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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에 광고는 얼마나 있을까?

by 돌돌이

난 조간신문인 조선일보를 구독해서 보고 있다. 주로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와서 읽을 때가 많은데 오늘따라 유독 광고가 많아서 한번 세어 보았다. 2021년 11월 22일 조선일보의 경제 부분을 제외한 본 신문은 총 40쪽이었다. 40쪽 중에 전면광고가 20쪽이었고, 한 페이지의 1/3크기에 해당하는 하단 광고가 있는 쪽은 12쪽에 달했다. 단순 계산을 해보면 신문 40쪽 중에 24쪽이 광고이고 16쪽이 신문 기사와 칼럼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다. 의도 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정확히 40%만이 정보와 논설이 담긴 본문이고 나머지 60%는 광고로 채워져 있었다. 보통 때 보다 특히 광고가 더 많이 실려 있는 날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신문을 보면서 광고만 본 느낌이었다. 안 그래도 정치에 관련한 기사가 대부분이라 상당수의 기사들은 제목만 보고 넘어갔는데 광고 같은 경우는 그냥 본체만체 넘기게 된다.


신문도 땅 파서 만드는 건 아니란 것은 알지만 기사보다 광고가 더 많다니. 이렇게 해야만 신문사가 유지되는 것인가? 예전만 하더라도 신문을 보면 30분은 정독해서 봐야지 한번 훑어봤다는 느낌이 들었다. 요즘 신문을 보는 시간은 점심 식사 후 짬 나는 시간에 봐도 충분할 정도로 정보나 기사의 양과 질이 부족하다. 오타도 보이고 맞춤법의 오류가 눈에 보일 땐 교정을 하던 사람들이 어디 갔나 싶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판매 부수가 많은 신문에서 이렇게 오탈자와 오류들이 눈에 보이는데 다른 신문은 어떨지 사뭇 궁금하다. 10년 전에 신문을 읽었을 때는 지금보다 더 꼼꼼히 읽어 가며 기사의 의도를 파악해 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말 그대로 기사를 읽으면서 기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글의 방향성을 찾고 내 생각과 비교해 보는 재미가 있었다. 지금은 글의 의도조차 느껴지지 않는 글들도 많다. 단순히 자극을 목적으로 글을 써재끼는 건가? 아니면 정보 전달의 목적으로 쓰는 걸까? 그렇다면 굳이 종이 신문을 보면서 정보를 얻을 필요가 있을까? 아니면 팩트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는데에 큰 의미를 부여해야 하는 걸까?


신문의 마지막 페이지에는 전면광고가 있다. 그 전면광고의 앞에는 신문의 얼굴인 사설과 논설이 있다. 지금 신문은 딱 그 페이지만 읽으면 끝이다. 예전처럼 헤드라인 기사가 아침을 깨우는 일 따위는 없어져 버렸다. 기사들의 가치는 느껴지지 않고 자극으로 가득한 타블로이드 신문과 다를 바가 없어졌다. 종이 신문의 몰락은 스스로 만들고 있었다. 신문을 바꿔야 하는지, 그냥 보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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