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을 중히 여기다
2009년부터 매주 대략 A5 5장 분량으로 직원에게 보내는 글을 써왔다. 이름을 '전언(傳言)'이라고 붙였다. 이번 주 전언이 246회째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종종 빼먹기는 하지만 나는 전언 쓰는 걸 내 일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전언으로 내 꿈과 비전과 철학을 이야기한다. 가장 중요하게는 회사 상황을 있는 대로 알리고, 하려고 하는 일을 잘 설명하려고 한다.
전언은 매주 목요일 아침 7시까지 탈고해서 외부에 있는 일본어, 중국어 번역자에게 넘긴다. 일본에도, 중국에도, 한국에도 일본인 직원, 중국인 직원, 한국인 직원이 있기 때문이다. 번역해서 오후 3시까지 보내온다. 번역된 것은 출력해서 나눠준다. 모두 스마트폰을 쓰는 요즘도 전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력해서 배포한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이걸로 금요일 아침 9시부터 10시까지 전 직원 미팅을 한다. 25분 전후로 전언 내용을 다시 설명한다. 그리고 조를 나누어서 15분 정도 전언을 읽은 소감을 나눈다. 나머지 시간에는 조원끼리 회사 생활하면서 느낌을 이야기한다. 이걸 티쿤에서는 '금요나눔'이라고 한다.
쓰고 보니 무슨 독재자가 교지를 내리고 그걸 학습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는데 그런 건 아니다. 내가 하려는 것을 최대한 잘 소개하려는 것이고, 그에 대해 마음껏 의견을 나누기 위해서다.
어떻게 보면 참 어색한 일이다. 지금이야 그래도 한, 중, 일 합치면 100명이 넘는 구성원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하겠지만 2009년 무렵에는 스무 명이 안 될 때였다. 그때도 전언을 일본어로 번역했다. 일본 나카오 대표가 한글을 못 읽기 때문이었다.
나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회사는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나는 구성원의 선의를 믿는다. 정확하게 알리면 스스로 알아서 한다고 생각한다.
전언 초기 4회 제목은 아래와 같다.
1회. 3개월 혹은 6개월 뒤를 내다보며 일합시다.
2회. 평안할 때 어려운 시절을 대비합시다. 1
3회. 평안할 때 어려운 시절을 대비합시다. 2
4회. 소통
4회째 주제가 소통이었다.
내가 이렇게 하다 보니 지금은 조직 최고 간부들도 매주 '지휘서신', 또는 '제언'을 쓴다. 어떤 부서는 전 부서원이 매주 '생각나눔'을 쓴다. 평직원들도 열심히 뭔가 쓴다.
티쿤글로벌이 어려운 중에도 꾸준히 성장한 데는 이 소통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전언을 쓰면서 나 스스로 정리할 수 있었고, 성장했다.
아래 사진은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쓴 전언을 해마다 책으로 엮은 것이다.
마지막 사진은 초기 전언 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