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유튜브 구독자 수가 왜 늘지?

by 돌돌이


https://www.youtube.com/channel/UCQhIMlNSdJFfbjB3y6SYxug


시우에겐 유튜브 채널이 있다. 친정과 시댁 식구들이 귀여워하는 손자를 매일 볼 수 있도록 시우의 일상을 올리고 있다. 그전에 우리 집 고양이 토리의 영상도 올리곤 했는데 가족을 제외하곤 보는 사람도 없었다. 영상을 편집해서 올리지 않았고 영상을 그대로 올린다. 찍자마자 바로 올리는데 30초짜리 영상도 있고 7분이 넘도록 밥만 먹는 영상도 있다. 시우가 토리랑 놀아주는 영상도 있고 자기 혼자 노는 영상도 있다. 토리 혼자서 그루밍하는 영상도 있고 시우랑 장난치는 영상도 있다. 어렸을 때부터 시우와 토리의 성장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곳이다. 주로 시우의 영상이 대부분이며 장모님과 어머니는 바로바로 피드백이 온다. 시우가 너무 귀엽고 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지만 집이 더럽다는 이야기도 한다.


사실 가족에게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어서 내 모습도 나오고 아내의 모습도 나온다. 시우가 있는 장소를 찍기 때문에 정리하지 않은 거실의 모습이 가장 많이 나온다. 찍고 있는 중간에 토리가 카메라를 지나가는 장면도 여럿 있다. 영상을 구독자에게 업로드한다는 개념보단 부모님에게 손자를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찍고 올리기 때문에 꾸밈이나 환경에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구독자 수가 늘기 시작하더니 어느덧 194명이다. 누가 왜 구독을 하는지 모르지만 내가 알고 있는 구독자 수는 10명이 안된다. 와이프, 어머니, 장모님, 처제, 사촌동생, 우리 병원 선생님... 정도. 그다음부터는 잘 모르겠다. 누가 왜 구독하고 보는지는 모르겠지만 구독자 수가 늘면서 올리는 영상의 양과 수준은 차이가 없다.


시우가 커가면서 사람들이 보는 것에 대해 어른들은 거부감이 있다. 구독자 수가 10명이었을 때는 나도 별생각이 없었고 토리와 시우와 함께 장난치는 영상들도 종종 올렸다. 아내와 시우가 같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은 아름답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영상으로 남기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의 시간들을 기록하는 공간으로 사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 의사와 상관없이 구독자 수가 늘면서 팬티를 입고 돌아다니는 모습(?) 따위를 쉽게 올리지 못하고 있다. 토리는 내가 손가락으로 장난을 치면 손을 무는 시늉만 하지 실제로 세게 문적은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이러한 영상을 올리면 어른들은 토리가 시우를 물거나 할퀴진 않을까 걱정하기 시작한다. 보통은 시우가 토리를 만지려다 힘 조절을 못해서 털을 한 움큼씩 잡을 때도 있으며 혼자 쉬고 있는 토리를 괴롭히기 때문에 우리는 시우의 안위보단 토리의 안위를 걱정하고 있다.


유튜브의 구독자 수가 늘고 주는 것과는 상관없이 시우는 여전히 귀엽고 토리도 여전히 사랑스럽다. 고맙게도, 아들이 엄마 아빠를 찾고 손을 잡고 걷는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기록하고 싶다는 욕심은 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서도 시우에게 이런 과정이 있었다고 이야기해 줄 거다. 얼마나 작았는지, 엄마 아빠 품에서 얼마나 해맑게 웃고 있는지, 시우를 보는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귀여워하고 예뻐해 주는지까지. 자신이 이렇게 소중하고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려 주고 싶다. 지금 아들에게 바라는 바는, 건강하고 밝게 자라는 것뿐이다. 물론 예의도 있고 착하게 자라길 바라지만 직업적인 측면이나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에 대해 욕심은 없다. 시우는 시우의 인생을 살면 되기 때문에 굳이 부모님의 기대치를 이야기하거나 강요하고 싶진 않다. 이렇게 우리 가족으로 와줘서 고맙고 우리의 삶을 더 풍부하게 바꿔준 존재로 감사하기 때문이다.



만약 시우가 학교에서 꼴찌를 하면... 흠, 그럼 아빠랑 같이 피아노 학원 다니자고 해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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