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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웃풋중독자 Jul 18. 2022

자극좀 그만 받고 싶다.

#1. 우영우를 보고있습니다. 


최근들어 두통이 잦아졌다.  


왜그럴까?

가만보면, 이상할일도 없는것이

쉴새 없이 자극하는데 안아플래야 안아플수가 없었다. 


아침에는 잠에서 깬답시고, 노래를 틀어놓고 준비를 한다. 

출근할때, 인사이트를 얻겠답시고 지하철에서 책 내용을 머리에 구겨넣는다. 

이뿐이겠는가? 퇴근길에는 자기개발 유투버들이 만든 동기 부여영상을... 

헬스장에 들려 몸을 자극한다. 이건 필요한 것... 인정. 


그리고 나서는 힐링이랍시고, 콘텐츠들을 보거나 음악을 듣는다. 

쉴새없이 감각기관에 쏟아붇는다. 


이렇게 쉬지 않고 쏟아붇는데 자기전까지도 눈과 귀를 쉬게 할 생각이 없다. 


비단 나뿐일까, 요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렇게 감각기관을 자극하는 것이 일상인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그 와중에도 평범한 것보다 더 큰 자극을 찾기위해 혈안이다.


넷플릭스 콘텐츠를 보아도 그렇다. 

드라마는 복수와 치정 갈등을 주제로한 드라마들이 인기순위에 올라있고, 최근 연애 관련된 프로그램중에서는 이별을 앞둔 커플이 연인을 바꿔가며 데이트를 하는 프로그램이라던가, 타인의 이혼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명하는 등의 프로그램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유투브 알고리즘은 어떻게 알고 나에게 이런 자극적인 콘텐츠를 퍼왔을까.. 

보면서 머리는 아팠지만, 멈출 생각은 없었는지 이를 줄줄이 보고는 지인들과의 이야기에서 소회를 나누며 2차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콘텐츠의 정당성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다만, 스스로 이렇게 자극을 찾고 자극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머리아픔이 만연한 나에겐 탓할 대상이 필요했을 뿐이다. 


어느덧 일상이 무료해지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없이는 감각을 일깨울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질지도 모른다. 

하물며, 요즘 뉴스를 보면 진짜 진실인가 하는 괴상망측한 일이 보도되지만 이를 봐도 '세상에' 하며 놀람절에 쓰러지기는 커녕, 무표정으로 뉴스를 보고는 다음 뉴스로 자연스레 이동한다. 


"오늘은 좀 쉬어야겠어"
이근삼의 <원고지> 중 에서


감각의 역치값이 너무 높아져버린 모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에 푹 빠져 보는 드라마가 있다. 


우 to the 영 to the 우
동 to the 그 to the 라미

엉뚱한 행동의 연속이지만, 보는 내내 입가의 미소가 사라지지 않는 드라마였다.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는 주인공, 첫 장면부터 사회성이 떨어지지만, 엉뚱한 장면으로 웃음짓게 만들고, 드라마속 모든 캐릭터가 우영우를 점점 좋아하게 만드는 구성의 특성상 캐릭터에 애착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주인공이 신입 변호사로서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에피소드형태의 드라마인데, 기존의 넷플릭스에서 제공하는 다른 드라마들과 다소 상반된 성격을 가졌기에 더욱 주목해볼만 하다. 


고래광공 우영우 moment


우선 '우영우'에서는 갈등구조가 그려지지 않는다. 인물간의 갈등과, 복수 등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장면은 아예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매화 밝고 선한 분위기로 일관하는 드라마는 자극의 바다에서 만나는 청정지역이 아닐까?


더불어 극중 인물들이 모두 주인공의 조력자이자, 선한 캐릭터들로 구성되어서 드라마를 보는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구석이 없다. 자극이 만연한 콘텐츠 시장에서 무자극 무해한 유기농 콘텐츠로서 우리에게 해법을 제시했다. 


현재 16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 현재 6화까지 방영했다. 

오랜만에 즐겨보는 드라마의 등장으로 인해, 대학생 시절 존재만으로 괴로웠던 미디어비평 과제를 만들어서 하고싶을 지경이다. 


그렇다. 요즘 몸이 좀 편했는지 미디어 비평과제를 스스로 만들어서 하고 있다. 

다음 글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우영우와 같이 넷플릭스 1위를 차지했던 법정드라마 소년심판과 우영우의 비교글을 작성해볼 요량이다. 


다시금 글쓰는 습관을 들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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