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면 이상한 게 아니라 제자리를 찾아가는 기분이다. 다시 십 원대로 복귀하는 기염을 토했다. 주식시장을 보는 것처럼 퇴근 후에 아들을 재우고(물론 아내가 재운다) 컴퓨터를 켜서 애드 포스트 수익을 보는 재미는 쏠쏠했다. 지난번 4000원이라는 금액을 찍고 나서부터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22원이라는 결과를 보며 느끼는 점이 많았다. 아쉽다는 생각도 들 수 있겠지만 글 쓸 거리가 생겨서 기분이 좋았던 것이다. 4월 14일부터 4월 20일까지 썼던 글들 보면 다음과 같다.
주식 이야기가 2개. 일하는 방법에 관한 글 하나. 카페 후기 하나. 정치적인 글 하나. 노래 감상평 하나. 애드 포스트 수익 글 하나. 주저리주저리 나열해 봤지만 제목만 봐도 재미가 없다. 글의 노출이나 클릭을 유도할 만한 껀덕지가 없다는 뜻이다. 매번 폰으로 블로그의 글을 보기 때문에 내 글의 조회 수를 보는 것도 새롭고, 이렇게 재미없는 글들을 꾸준히 써왔나 싶다. 내시경 관련해서 공부하는 글도 근래엔 올리지 않고 있으며 시우와의 일상도 자주 올리지 않고 이상한 것들을 올리고 있다. 그게 잘못됐다거나 문제가 있다는 뜻이 아니다. 보통 브런치나 블로그는 작가의 생각과 관점이 투영되어 글이 채워지는데 글을 쓰고 있는 내가 봐도 내 글의 패턴을 알 수가 없다. 일기장처럼 하루와 내가 느낀 바를 쓰고 있었다. 약간은 강제성으로 채워나가는 느낌이다.
시우가 잠에 드는 시간인 9시부터 아내와 나에겐 자유시간이 주어진다. 그 시간에 짬을 내서 쓰는 경우가 많고 정치 관련된 글들은 잠이 안 오는 밤에 뉴스 기사를 보면서 생각한 바를 적고 올리게 된다. 브런치와 블로그에서 내 글이 사랑을 받고 대박이 나는 것도 좋지만 그냥 넌지시 내가 생각하는 바를 던져두는 것도 좋다. 어떤 글들이 사랑을 받았으며 호응이 좋았는지도 알고 있지만 그냥 지금처럼 내가 생각하는 바를 쓸 것이다. 어떤 노래를 듣다가 좋으면 추천하듯 올리기도 하고, 사회에 불만인 무언가를 쓰기도 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주식의 현황도 써가면서 글을 채워나가고 싶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일기처럼 글을 쓸 순 없다.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공간에 내 속마음을 그대로 쓸 순 없는 것이다. 이러한 약간의 제약이 오히려 글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더 부드럽게 이야기하게 만들고 더 공감이 갈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EGO 덩어리들은 수시로 뛰쳐나가고 싶어 한다. 그것을 억누를 수 있는 것은 내가 배워온 학습의 효과도 있지만 최소한의 검열이라는 것도 있다. 그리고 가족은 그 테두리를 더 튼튼하게 만들었다. 나를 가로막는 벽이 아니라, 나를 지켜주는 울타리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울타리를 튼튼하게 유지하기 위해선 역시 가장인 내 노력이 절실하다. 이렇게 안전하게 글을 쓸 수 있는 환경이 고맙다. 그리고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통제하지 않는 사회가 고맙다.
P.S - 세상이 이렇게나 고맙구나. 아... 이러다가 주식도 올라서 세상이 너무 좋아지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