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인 조신[常進]은 만들었다. 이제 팔 박스를 정해야 한다.
판매자가 물건 보낼 때 쓰는 포장상자가 택배상자다. 보기야 했지만 상품으로 다뤄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어려울 것도없다.
한국 택배박스 판매 사이트를 뒤졌다. 상위 10개 사이트 상품을 조사했다. 엑셀에 하나하나 기록했다.
가로, 세로, 높이, 두께, 유형, 포장단위, 단가
별로 조사할 것도 없다. 물론조금 복잡하긴 하다. 지질, 유형, 두께, 제작방식이 다르다. 그렇지만대단한 건 아니다. 일일이 분류했다. 일은 쉽지만 하나하나기록하는 단순 반복 작업이 귀찮다. 이런 것도 귀찮은 걸 참고 꾸준히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긴다.
생각보다 박스 종류가 많다. 그당시 한국 택배상자 판매 사이트는 사이트마다 대략 200~300개 종류 상품을 갖추고 있었다. 사이트마다 파는 상자 사이즈와 묶음갯수가 다르다.
내 엑셀 실력은 생초보다. 사칙연산과합, 평균, 절대값 정도만 쓴다. 함수는 거의 모른다. 그래도 30대때 책으로 쿼트로라는 스프레드 시트를 공부한 덕이다. 그래 봤자 초보자다. 박스 조사하는 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함수를 더 알아도 나 같은경우는 안 쓰니까 잊는다. 이 정도 엑셀 실력이야 고등학교 나오면 일주일이면 배운다. 가끔 회사 운영한다면서 이 정도 엑셀도 못 다루는 CEO를 보면좀 암담하다. 구구셈을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니까.
한국 사이트를 다 뒤지고 일본 택배상자 판매 사이트를 조사했다. 2004년이다. 일본에 제대로 된 택배박스 판매 사이트가 10개가 안 된다. 조사하기도 쉽다.거의 전수조사다. 한국 택배박스 조사할 때와 마찬가지로 조사하면서 기록했다.
어랏! 좀더 조사해야했다. 한국에서 일본으로 보내는 운송비를 넣어야 한다. 이건좀 복잡했다. 그렇지만 이런 건 전화로 다 해결이 된다. 어찌어찌해운사를 알아서 컨테이너를 조사했다. 20피트, 40피트, 40피트하이가 있다는 걸 알았다. 40피트하이는 65CBM이다. 1CBM은 1㎥다. 이런 거야 전화하면 다 알 수 있다. 잘 모르는 건 인터넷으로 검색하면된다. 전개도를 펼쳐놓고 계산하면 박스 한 장의 CBM이나온다. 그러면 한 장당 운임이 나온다. 어려울 게 없다. 하나하나 기록하는 게 어려운 거지 이런 정보는 손가락과 전화만 있으면 다 한다. 각 사이즈 박스 하나를 화성 봉담에서 오사카 창고까지 보내는데 드는 운송비는 알았다.
택배박스 관세율은 0%다. 당시 일본 소비세는 5%. 여기에 마진을 붙여야 한다. 약간 시행착오를 겪었다.
ㅇ 제조원가 + 송료 = 일본법인 매입가
ㅇ 일본법인 매입가 + 소비세 + 일내 송료 = 상품판매가
최종 상품판매가에 마진을 붙이니까 송료가 바뀌는데 따라 마진폭이너무 심하게 바뀌었다. 요령을 찾았다. 제조원가에 마진을붙였다. 나머지는 실비. 이렇게 하니까 계산이 단순해졌다.
환율은 100엔-900원으로 해뒀다. 2004년 1월은 100엔-1100원 수준이었다. 만약을대비해서 100엔-900원을 기준으로 마진을 정했다. 그리고 원엔 환율을 감안해서 마진을 조정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나중일이지만 100엔-750원까지 내려갔다. 이건 나중 일이고.
이렇게 해서 일주일 가량 상품을 조사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나는 해외시장 조사할 때 인터넷으로만 한다. 어차피우리는 인터넷으로 팔 거고, 인터넷에서만 경쟁력을 갖추면 된다. 그리고인터넷에 올라온 가격이 쌀 수밖에 없다. 확신이다. 이 확신은지금까지도 맞다.
티쿤글로벌은 인쇄물, 실사출력물, 공기간판, 부직포백, 일본전통배너-노보리 해서 다섯 개 일본 직판 사이트를 운영한다. 이 외에 2016년 6월 현재, 29개다른 회사 사이트 일본 직판을 돕는다. 직판 사이트를 만들 때 일본에 가서 조사한 적이 없다. 29개 사이트 운영 회사도 마찬가지다. 시장 조사하러 일본에 가지않는다.
외국 친구가 한국 상품을 조사해달라고 하면 우리도 인터넷으로조사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굳이 간다고 해서 더 잘 조사할 방법이 없다.
2002-3년 무렵오사카에 가면 도큐핸즈라는 유명한 팬시 용품 전문 백화점에서 신상품을 보기도 했다. 그래야 일이라도하는 느낌이 나니까. 뻔하다. 한 시간만 지나면 다리도 아프고그 물건이 그 물건 같아서 대충 보고 만다. 나는 그렇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인터넷으로 조사하는 걸 더 좋아한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인터넷으로 조사하라고 권한다.
컴퓨터하고는 친하니까 택배박스 시장조사 할 때 일주일 정도는꼬박 집중하고 집중해서 인터넷으로 가격을 조사했다. 오프라인으로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조사해서 엑셀로 정리했다. 가격경쟁력은 확인했다.
이제 어떤 사이즈 상자를 먼저 내놓을 것인가? 먼저 일본 우체국 공식 박스 5종류를 1번, 2번, 3번, 4번, 5번에 배치했다. 그다음에는 한국과 일본 사이트에 많이 올라와 있는 사이즈 순으로 15번에서 20번까지 배치했다.
이게 주효했다. 내가지즐과 헤어지던 2007년까지도 20번까지 박스보다 더 잘팔리는 박스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처음 내놓은 사이즈가 사람들이 많이 쓰는 것이었기 때문에 매출이잘 나왔다.
사람들은 내가 2015년에일본에 128억원어치 물건을 팔았다고 하니까 일본어를 잘한다고 생각한다. 내 일본어 실력은 대학교 2학년 때 열흘 배운 수준에서 그다지 더발전하지 않았다. 그때가 1980년이다. 전두환 정권 치하여서 사회과학 서적도 좀 제대로 된 건 일본어 책뿐이었다. 그래서독해용으로 배운 수준이다. 당연히 회화는 안 된다. 대략읽고 아는 수준이다. 다행히 한자를 좀 안 게 도움이 되었다. 복잡한문장이나 단어는 아직도 이해하지 못한다. 창피한 일이다. 일본에직판하는 회사 대표면서 일본어도 못한다니. 그런데 외국어는 그다지 공부하고 싶지 않다. 지금 티쿤글로벌 일본 법인 대표는 일본인이다. 이 친구는 한국어를못한다. 둘 다 영어도 잘 안 된다. 둘이 만나면 대화를할 수 없다. 둘 다 한심하다.
택배 상자도 모르고, 일본어도생초짜였고, 무역도 몰랐다. 돈도 없었다. 그런데 일본법인을 만들고, 팔 박스 사이즈까지 정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