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니 목이 아팠다. 편도가 부어있었고 목젖도 혀에 닿을 정도로 부어서 내려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소파에 누워서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같이 검사실에서 검사를 했던 펠로우 선생님이 코로나 검사를 했는데 양성으로 나왔단다. 나랑은 전날에 오후 1시 30분부터 4시 30분까지 같은 방에서 검사를 진행했었고 같은 공간에서 30cm도 안되는 거리에서 서로 대화를 하며 액세서리를 넣고 접촉하며 검사를 진행했다. 물론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를 하고 있었지만 분명 많은 대화를 나눴고 아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기에 걱정이 되었다. 펠로우 선생님은 컨퍼런스 발표를 하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준비를 해서 피곤하다고 했었지만 증상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전화를 받고 부랴부랴 자가 키트로 검사를 해봤는데 검사 결과는 음성이었다.
2월 20일 일요일
일요일도 동일하게 목이 아팠으며 목감기처럼 기침이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마른 기침이 계속 나왔는데 혹여나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 봐 마스크를 집안에서 쓰고 있었다. 사랑하는 시우에게 뽀뽀를 해주고 싶어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낮잠을 자고 혼자서 쉬었지만 오후 늦게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37.5가 측정되었고 코로나 자가 키트로 검사를 했지만 여전히 음성이었다. 자기 전에는 타이레놀을 먹고 아침에 다시 열을 재니 37.0도로 열은 내려가 있었고 목의 통증과 기침도 줄었다.
2월 21일 월요일
출근을 해서 내 증상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서 다시 한번 자가 키트로 검사를 했고 음성이 나왔다. 병원에서 PCR 검사를 다시 시행했고 일을 했다. 증상이 조금은 가라앉긴 했지만 여전히 목은 칼칼했고 기침이 계속 나왔다. 어제보다 부담이 덜했지만 여전히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3차 백신을 맞았으며 N94 마스크와 페이스 실드를 하면서 일을 하기 때문에 업무에 지장은 없었다. 열감이 어느 정도 있었고 점심때 타이레놀을 먹고 일을 했다. 1월 말에 내시경실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나와서 일주일 가깝게 검사를 진행하지 못했었다. 예정되어 있던 검사와 미뤄진 검사 케이스까지 평소보다 1.5배는 많은 검사를 수행해야 했지만 인원은 부족했다. 연차 휴가자도 있었고 육아휴직자가 2명이 있었으며 공무원이 되어 급작스럽게 퇴사한 간호사가 있었다. 새로 온 선생님은 아직 트레이닝이 되지 않았으며 ERCP 검사는 꽉 차있었다. 다들 열심히 해줘서 생각보다 일은 일찍 끝나게 되었지만 컨디션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가장의 무게
퇴근 후 내가 집에 도착하자마자 시우가 달려와서 내 다리를 꼭 잡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분명 아들을 만지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었는데 날 보며 웃으며 나에게 달려드는 아들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었다. 마스크를 쓴 채로 아들을 들어 올렸고 아들은 나에게 폭 안겼다. 눈물이 날뻔했다. 나는 아파선 안된다. 가장의 무게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아들이 무거워서가 아니라 내 품에서 나만을 의지한 채 매달려 기대어 있는 아들을 위해서라도 아프면 안 된다. 다행히 식욕은 왕성했고 맛이 잘 느껴졌으며 저녁밥을 먹고 나니 컨디션이 좋아졌다. 목소리는 쉬었지만 목감기 증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집에 와서도 혼자 컴퓨터 방에서 쉬고 있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처럼 몸이 무겁지는 않다.
내일 나오는 PCR 결과가 궁금하다. 몸살감기로 이렇게 소란을 피워서 가족과 병원에 죄송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