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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포스팅과 곱창전골 밀키트 추천

by 돌돌이

서로 이웃추가를 하고 이웃이 늘어나면서 내가 보는 블로그의 글들이 많이 늘었다. 광고글을 꾸준히 올리는 사람, 업체에서 제공된 리뷰를 올리는 사람, 그냥 나처럼 하루의 일상을 올리는 사람들까지. 다들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서 블로그에 글을 쓰지만 여러 종류의 글들 볼 때마다 신기하기도 하고 이상한 기분이 든다. 내가 블로그를 하면서 봤었던 특이한 포스팅에 대해서 써보려 한다.


1. 과자 리뷰


자신이 먹은 과자의 리뷰를 쓰는 것은 자유이다. 사실 그게 문제라기보단 과자의 성분을 포함한 과자 뒤편에 있는 문구들을 직접 손으로 타이핑 한 사람이 있었다. 글의 내용이 없어서 나 또한 댓글을 달 수도 없었고, 댓글에도 블로그 잘 보고 간다는 복사+ 붙여넣기 글뿐이었다. 포스팅한 사람은 과자의 겉면 사진을 여러 각도로 찍어서 업로드했고 내용물을 또 방향에 따라 다르게 찍어 올렸다. 과자 봉투의 뒷면에 나와있는 글까지 사진을 찍어서 올려놨는데 다시 그 내용을 큰 글씨로 옮기기까지 했다. 이런 글들이 생각보다 많았으며 재료를 포함한 사용설명서를 그대로 옮기고 있었다. 과자를 검색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냥 하다 하다 들어온 사람도 있겠지만 내 입장에선 새로운 충격이었다.


2. 체험단 글


블로그엔 지원을 받아서 체험단 형식으로 쓴 글들이 꽤 많은데, 난 내 돈 내산을 믿고 보기 때문에 체험 리뷰는 거르는 편이다. 특이하게도 부산, 서울, 강릉 등등 하루 걸러서 지역이 다른 곳을 포스팅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행 포스트도 아니기 때문에 여러 명이 운영하거나 말 그대로 체험단 홍보를 위한 블로그가 아니었나 싶다. 나 또한 리뷰나 맛집 탐방을 위해 블로그를 검색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맛집 글보단 광고나 홍보성 리뷰 글이 많아서 숨겨진 찐 맛집을 찾기가 힘들다. 블로그 검색 시스템 때문에 맛집을 순위로 포스팅을 하는 사람들의 글이 상단에 위치하기 때문에 의지와 상관없이 볼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돼버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만큼 로컬 맛집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블로그 내에 있는 모든 글들이 이벤트나 광고글들이 전부인 블로그도 있었는데, 이것이 자신의 본업이나 부업이라면 그럴 수 있구나 싶었다. 사진의 각도와 글의 향기가 너무 프로페셔널 해서 내가 보기엔 조금 거부감이 느껴졌다.


3. 알 수 없는 글


말 그대로 의미를 알 수 없는 글들이 있다. 읽다가 내가 정신이 혼란해질 정도로 두서도 없고 내용도 없으며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글들이 많았다. 단어의 나열도 있고 문장이 되지만 뜻이 이해가 되지 않는 글도 있다. 정치적인 것 같으면서도 밑도 끝도 없는 글들의 조합도 있었다. 혹자는 난수표처럼 무언가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그냥 속된 말로 맛이 갔다고 해야 하나?


4. 공유 위주의 블로그


신문기사도 공유하고 자신이 쓴 글은 없고 수천 개의 글들이 뉴스 기사 공유로 이루어진 블로그도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기사 전부를 스크랩해서 올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잠자는 시간을 빼고 자신의 모든 시간을 블로그에 공유 글을 올리는데 사용하고 있었다. 유용하고 자신에게 쓰임이 있어서 공유를 하는 사람도 있지만, 블로그 유입을 위해선지, 그냥 모든 글이 공유로 이뤄진 블로그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잠도 자지 않고 하루에도 수십 개의 기사를 공유해서 올리는 정성은 놀랍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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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의 이웃이 늘어나면서 내가 보게 되는 특이한 블로그의 글들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웃 블로그 글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광고 블로그를 제외하고 리뷰 체험 글을 제외하고, 소소한 일상을 담은 글들 위주로 보다 보면 너무 재밌다. 나도 한 번씩 리뷰(?) 글을 내 돈 내산으로 올리지만 블로거들이 올리는 정성에 비하면 내가 쓴 포스팅은 저질스럽다. 오늘도 리뷰 아닌 리뷰글을 쓰고 있는데 솔직히 부끄럽다. (처) 먹을 생각에 사진을 찍지도 않았고 결국 다 (처) 먹고 나서야 빈 그릇을 찍는 수준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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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푸드 어셈블에서 구매한 우삼겹 한우곱창전골 밀키트를 팬심에서 쓰려고 하다가 글이 이상한 방향으로 가버렸다. 밀키트의 순서대로 만들어서 국물을 한번 맛보고 나서 그 이후는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다가 결국 사진을 남기지 못했다. 27000원이 아깝지 않았고 배달시켜서 먹었을 때 보다 대창의 양도 많았고 소고기도 많았다. 사실 나는 쿠폰 할인을 할 때 사서 만 원대에 구매했기 때문에 더 만족했던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이 정도의 양과 맛이라면 정가 그대로 살 생각도 있다. 물론 가격이 쎄기 때문에 고민이 되기도 한다. 소비자 기준으로 19900원이라면 너무나 매력 있겠지만 사장님이 힘들어지겠지. 넉넉한 대창에 진한 국물에 잡내 하나 없는 얼큰한 전골은 배달을 시켜 먹었을 때 보다 만족감이 좋았다. 요 근래 내가 먹었던 전골 중 최고였다.


오늘은 오랜만에 출근해서 OR 가서 E-ESD를 하느라 피로가 누적된 관계로 꿀잠을 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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