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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by 돌돌이

인생에서 행복을 경험하는 순간은 많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맞닥뜨리지만 인지하지 못한다. 그냥 단순히 한번 웃어넘기는 해프닝처럼 생각하며 변화를 애써 거부한다. 무슨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큰 의미 부여를 하지 않으며 일상으로 돌아온다. 우리의 뇌는 새로운 변화를 싫어하며 일상과는 동떨어진 변화를 원치 않는다. 일상의 변화를 최소화하여 뇌가 에너지를 아끼려고 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뇌의 게으름(?) 덕분에 행복의 역치가 높아져 버렸다. 웬만해선 이벤트가 일어나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어린아이들은 하루에 수백 번은 웃는다. 아이들은 어떠한 상황과 환경에서도 즐거움을 찾는다. 새로운 자극을 통해 행복을 느끼기도 하지만 웃다 보니 모든 일들이 재밌고, 재밌게 하다 보니 행복함을 느끼는 것이다. 어린아이도 아니고 그만큼 모든 일들이 새롭게 다가오진 않지만 일상의 작은 변화가 삶에 플러스 형태로 다가온다면 나는 행복을 누릴 준비를 한다.


내가 살고 있는 집 근처에서 5일장이 열렸다. 장날에만 맛볼 수 있는 천 원짜리 호떡은 저 멀리 장 입구에서부터 냄새 하나로 내 침샘을 가만두지 않는다. 언제나 줄이 길게 늘어서 있어서 웨이팅을 제법 길게 해야 하지만 오늘 갔을 때엔 내 앞에 3명의 사람이 전부였다. 3명이 줄을 선채로 기다렸지만 만들고 있던 호떡이 줄줄이 완성된 타이밍에 내가 도착한 것이다. 앞선 세 사람이 원하는 호떡을 사고 나서도 5개의 호떡이 더 남아 있었다. 오래 기다리지도 않았는데 바로 호떡을 맛볼 수 있다는 그 기쁨. 추운 날 줄 서서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겠지만 기다림 없이 바로 뜨거운 호떡을 맛볼 수 있다니. 그 후에 도넛 가게에 가서 찹쌀 도넛을 샀는데 서비스로 미니 찹쌀도넛을 두 개 더 넣어 준 것이다.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기분 좋게 장을 나섰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호떡을 먹는 일과 미니 도넛 두 개를 서비스로 받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냐고 반문할 수 있다. 단순히 타이밍이 좋았을 뿐이고 도넛도 원래 덤으로 주는 거라며 이야기해버리면 할 말은 없다. 하지만 10분간 기다려서 호떡을 받은 사람이 있는 반면에 기다리지 않고 바로 뜨거운 호떡을 먹을 수 있었던 행운아는 누구일까? 그리고 지불하는 금액보다 추가로 도넛을 받았을 때의 기쁨이 얼마나 컸던지, 이날은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다.


KakaoTalk_20211129_220759048_02.jpg?type=w1 행복을 찾아서


그리고 트렁크에서 짐을 꺼내다가 우연찮게 차 뒤편에 있는 과자를 발견했다. 나도 넣은 적이 없었고 아내도 넣은 적이 없단다. 그럼 이 쌀로별 과자는 어디서 나온 걸까? 출처를 알 수 없는 과자 하나는 행복의 나라로 나를 안내한다. 기대치 못한 즐거운 이벤트가 또 하루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다. 즐거움으로 채워나가다 보니 인생은 살만한 것 같다. 행복은 차 트렁크에서도 짠하고 나타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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