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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는 모객(募客)

[CEO전언 255]

253회 전언에서‘이용사 모집은 설명회를 중심으로’라는 핵심 개념을 세웠던 것을 설명했고, 254회 전언에서 ‘설명회에서는 된다는 것을 납득시키기’를 핵심 개념으로 삼았던 것을 설명했습니다.

핵심 개념을 뚜렷하게 하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개념이 뚜렷하지 않으면 구멍가게는 할 수 있지만 비즈니스는 할 수 없습니다. 티쿤이 참 잘했던 게 개념세우기였습니다.

월경전자상거래, 전언, 금요나눔, 좋고-싸고-빠르고-편리하게, 구성원의 인격 성장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회사, 토론은 자유롭게 결정에는 복종, 오게 하고-사게 하고- 되게 하고. 이런 게 전부 개념입니다. 저는 이 개념들을 제 경영에서 뼈대로 삼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만든 것 중에는 ‘참여, 개방, 공유’를 매우 소중 하게 받아들입니다.

저는 영업/마케팅에서는‘장사는 모객(募客)’을 핵심 개념으로 받아들입니다.

저는 이 개념을 이현철 전(前) 전무한테 배웠습니다. 이 전무 이전에도 이 개념은 있었지만 저는 이 전무를 통해 제대로 배웠습니다.

개념은 철학이고 가치입니다. 사람은 개념으로 움직입니다. 개념이 확실하면 그에 맞게 행동합니다.

저는 ‘장사는 모객(募客)’이라는 개념이 매우 약했습니다.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막연했습니다. 막연히 아는 것은 아는 게 아닙니다. 이 전무는 ‘장사는 모객’이라는 개념이 매우 강했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모객을 ‘깔때기’를들어 설명했습니다. 깔때기는 위가 넓고 아래가 좁습니다. 이것은 들어오는 게 많으면 남는 게 많다는 비유입니다. 유입 인구가 많으면 사는 사람도 많고, 단골도 늘어난다는 뜻입니다. 참 단순합니다. 그런데 진리입니다. 마케팅의 정곡(正鵠)입니다.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 손님이 많이 오면 사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단골도 늘어난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런데 영업과 마케팅에서 이것보다 더 중요한 개념을 찾기도 힘듭니다.

그리고 이 전무는 늘 손님을 분석했습니다. ‘우리 물건을 사주는 손님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는 말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손님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지금 이 전무는 독립해서 리본 판매 전문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정말 잘하고 있습니다.

이 전무가 떠나고 1년이 지난 지금, 이용사 모집을 전언으로 정리하면서 비로소 ‘장사는 모객’이라는 개념이 저에게 확실히 들어오고 있습니다.

직영사업부도 이용사도 손님을 모아야 합니다. 손님을 모으면, 손님이 물건을 사게 하려고 애쓰게 되고, 한번 산 손님을 단골로 만들려고 노력하게 되어 있습니다. 온 손님이 사게 하고, 단골이 되게 하는 건 본능이니까 따로 강조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게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비즈니스의 출발은 모객에 있습니다.

이 전무는 이 개념을 저에게 확실히 심어줬습니다.

이베이도, 아마존도, 라쿠텐도, 타오바오도, 라자다도,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카카오톡도, 라인도, 위챗도 결국은 손님 모으는 게 일이었습니다.

전자상거래업은 손님 모으기에서 시작해서 손님 모으기로 끝납니다.


<모객(募客)>

손님만 오면 나머지는 거의 저절로 해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번에 저는 설명회를 하면 많은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설명회를 하려면 자료를 준비해야 하고, 자료를 모아두려면 홈페이지를 만들어야 하고, 청중이 오게 하려면 장소를 구해야 하고, 플랫폼을 이용하려는 사람을 응대해야 하고, 이용사 홈페이지를 만들게 지원해야 하고, 마케팅 교육을 해야 하고 등등등.

쇼핑몰이 손님을 오게 하려면 홈페이지를 잘 정비해야 하고, 홍보를 해야 하고, 가격도 적당하게 조정해야 하고, 고객응대도 해야 하고, 검수도 잘 해야 하고, 포장도 신경 써야 하고 등등등.

식당을 생각해봅시다. 손님이 오면 흥이 나고, 청소도 더 잘하고, 음식도 더 신선하게 내고, 양념도 더 하고, 인사도 열심히 하고, 주차도 더 신경 쓰고, 구성원들 교육도 시키고, 확장 준비도 합니다. 이 모든 게 손님이 오면서 이루어집니다. 손님이 없으면 청소할 일도, 음식을 더 잘 만들 일도, 양념을 푸짐히 쓸 일도, 인사를 열심히 할 일도, 주차 공간을 만들 일도, 구성원을 교육할 일도 없습니다.

일단 손님이 와야 해결해야 할 문제가 분명해지고, 하나하나 해결하게 됩니다. 이 모든 일이 모객(募客)에서 시작됩니다.

손님이 드문드문 오면 수동으로도 다 해결이 되니까 문제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장사는 일단 손님이 와야 됩니다. 그것도 많이 오면 많이 올수록 문제도 더 드러나고 해결책도 찾게 됩니다.

비즈니스는 경쟁력이 어느 정도 있다는 걸 전제로 합니다. 경쟁력이 없는 사이트는 애당초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경쟁력이 어느 정도만 있으면, 사람을 오게 하면 살 거고, 사면 단골이 될 겁니다. 이 단순한 원리를 이해하면 우리가 마케팅을 어떻게 해야 할 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이걸 저는,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린다.

고 압축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도 단순하지만 진리입니다. 살 사람이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립니다. 그런데 이 개념도 확고하지 않으면 집행을 못합니다.

광고는 모객입니다. 저는‘광고가 핵심이다’는 개념을 아주 뚜렷이 갖고 있었습니다. 이 개념과 ‘장사는 모객’은 일맥상통합니다. 똑같은 건데 ‘광고하면 팔린다’보다 ‘장사는 모객(募客)’이라는 개념이 훨씬 선명하고 손에 잡힙니다. 그만큼 단어 하나, 개념 하나가 중요합니다.


<실천>

안다고 해도 저절로 하게 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해야 하는 것입니다.

저는 ‘수요가 있고, 경쟁력이 있으면, 광고하면 팔린다’는단순하고, 초등학생도 아는 이론을 표어로 만들었습니다만 이런 저 역시 실천은 어렵습니다. 몇 년 경험한 저도 잘 안 됩니다.

아래 표는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1월까지 티쿤플랫폼 총거래액을 표시한 것입니다.


이 전체 그래프를 보면 해가 갈수록 거래액 증가 속도가 빨라진다는 것과 2013년 이후 매출이 더 빨리 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그래프에서 굵은 원은 매우 중요한 교훈을 담고 있습니다. 원 안은 2012~2013년 시절입니다.

2012년 10월부터 엔저가 왔습니다. 회사에 돈이 떨어져서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처음에는 광고비를 줄였어도 매출이 그다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1년이 지난 2013년 하반기에 들어서면서부터 성장이 정체되는 게 확연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프는 2013년 8월부터 전년도 대비 성장이 더뎌진 것을 보여줍니다. 2014년 2월까지 그렇습니다.

2012년 10월, 광고비를 줄이기로 결정했을 무렵, 이현철 전무가 광고비를 줄이면 회사가 위험해진다고 경고했지만 회사는 사람을 줄이기 싫어서 광고비를 줄였습니다. 그 결과 매출 정체가 나타났습니다. 이현철 전무는 2013년 위 표를 내놓고 광고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회사는 받아들였고 광고비 지출을 대폭 늘렸습니다. 그 결과가 2014년 3월 이후 그래프입니다.

티쿤은 이 경험을 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광고비를 쓰자는 데는 그다지 반대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시간이 지나자 또 광고비를 쓰는데 주저하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이현철 전무는 광고비를 써야 한다는 주장을 하면서 각종 분석을 통해 우리가 광고비를 지출하면 3개월 만에 투입비를 다 뽑고 이후는 이익이 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광고비는 지출의 6.5%로 한다는 제한 규정을 둡니다. 누구를 탓하는 게 아닙니다. 저부터 알면서도 광고에 충분히 투자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전무가 있던 2013년에는 돈이 없었는데도 광고비를 대폭 증액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때보다 형편이 훨씬 나은데도 광고비 집행에 상당히 부담을 갖습니다. 물론 지금도 우리는 한 달에 1억 5천만 원가량을 광고/영업 경비로 지출합니다. 그리고 저는 광고/영업비를 많이 지출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쪽에 속합니다. 그런데 이런 저조차도 1억 5천만 원 이상 광고비를 지출하자고 하면 떨립니다. 충분히 경험한 저조차 이렇습니다.

저조차 이런데 전자상거래 초보자들은 오죽하겠습니다.

티쿤글로벌은 광고/영업비에돈 쓰는 걸 부담스러워하는 사람의 본능과 맞서서 광고와 마케팅에 돈을 썼기 때문에 이 정도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는 오사카와 동경에 영업부문이 있습니다. 영업부문도 어떻게 보면 다 비용입니다. 저는 영업부문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는 영업부문을 늘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역시 어정쩡한 태도입니다. 저는 머리로는 당연히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또 그런 결정을 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지시를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여전히 비용 지출이 부담스러운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1년, 지금으로부터 5년 전에 동경영업소를 만든 제 모습이 이렇습니다.

영업과 마케팅에 돈을 투자하는 건 이만큼 어렵습니다.

애드프린트의 경우 단골 고객을 한 명 만드는데 43만 원가량 듭니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투자해서 단골 고객을 만들어서 티쿤을 키운 것입니다.

이 소중한 경험을 지금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광고/마케팅/영업에 지출하는 것은 대담해야 합니다. 비난을 두려워해서는 아무것도 못합니다. 부서장으로서는 지출했는데 성과가 나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두려움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해합니다. 이 전언을 쓰는 저조차 그렇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성을 가지고 본능과 싸워야 합니다. 이 두려움은 오너여도 마찬가지고, 부서장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나 가지는 부담입니다.


<영업, 마케팅을 주저하게 만드는 완벽주의>

대담하게 광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는 광고를 비용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생각, 또는 지나친 소심함이 있습니다. 여기에 덧붙여대담하게 광고하지 못하게 만드는 또 한 가지 원인이 완벽주의입니다.

모객 할 때 많은 사람이 완벽주의에 빠집니다.

모객 하려면 상품도 좋아야 하고, 홈페이지도 멋있어야 하고, 설명도 잘 되어 있어야 하고, 배송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야 하고, 반품도 잘 받을 수 있어야 하고, 고객응대 시스템도 잘 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도대체 초기 사이트가 이럴 수 있을까요? 있을 수도 있지만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홈페이지 하나만 예로 들어 봅시다. 티쿤이 온전히 자기 힘으로 처음 만든 사이트가 실사출력물 전문 판매 사이트 마쿠마쿠(makumaku.jp)입니다. 2009년에 만들었습니다. 이 무렵 티쿤은 2008년부터 시작된 엔고 특수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 돈을 바탕으로 마쿠마쿠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이때 고급 개발자 1인, 퍼브리셔 1인, 기획자 1인, 보조 기획자 1인, 일본어 원어민자 1 인해서 다섯 명을 배치했습니다. 오로지 이 일만 전담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9개 월에 걸쳐 만들었습니다. 사무실 임차료, 운영비, 세금 등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이 한 사람을 고용했을 때 평균 4백만 원이 드니까 월 2천만 원씩 썼습니다. 9개 월 걸렸으니 1억 8천만 원이 들었습니다. 온전히 여기에 들어간 비용입니다. 정성껏 만들었습니다. 웬만한 중소기업이 이렇게 투자할 수 있습니까? 웬만한 작은 사이트는 못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만든 사이트지만 온갖 부족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지금은 아예 새로 만들어야 할 상황입니다. 이게 전자상거래 홈페이지의 생멸(生滅) 과정입니다.

웹사이트를 만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웹사이트가 완벽할 수 있다고 착각 합니다. 그리고 바깥사람들 말 듣고 온갖 비평을 합니다. 훈수는 초보자도 9단처럼 할 수 있습니다. 입으로야 하룻밤에 궁궐을 100 채도 못 짓겠습니까? 그런데 직접 해보라면 못합니다.

인쇄물을 파는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이미 9년이 되었습니다. 이 애드프린트 사이트는 디자인뱅크며 기성 디자인 이용 명함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본 명함 업자를 유치하는 프로세스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선하려고 하면 할 게 천지지만 전혀 하지 못합니다. 이게 20명이 넘는 개발자를 갖고 있는 티쿤글로벌의 현실입니다.

프로그램도 프로세스도 문제투성이입니다. 상품의 품질, 고객응대, 배송, 반품의 처리, 환불, 포인트 지급 등 전 프로세스에 걸쳐 완전한 것은 그다지 없습니다. 이게 9년 된 애드 프린트 프로그램이고 프로세스입니다.

사람은 진화했고, 사회는 발전했지만 여전히 문제 투성이인 것과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여전히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습니다. 프로그램도 똑같습니다.

9년 전 애드프린트를 생각합니다. 프로그램도 문제였지만 서비스는 더 문제가 많았습니다. 명함은 500매를 주문하면 480매만 나왔고, 뒷묻음이 있었고, CMYK 4색 인쇄는 나올 때마다 색이 달랐습니다. 스티커는 본드가 심하게 묻어 있었습니다. 지금에 비하면 상품이라고 할 수도 없었습니다.

프로그램과 프로세스가 갖춰져 있지 않아서 거의 매일 저녁 11시까지 일을 해야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고객응대자는 단 한 명이었습니다.

김혜령 부장과 이찬희 수석은 이 시절 일을 조금은 알 겁니다. 그런데 김혜령 부장과 이찬희수석도 회사가 설립되고 1년 정도 지나고 입사했으니 그 전은 어땠을까요? 지금에 비하면 프로세스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오죽하면 그때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물건이 팔리는 게 기적이라고 할 정도였겠습니까?

그런데도 회사는 고객을 계속 모집했고, 프로그램을 정비하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손님이 오고, 물건이 팔리고, 조금씩이라도 이익이 생기면 그걸로 된 겁니다. 더 잘 되면 좋지만 일단 되면 장사는 할 수 있습니다.

완벽주의에 빠지면 아무것도 못합니다.

저는 결과를 가지고 판단합니다. 프로그램이 일단 돌아가고, 매출이 늘어나면 괜찮은 겁니다. 늘어나고, 손실이 줄어들면 언젠가는 손익분기점을 넘습니다.

티쿤은 운이 좋았습니다. 시작하고 1년이 지난 2008~2012년에 엔고 환경이 왔습니다. 천우신조였습니다. 그렇지만 2004~2007년 택배박스 일본 직판 사이트 www.danboru.net을 운영할 때는 100엔-750원~900원 시절을 겪었습니다. 돈도 없는데 환율도 아주 안 좋았습니다. 그런데도 매출이 조금씩 늘고 손실이 조금씩 줄어드는 걸 보고 언젠가는 손익분기점을 넘는다는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했습니다. 그 결과 www.danboru.net 은 큰 흑자를 내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저는 티쿤플랫폼이 문제가 많다고 하는 사람들 마음을 이해합니다. 직영사업부가 프로그램 때문에 불편해하는 것도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이해하는 거지 동감하지는 않습니다. 그분들은 프로그램도 프로세스도 잘 모릅니다. 저는 어쩌면 개발자보다 더 잘 압니다. 여러 번 말씀드리지만 1995년 PC통신 시절부터 지금까지 인터넷 비즈니스를 한 사람 많지 않습니다. 몇십억 투자를 받아보고, 망해도 보고, 성공도 해본 사람 많지 않습니다. 늘 개발자와 함께 해왔습니다. 이 경험 때문에 저는 손님이 늘어나기만 하면 프로그램 탓할 건 전혀 없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장사가 안 되는 게 프로그램 때문인 것처럼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애드프린트, 마쿠마쿠, 티쿤 1.0을 쓰고 있는 사람들은 그런 말 하면 안 됩니다. 티쿤 1.0은 문제가 많고 불편한 데다가 모바일도 안 됩니다. 그렇지만 장사하는 데는 큰 지장 없습니다. 결코 근본 문제가 아닙니다.

티쿤 이용 사이트 중 올해 연매출 1천만 엔을 넘은 사이트가 18개입니다. 11월에 매출 1백만 엔을 넘은 사이트가 20개입니다.

다른 일 때문에 문을 닫았지만 민스샵은 8개월 만에 월 매출 800만 엔까지 갔습니다. 민스샵 역시 티쿤 1.0을 썼습니다. 최근에 리벨, 용기, 아동복 사이트가 약진하고 있습니다. 모두 티쿤 1.0입니다. 도대체 무슨 근본 문제가 있습니까?

애드프린트도, 마쿠마쿠도, 티쿤 1.0도 문제가 있습니다. 아니 많습니다. 그렇지만 그 때문에 광고를 해도 밑 빠진 독처럼 고객이 빠져나갔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더 많은 고객이 남지 않을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고객은 남습니다. 2007년에 가입한 애드프린트 고객 중 7~10%는 아직도 우리 고객입니다. 일본은 주민번호가 없으니까 2007년에 가입한 고객 중 아이디를 잊어서 새로 가입한 고객들도 많을 겁니다. 어쨌든 2007년에 만든 애드프린트를 이용했던 고객이 2016년에도 여전히 애드프린트 고객입니다.

문제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게 결정적인 문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지난주에도 아래 표를 보여드렸습니다만 티쿤 이용 사이트들은 잘 성장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많지만 장사하는 데는 별 문제없다는 걸 이것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통계가 있습니까?

티쿤 각 사업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씩 들쑥날쑥 하기는 하지만 크게 봐서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평일 평균 매출도 오르고 있고, 구매고객수도 늘고 있습니다. 그다지 문제가 없다는 훌륭한 증표입니다.

리더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해야 합니다. 안 되는 사업이라고 판단이 되면 아예 접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매출이 올라가는 것을 확인했으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모객(募客)에 집중해야 합니다. 불만인 고객은 떠날 거고 마음에 드는 고객은 남을 겁니다. 떠나는 고객보다 남는 고객이 많으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더 많은 고객이 남게 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애드프린트 때도 그랬고 마쿠마쿠 때도 그랬습니다. 이치가 그렇습니다. 똑같은 홍보비를 쓴다고 전제하고 단골이 늘어나면 성장 속도가 다를 뿐이지 성장만큼은 확실히 합니다.

물건이나 서비스가 좋고 나쁘고는 모두 상대적인 겁니다. 판단하는 기준은 들어온 사람이 나가는 사람보다 많은가 어떤가 뿐입니다. 이게 실사구시(實事求是)입니다.

고객이 늘고 있다면 모객 하시기 바랍니다.

고객이 늘지 않는다면 상품을 바꿔야 합니다.

프로그램과 프로세스는 문제없습니다.


<직시(直視)하고 대담해지기>

프로그램이 문제가 아닙니다. 프로세스도 문제가 아닙니다. 진짜 문제는 소심함과 완벽주의입니다. 완벽주의와 소심은 같은 것입니다. 소심하니까 완벽을 추구합니다. 비난받기 싫어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담해야 합니다.

매출이 올라가고 있다면, 그래서 손실이 줄어들고 이익이 커지고 있다면, 대담하고 또 대담해야 합니다.

2007년에 돈이 없을 때도 저는 광고비로 월 3백만 원을 썼습니다. 그리고 2008년부터 월 1천만 원을 썼습니다. 지금은 광고/영업비로 1억 5천만 원 이상을 쓰는 것 같습니다.

티쿤글로벌은 나름대로 성공했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이런 저조차 광고/마케팅/영업에 돈을 지출할 때는 여전히 조심스럽고 주저주저합니다.

승부는 이 마음에서 갈립니다. 되는 걸 알면서도 확신하지 못할 때 마케팅과 영업은 끝입니다.

이용사든 직영사업부든 모객(募客)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돈이 없다는 것은 할 말이 아닙니다. 돈을 갖고 비즈니스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돈은 늘 부족합니다. 이걸 타개하라고 리더라는 직책이 있는 것입니다.

직영사업부는 광고/마케팅 비용 지출 승인권자를 설득해야 합니다. 지원해주면 돈을 벌어오겠다, 6개월만 테스트해달라, 각종 통계를 들이밀고 설득해서 광고/마케팅비를 배정받아야 합니다. 그게 일입니다. 주어진 돈으로 집행만 하는 것은 실무자도 할 수 있습니다. 마음의 부담을 이겨내고 믿는 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지도자입니다. 정책을 바꾸는 게 일입니다. 예산을 더 따내는 것도 능력입니다.

이용사 대표라면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야 합니다. 힘든 줄 압니다. 그렇지만 그게 승부수입니다. 그걸 해내면 성공하는 거고, 못하면 그냥 거기 머물 뿐입니다. 저도 겪어봐서 어렵다는 거 잘 압니다. 저는 하청 제조사 사장을 설득했습니다. 신용 거래 기간을 늘려서 광고비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하는데 당시 이석주라는 걸출한 부사장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직접 해결을 하든 누구 도움을 받든리더는 해결해야 합니다.

모객은 비즈니스의 시작이고, 모객 하려면 광고/마케팅/영업은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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