입니다. 세금을 도둑질하고, 불법을 저지르고, 월권하고, 게으르고, 무책임했습니다. 원래 그렇다기보다 머리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지하고, 무식하고, 엉망이었던 탓이 큽니다. 똑같은 공무원인데 새 정부 공무원은 아직까지는 그래도 뭔가 일하려고 합니다.


똑같은 선수였지만 히딩크 사단은 강력한 체력과 강인한 투쟁력, 치밀한 조직력으로 월드컵에서 4위를 했는데 다른 감독들은 그 선수들을 데리고 예선도 제대로 통과하지 못했습니다. 히딩크 지휘를 받은 당시 한국 대표팀원들은 지금도 히딩크를 존경한다고 말합니다. 히딩크가 지금 한국 대표팀을 맡아서 또 그런 성적을 거둘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 히딩크는 여전히 여러 팀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고 명장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그만큼 리더가 중요합니다.


부하는 상사에게 달려 있습니다. 상사에 따라 부하들이 살아 펄떡거리기도 하고, 다 죽어버리기도 합니다. 강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이 그 말입니다.


상사가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고, 실무 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면 부하들이 스스로 움직입니다. 상사가 부실하면 부하들은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상사가 조직에서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면 부하들은 그걸 정확하게 파악합니다. 생존본능입니다. 좋은 의견을 내봐야 상사가 조직에 관철시키지도 못하니까 더 이상 좋은 의견을 내지도 않습니다. 상사 식견이 부하 식견을 못 넘어서면 회의 들어가 봤자 지루하기만 합니다. 내용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결론도 제대로 못 내는 회의에 누가 들어가고 싶어하겠습니까? 상사가 오히려 실무지식을 배우려고 들면 피곤합니다. 매사가 시들해집니다. 똑같은 부하도 상사가 누구냐에 따라 스스로 알아서 뛰어다니거나 혹은 늘 따르기만 하고 시키는 대로만 합니다.


상사는 일단 기본 실무력을 갖춰야 합니다. 실무 지식과 능력이 있어야 부하가 인정합니다. 이게 안 되면 백약이 무효입니다. 실무력도 없는 상사를 인정할 부하는 없습니다. 그런 상사 밑에 있어봤자 인정도 못 받고 배울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실무력이 없으면 판단력이 떨어집니다. 맨날 헛발질하면 부하는 인정하지 못합니다.


실무력은 상사가 갖춰야 할 기본입니다. 기본을 전제로 지도력의 핵심은 뚜렷한 비전과 그걸 설명하는 능력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상황만 정확하게 알려주면 부하들은 알아서 합니다. 지금 전체 정세는 이렇고, 우리는 어디에 있고, 앞으로 가면 어떻고, 좌우로 가면 어떨 것이고, 나는 이렇게 할 테니, 여러분은 이렇게 하라는 것만 정확히 알려주면 부하들은 대체로 스스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부하들은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상황을 정확하게 알면 스스로 열심히 일합니다.


그런 점에서 부하의 자율은 상사에게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이 상사가 해야 할 소통입니다. 소통은 친절, 다정함과 전혀 다릅니다. 소통은 상대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상황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소통은 주로 상사의 몫입니다. 소통이 안 될 때 부하가 책임질 일은 그다지 없습니다. 물론 부하도 어느 정도 능력은 갖추고 있어야 하는 건 기본입니다. 유치원생과 세계 경제를 놓고 소통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합니다. 말해도 알아듣지 못하면 소통이 안 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소통은 거의 상사의 몫입니다.


자세히 알려야 합니다

저는 일단 많은 것을 자세히 알리려고 노력합니다.

 

우선 저는 제 구상과 비전을 구성원들에게 되풀이해서, 여러 각도로 알립니다. 그리고 구상과 비전을 추구하는 수단과 속도를 구성원들에게 알립니다. 수단과 속도는 정세와 조직 상황에 따라 늘 바뀝니다. 조직 내외 상황에 따라 수단과 속도를 조정하고 그 조정한 내용과 조정한 이유를 알립니다.


이렇게 하는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들이 주체로서 판단하고 활동할 수 있게 돕기 위해서입니다.


저는 남이 시켜서 일하는 게 싫습니다. 저 역시 전체 상황을 잘 이해하면 스스로 알아서 합니다. 속도도 제가 선택합니다. 저는 제가 싫은 걸 남에게 강요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지런히 알립니다. 


저는 제 철학, 제 생각, 제 구상, 제 의견을 알립니다. 해외직판 이론, 영업 방법, 가격정책, 배송 지식, 회의하는 법, 보고하는 법, 강의하는 법, 대화하는 법, 말하는 법, 글쓰기 등 제 경험과 실무 지식을 전합니다. 그때그때 제가 깨우친 것도 전합니다.


그렇게 해서 조직 구성원들이 스스로 할 수 있도록 돕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고, 회사 비전도 공유하고, 힘도 모으고, 저도 성장하고 구성원도 성장하게 합니다.


저는 구성원, 이용사 CEO, 혹은 해외직판하고 싶어 하는 분, 혹은 지인에게도 제 지식을 전합니다. 제가 옳아서가 아닙니다. 제가 생각한 것, 수행한 것을 알림으로써 집단지성이 올라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럼으로써 구성원 혹은 주변 사람들의 힘을 모으고 도움을 이끌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게 리더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CEO입니다. 조직 내외 정보를 가장 많이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정보를 회사에 전파하는 것은 제 의무이고 책임입니다. 다른 구성원보다 훨씬 많이 얻는 정보를 전하지 않는 것은 직무유기입니다. 간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간부들은 부서원보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습니다. 간부는 이 정보를 잘 가공하고 정리해서 부서원들이 잘 알 수 있도록해줄 의무가 있습니다.


저는 알릴 게 너무 많습니다. 2002년부터 해온 해외직판 관련 지식, 그리고 그 이전에 쌓아온 정치 경험과 지식, 그리고 지금도 계속 획득하고 쌓고 있는 정보와 지식 등, 전할 게너무 많습니다. 


손님이 한 명만 왔다 가도 또 정리할 게 생깁니다. 그 분과 얘기하면서 저는 알지만 아직 많은 사람이 모르는 일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분으로부터 얻은 지식도 정리해서 전해야 합니다. 제가 얻은 정보를 처리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누구나 전할 건 많지만 전할 시간이 없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고급 간부일수록 당연히 그렇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정리를 많이 하고 정리를 잘하고 빨리 합니다. 그런 제가 정리할 시간이 없습니다. 다른 일이 바빠서가 아니라 정리해서 전해야 할 게 매우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티쿤에서 나이가 많은 축에 듭니다. 저는 누구보다 경험도 많고 지식도 많습니다. 이걸 제대로 전하면 조직이 크게 성장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살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과 지혜를 부지런히 정리해서 전합니다. 그래서 전언을 쓰고, 간부교실과 홍보교실을 열고, 설명회를 하고, SNS로 정리합니다.


알릴 게 없다면 저는 이미 죽은 사람입니다. CEO 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저는 제 글을 죽 읽으면 티쿤과 저의 상황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게 해주는데 힘을 쏟습니다. 티쿤이, 그리고 제가 뭘 하려고 하는지, 회사 형편은 어떤지, 내외 사정은 어떤지를 보여주려고 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그림 그려서 보여주기’입니다. 그래서 제가 보내는 전언을 꾸준히 읽는 사람은 오랜만에 만나도 티쿤이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꽤 자세히 압니다.


내가 지금 자리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왜 그 일을 하려고 하는지, 주변 형편은 어떤지, 구성원들 사정은 어떤지를 보여주는 게 보고입니다.


이런 보고를 한 번에 할 수는 없습니다. 꾸준히 반복해서 보여주고, 여러 각도에서 보여줘야 합니다. 말하자면 카메라 워크입니다. 여기저기를 비춰줌으로써 전체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저는 전언을 주 카메라로 삼고, 블로그, 메일, SNS를 보조 카메라로 삼아 우리, 이용사, 업계 동향 등을 보여줍니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지휘자는 조직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지휘자는 부하의 삶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선장이 배를 암초 구역으로 몰고 가면 부하들이 다 죽을 수도 있습니다. 선장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고,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합니다. 그래야 선원들도 배, 선장과 운명을 같이 할지, 혹은 배와 선장을 버리고 바다로 뛰어들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 지휘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부하 삶까지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갖습니다. 그러므로 책임감을 가지고 상황을 알려야 합니다. 지휘자에게 보고는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양이 쌓여야 질이 바뀐다

보고는 일단 양이 많아야 합니다. ‘양이 쌓여야 질이 바뀐다’는 양질 전환의 법칙은 사물 발전의 기본 법칙입니다. 일단 여러 가지 사항을 열심히 보고해야 합니다. 보고를 너무 많이 하면 다른 사람이 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할 필요 없습니다. 꼭 읽어야 할 사람은 읽습니다. 그리고 보고는 자기 자신과 읽어야 할 사람을 위해 하는 것입니다. 자기 부서 사람만 읽으면 족합니다. 그런데 그런 걱정할 만큼 보고를 많이 하는 사람이 있기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양이 많아야 질이 바뀐다’는 가장 기본 법칙을 보고에도 잘 적용하기 바랍니다.


보고도 열심히 하다 보면 보고를 잘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하게 됩니다. 그리고 간결히 할 수 있게 됩니다. 회사에서 보고를 제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저입니다. 그런데 보고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웬만한 보고는 금방 합니다. 몇십 년을 연습했는데 그것도 못하겠습니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저는 SNS를 잘 씁니다. 잘 쓰는 이유는 제가 SNS를 많이 쓰기 때문입니다. 많이 쓰다 보면 어떻게 운용해야 효율 높게 쓸지 알게 됩니다.


일단 보고를 많이 하기 바랍니다. 열심히 하기 바랍니다.


위로 갈수록 더 많이 보고해야 합니다. 보고를 마치 밑에서 위로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건 크게 잘못되었습니다. 아래로 보고가 충실하면 위로 보고는 없어도 됩니다. 상사가 정확하게 지시했으면 부하는 성실하게,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할 겁니다.


저는 위로 갈수록 보고를 더 많이 더 자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열심히 보고합니다. 말씀드렸듯이 정보는 제일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보고를 안 한다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고는 상사의 의무입니다.


구성원과 밥 먹으면서 듣는 이야기조차 제 눈으로 보면 매우 중요한 정보가 많습니다. 제 경험과 제 공부에 비춰서 재해석할 게 많고, 전 구성원에 알려줄 것 투성이입니다.


더군다나 티쿤은 한-일-중-싱-인에 퍼져 있습니다. 각 나라에서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저는 재해석하고, 가공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유통시켜야 합니다. 당연히 바쁠 수밖에 없습니다.


티쿤에서는 과장급 이상이면 제가 취득하는 정도 정보는 취득합니다. 저처럼 열심히 보고해야 합니다. 저는 보고 제대로 안 하는 간부들을 보면 화가 납니다. 무책임하다고 느낍니다. 아무리 호소해도, 아무리 요청해도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는 건 일하지 말자는 겁니다. 일을 해도 아주 비효율적으로 하는 겁니다. 저만큼은 아니어도 어느 정도는 해야 합니다. 일주일 내내 십여 명 이상을 만나고, 몇 번 회의를 하면서 느끼고 파악한 것을 전하지 않는다면 뭐 하러 사람을 만나고 뭐 하러 회의를 하겠습니까? 자기가 하는 일을 정리해서 전하는 것은 밥 먹고 배변하는 것만큼이나 당연히 해야 하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나쁘게 발전하면 정보를 개인 무기로 만들게 됩니다. 정보는 공개되어야 합니다.


정리할 시간이 없다?

어떤 사람은 일하기 바빠서 정리할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단호히 말합니다만 정리하지 않으면 절대로 일을 잘할 수 없습니다. 정리를 해야 일을 빨리 끝낼 수 있습니다. 악순환입니다. 정리하지 않으니 시간이 오래 걸리고, 시간이 오래 걸리니 정리할 시간이 없는 겁니다. 이 악순환은 정리를 먼저 함으로써 끊어야 합니다.


우리 회사에서 다른 사람 말을 제일 정확히 빨리 알아듣는 사람은 저입니다. 그리고 티쿤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이슈를 제가 제일 정확히 파악합니다. 일 처리 속도도 제가 제일 빠릅니다. 사람들은 제가 글을 잘 쓴다고 합니다. 저는 글을 잘 쓰는 게 아닙니다. 많이 쓰는 겁니다. 삼십 년 이상 매일, 매주 이렇게 쓰면 못 쓰는 게 바보입니다. 사람들은 저더러 말을 잘한다고 합니다. 삼십 년 이상 매일, 매주 이렇게 원고를 쓰면 말을 못 하는 게 이상한 겁니다. 저는 결코 뛰어난 사람이 못 됩니다.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고, 성공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끊임없이 정리했습니다. 그러면서 저 자신이 매우 발전한 것을 느낍니다. 최근 들어서는 사물과 사건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더 높아졌다고 느낍니다. 이건 제가 끊임없이 정리를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정리하면서 조직 내 거의 모든 이슈를 미리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슈에 잘 대응할 수 있습니다.


공장에서는 정리, 정돈, 청결을 무진장 강조합니다. 생산과 제조에서는 정리, 정돈, 청결이 그대로 생산력 향상과 직결된다는 것을 모두가 압니다. 그래서 공장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정리, 정돈, 청결을 강조합니다. 실제로 일을 잘하는 작업장은 정리, 정돈, 청결 관리가 잘되어 있는 작업장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정리, 정돈, 청결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건 완전히 맞는 말입니다.


생각을 정리, 정돈, 청결하게 하지 않고 무슨 일을 하겠습니까? 방향이 옳은지 틀리는지 모르는데 열심히 가면 어디로 가겠습니까? 나가려고 하는데 자동차 키가 어디 있는지 모르고, 갖고 갈 서류를 빠뜨리고, 챙긴 서류는 엉뚱한 건데 나가면 뭘 하겠습니까? 


보고하고, 생각을 나눈다는 것은 정리, 정돈, 청결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게 안 되면, 한 일 또 하고, 안 할 일 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갑니다. 그리고는 일이 많아 바쁘다고 합니다.


저는 누구보다 일을 많이 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징징거리지 않습니다. 제가 오너여서 그런 건 결코 아닙니다. 저는 오너가 아닐 때도 지금과 똑 같이 일했습니다. 그때도 저는 일을 제일 많이 했지만 누구보다 노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저는 스스로 정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회의를 길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짧은 시간에 결정할 수 있습니다. 늘 정리 정돈하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훈련이 되어 있기 때문에 많은 내용을 빨리 글로 써서 전달할 수 있습니다.


제가 늘 글로 정리, 정돈하고 있기 때문에 정리, 정돈이 안 된 사람하고 이야기하는 건 정말 힘듭니다. 본인이 그 말을 왜 하는지도 모르는 사람하고는 이야기가 길어지니까 피곤합니다. 정리 정돈이 안 된 사람은 말을 알아듣지도 못합니다. 엉뚱한 소리하고 헛소리를 합니다.


자연인으로 살면 괜찮습니다. 그러나 효율과 능률을 따져야만 하는 회사 생활에서는 환경도 정리, 정돈, 청결을 중히 여겨야 하지만 생각도 정리, 정돈, 청결을 중히 여겨야만 합니다.


각자 정리할 게 정말 많습니다

정현경 대표가 왔을 때 인도 실사출력물 사이트를 맡고 있는 강수철 연구원과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다 보니 인도 실사출력물 준비 상황이 조직에 거의 공유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연구원에게 생각나눔으로 인도 내 실사출력물 만들면서 느끼는 것을 써달라고 했습니다. 강연구원은 재미있겠다고 하면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강연구원은 지금 어마어마하게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에서 인도 내 사이트를 만드는 사람은 어쩌면 강연구원과 그 팀뿐일 겁니다. 중국은 모르겠습니다만, 중국은 외부와 연결이 더 힘드니 더 없을 겁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동아시아, 아니 전 세계를 통틀어 인도 밖에서 인도 안 판매 사이트를 만드는 사람은 우리 말고는 없습니다. 이 경험은 정리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어마어마한 가치가 있습니다. 이런 일 하는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회사 전체 구성원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 중, 일 잠재 이용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일을 우리가 하고 있습니다. 강수철 연구원이 이 일을 하면 무엇보다 강수철 연구원이 업그레이드될 겁니다. 그리고 조직이, 또 이용사가, 한국과 일본 중소기업이 큰 자극을 받을 겁니다.


저도 제가 말하고 놀랐습니다. 실제로 강연구원은 동아시아, 아니 어쩌면 세계에서 누구도 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 소중한 일이 정리되지 않고, 정돈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강연구원이 하는 일만이겠습니까? 싱가포르 용기 사이트 구축한 것, 스티커 사이트 구축한 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 경험은 정리되어야 합니다. 보고 되어야 합니다. 축적되어야 합니다. 그럼으로써 일한 사람 본인의 지식과 지혜가 커지고, 주변에 전달되어 집단 지성이 되어야 합니다. 이거야말로 자기 자신을 위해 한 일에 세상에 도움을 주는 일입니다.


인도 사이트, 싱가포르향 사이트만 그렇습니까? 티쿤은 월경직판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월경직판 분야가 아니더라도 티쿤 구성원 각자가 하는 일 자체가 어쩌면 세계에서 드문 일입니다. 이런 일이 정리되고 지식으로 축적되어야 합니다.


나이가 들고, 지위가 올라 갈수록 더 정리해야 합니다. 얻은 지식과 지혜를 조직에 보존해주고,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사회에 제공해야 합니다. 이런 게 다 보고입니다. 이런 보고가 쌓일 때 부하도 주변도 스스로 판단하고, 더 잘 결정하고, 스스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부하나 후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걸 잘하면 현재 지위와 상관없이 그가 리더입니다.


사회나 회사에 기여하려고 뭘 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자기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 자연스럽게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는 게 될 때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 자신을 위해 정리하지만, 티쿤 구성원, 티쿤 이용사, 주변 사람 모두가 도움을 받습니다. 물론 조금은 수고를 합니다만 그 수고조차 오히려 저를 이롭게 합니다.


팀을 만드는 보고

보고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조직이 삽니다.


축구 시합을 예로 들면 좋은 팀은 부단한 연습을 통해 정해진 플레이를 합니다. 공을 누가 몰고 이쪽으로 뛰면 반대쪽의 누구는 어디로 들어가고 하는 식으로 부단히 연습합니다. 프리킥을 할 때 손바닥을 펴서 왼손을 들면 공을 가까운 쪽 포스트로 보낸다는 뜻이니 누가 뛰어들어가서 받아서 헤더 하고 식으로 계속 연습합니다. 계속 연습해서 몸이 알게 합니다. 계속 그렇게 하면 선수들은 공 흐름에 따라 다음에 전개될 상황을 저절로 알게 됩니다. 이렇게 해서 팀워크가 완성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전체 방향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확인하고, 실천함으로써 회사를 팀으로 만들어갑니다.

이러려면 지도자들이 열심히 보고해야 합니다. 지도자는 하부 보고를 받으면서 ‘어 너는 잘했어요, 어 너는 좀 그러네’하면서 이모티콘 찍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런 거 할 거면 고문해야 합니다. 고문은 책임을 안 지는 사람입니다. 책임은 안 지고 그건 좋네, 그건 안 좋네 하면 됩니다. 그런데 진짜 지도자는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필요하면 일선에 나서서 진흙 구덩이에 몸을 던질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그런 일이 안 일어나게 하는 사람입니다.


최근에 저는 티쿤재팬사업부 아침회의를 주관합니다. 티쿤재팬은 제가 주창했습니다. 티쿤재팬은 단순한 일이 아닙니다. 복잡한 설계도를 갖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티쿤 운명을 건 일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이미 많은 인력이 투입되었습니다. 티쿤재팬의 성패에는 티쿤이 그저 그만한 회사로 머무냐 아니면 글로벌 회사로 도약하느냐가 걸려 있습니다. 티쿤재팬은 티쿤 전체 역사를 잘 알아야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맡겼습니다. 역시 잘 안 됐습니다. 지휘자 책임이 아닙니다. 주창자 구상을 실무 책임자가 알 수 없습니다. 주창자 구상은 말씀드린 대로 티쿤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면 잘 알기 어렵습니다. 제가 책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책임집니다.


티쿤재팬이 잘못되면 제가 책임져야 하는 자리를 저 스스로 맡았습니다. 저 역시 이런 일은 부담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마땅히 책임져야 할 때 책임지는 것이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역시 일이 많아서 무척 힘들긴 합니다. 의지만으로 되는 일이 아닙니다. 지휘하려면 그만한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 티쿤재팬을 잘 지휘하려면 티쿤재팬 홈페이지를 항상 열어보고 있어야 합니다. 많이 보고 집중하지 않으면 현황을 볼 수 없고, 현황을 볼 수 없으면 구상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전언 쓰기, 간부 교재 쓰기, 해외법인지도, 보도자료 쓰기, 이용사에게 방향 제시, 티쿤 이용사 모집, 설명회, 정책부 회의 주관 등. 과부하입니다. 여기에다가 전업으로 해도 만만치 않을 티쿤재팬 운영까지 맡았습니다. 그래도 제가 맡아야 하면 맡아서 합니다. 그렇게 맡아서 하면서도 보고를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제다 정리가 되었습니다. 모두 훌륭했습니다. 이제 할 일이 그다지 없어졌습니다.

저는 제가 하는 일을 거의 다 공개해서 구성원들이 다 알게 합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평구성원들조차 알려고만 하면 알 수 있습니다. 가리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

저는 회사 리더들, 그리고 리더가 되어서 인정받고 싶은 분들은 저처럼 하기 바랍니다. 자기 사상, 철학, 생각, 구상, 의도, 판단을 다른 이가 알 수 있게 하기 바랍니다. 그게 리더가 해야 하는 소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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