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보기엔 롯데가 더 파렴치한데?

by 돌돌이



사실 뉴스 기사를 보기 전엔 이런 일말의 이야기가 있는지도 몰랐다. 롯데는 2000년도에 107층 높이의 롯데 타워를 짓겠다고 약속을 하고 부산시로부터 임시사용 승인을 받았다. 2008년 영업허가를 내준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매년 임시사용승인 기간을 연장하며 운영해 온 것이다. 부산의 구도심인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에 주거시설과 호텔을 포함한 107층짜리 랜드마크 타워동을 짓겠다는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수익이 나는 백화점, 쇼핑몰, 영화관, 마트만 운영해왔던 것이다. 롯데 측에선 부산시에서 롯데타워 내에 주거시설을 포함시키지 못하게 하자 층수를 낮추겠다며 의견 차이가 커졌고 이후 공사가 2013년 중단됐다고 한다. 부산시 측에선 이후에 롯데 측이 시간만 끌며 롯데타워 건설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으며 백화점의 영업 이득만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롯데 측에서도 2019년에 56층, 이후 다시 올해 67층으로 높인 건물로 심의를 신청했다고 한다.



뉴스 기사를 보면 롯데백화점에서 일을 하는 3000명의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위험성에 대한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많았다. 기사를 하나둘 읽어보면서 느낀 바는 그동안 롯데는 부산시와 협의하고 약속을 했던 사항을 20년이 넘도록 지키지 않았다. 롯데가 임시로 부지를 써가며 수익을 내고 이득을 취해온 것에 비난이나 평가는 없었다. 건축 계획은 없고 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으니 부산시에선 올해 초에 최후통첩을 했다. 롯데 타워를 짓겠다며 1995년도에 땅을 사들였으니 27년이 넘도록 땅만 사두고 돈 되는 백화점만 짓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 아마도 30년을 채우고 지을 생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부산시에서 이걸 왜 계속 용인해 줬는지 모르겠다. 올해 초부터 부산시는 폐점 압박을 했으며 완성된 건물로 인정받지 않은 채, 임시사용으로 승인을 받아서 지금껏 사업을 유지해온 롯데의 장사 수완이 더 놀라울 뿐이다.


롯데가 정말 타워를 건설할 의지가 있었을까? 부산시에서 또 연장 허가를 내줄 거라고 믿고 배짱 장사를 한건 아닐까? 백화점을 가보면 고층 건물이 들어설 부지는 생각보다 넓지 않다. 정말 타워가 들어설 만한 공간인지도 모르겠고 백화점을 옆에 끼고 건물이 들어선다는 게 믿기지도 않는다. 단순히 터다지기만 하고 나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 왜 10년 가까이 아무런 이행도 하지 않으면서 버틸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약속한 타워 공사를 시작하더라도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 과거의 약속을 뒤로하고 사업이익이 없는 타워는 애초에 논의도 하지 않고 꾸준히 건물을 확장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었던 롯데백화점의 사업 수완을 보면서 나도 그에 걸맞게 행동하기로 결심했다. 롯데마트 대신에 이마트나 홈플러스를 갈 거고 롯데카드는 사용하지 않을 거다. 멀더라도 신세계 백화점을 가도록 하고 롯데와 관련한 것들은 거리를 둬야지.


P.S - 3000명의 실직자를 양산하게 만든 게 롯데 잘못인지, 부산시의 잘못인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공사를 재게 한다는 조건으로 부산시는 롯데 백화점을 허락하겠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롯데는 내 마음속에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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