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문장력이다]

후지요시 유타카, 오가와 마리코 지음. 양지영 옮김.

by 돌돌이

한동안 책을 끊었다. 어림잡아 매달 10권은 읽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책을 멀리하기 시작했다. 책보다 재밌는 것들이 많기도 했지만, 소진된 느낌을 받은 이후로는 의도적으로 책을 멀리했다. 그 이후로 5년 정도 책은 잘 읽지 않았다. 한 달에 2권 내지 3권이 내가 읽는 독서의 전부였다. 과거의 나는, 명망 있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다.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작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싶었던 거다. 나이가 들면서 작가라는 타이틀이 아닌 글쓴이란 명칭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글쓴이는 말 그대로 글을 쓴 사람이다.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으며 브런치에선 작가님이라는 호칭을 듣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목표는 일차적으로 이룬 셈이다. 다시 책을 읽으면서 허튼 글이나마 매일 쓰는 습관을 가지련다. 우선 읽은 책들의 요약을 남길 생각이다. 자기 계발서의 경우 요약본처럼 중요한 부분과 목차 부분을 채워 넣을 생각이며 에세이나 인문 사회 관련 책들은 내 생각과 느낌을 기록할 것이다.


도서관의 새 책 코너에 있어서 집어왔다. 내용이 충만하거나 궁금해서 봤다기보단, 빨간 표지에 강렬한 폰트가 마음에 들어서 선택했다. 책의 내용은 글을 쓰는 초심자에게 필요한 비법을 담았는데 초반의 내용은 곱씹을만하다. 일본 서적 특유의 번역투가 종종 나오긴 하지만, 이 책을 옮긴 양지영 님의 깔끔한 번역이 좋았다. 책 뒤편에는 헷갈리는 맞춤법 총정리와 우리말 띄어쓰기가 부록으로 삽입되어 있었다. 글을 더 잘 쓰고 싶은 사람들에겐 필요한 자료이기에 출판사의 센스가 느껴진다. 초반에 서술되는 7가지 글쓰기 규칙과 중간의 굵은 폰트의 글은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자기 계발서를 단순히 뽕 맞는(?) 기분만 느끼기 위함이 아니라, 이러한 정보를 체득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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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장은 간결하게 작성한다


작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글을 읽는 시대다. 이 말은 곧 정보가 간결해야 한다는 의미다. 2020년대, 조금이라도 길게 느껴지는 글은 아예 보지도 않을 것이다.


접속어(그래서, 그러나, 그러니까). 주어(나는, 그가), 지시어(그, 그것은, 이것은), 형용사(높은, 아름다운, 즐거운, 기쁜), 부사(매우, 굉장히, 아주, 상당히), 의미가 중복되는 단어(우선 처음에-> 처음에, 예상치 못한 해프닝-> 해프닝, 말에서 낙마하다->낙마하다)


-불필요한 단어를 삭제해 간결하게 작성한다

-한 문장은 60자를 넘지 않는다

-한 문장에는 하나의 메시지만 담는다


2. 매혹적인 글에는 형식이 있다


-역삼각형: 결론-> 설명

독자는 바쁘다. 읽기를 어디서 멈춰도 상관없도록 중요한 내용부터 먼저 쓰는 자세가 필요하다. 바쁜 독자에게 이는 매우 고마운 마음가짐이다.


-PREP형: 주장(point)->이유(reason)->사례(example)->재 주장(point)

설득력을 높이고 싶다면


-3단 형: 서론-> 본론-> 결론

형식을 알면 자신의 언어를 갈고닦는 여정을 최단거리로 좁힐 수 있다. 형식을 알면 형식을 깨뜨리는 일도 가능해진다



3. 레이아웃이 글의 분위기를 바꾼다


읽기 어려운 단어는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귀로 들어 알 수 있는 문장, 내 평생의 바람이다.


-여백은 읽기 편한 글을 만든다.

-레이아웃이 개선되면 문장의 리듬감도 좋아진다.


4. 반드시 고치고 다듬는 과정을 고친다


일필휘지로 작성한 글에서 높은 완성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이 문장을 앞으로 배치하는 게 나을까, 뒤쪽으로 옮기는 게 나을까?를 고민하며, 글을 자르고 붙이는 과정을 거쳐야 그나마 읽을 만한 글이 된다.


원고를 완성할 때는 며칠 간의 숙성 시간이 필요하다. 원고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 자신의 글을 타인의 글로 보는 힘이 생겨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


-시간을 두고 다시 읽는다

-프린트해서 다시 읽는다

-소리 내어 읽는다

-다른 사람이 읽어 주는 문장을 듣는다



5. 쉬운 단어를 선택한다


-어려운 단어는 쉬운 단어로 바꾼다

-전문용어는 설명을 덧붙인다

-애매한 단어는 쓰지 않는다



6. 비유와 예시를 적극 활용한다


-가장 활용하기 편한 수사법은 직유법, 은유법, 의인법이다

-직유법과 은유법을 구분하여 적절하게 사용한다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7. 접속어는 자동차의 방향지시등과 같다


-정확한 접속어 사용은 가독성을 높인다

-역접 접속어가 필요한 순간은 따로 있다

-접속어는 각 이야기의 줄거리를 만들어 준다


8. 아이디어가 생각날 때마다 메모하고, 노트에 적는다


9. '정확성'은 글쓰기의 기본이다.


10. '훌륭한 문장'은 반복해서 읽는다


11. 주어와 서술어는 한 쌍이다


-주어와 서술어는 가능한 한 가깝게 둔다


12. 사전을 활용해 어휘력을 키운다


13. 쉼표와 마침표를 대충 찍지 않는다


14. 단락은 자주 바꾼다


15. 일단 많이 써본다


-시간을 정해 놓고 매일 쓴다

-잘 썼든 못 썼든 스스로를 격려한다


16. 가독성을 떨어뜨리는 수식어는 고친다


-비즈니스 문장에서 형용사와 부사는 가능하면 숫자로 바꾼다


17. 머리말은 마지막까지 신경 쓴다


=>6가지 머리말 패턴


대화나 소리부터 시작한다

제목과 반대되는 내용을 쓴다

움직임이 있는 상황으로 시작한다

질문을 던진다

격언과 명언을 사용한다

단문으로 마친다


명저라고 일컫는 책을 잔뜩 모아서 머리말만 읽어 보라. 생각했던 것보다 배울 점이 많다.


18. 독자를 강하게 의식한다


-단 한 사람을 타깃으로 설정한다


19. 은/는 과 이/가를 구분해 쓴다


-처음 말하는 내용일 때 '이/가', 그 내용을 다시 말할 때 '은/는'을 쓴다


20. 훌륭한 문장을 베끼어 쓰고 모방한다.


21. 글의 연결고리는 나중에 생각해도 된다


-처음부터 완성된 문장을 쓰겠다는 생각을 버려라


첫 번째 줄을 쓰면 두 번째 줄을 쓸 수 있다


22. 확실한 테마를 정한다


23. 문장의 끝을 통일 시킨다


24. 에피소드를 적극 활용한다


25. 구성요소를 먼저 생각한다


26. 단어가 중복되지 않도록 한다


27. 제목은 내용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이다


28. 글은 곧 그 사람이다


29. 같은 주어가 반복되면 일단 생략한다


30. 문장 훈련이 곧 사고 훈련이다


생각을 쓰기보다는 쓰면서 생각을 분명히 한다는 게 올바른 표현이다.


-쓰는 행위가 곧 생각하는 행위다

-글 쓰는 작업을 반복하면 자신만의 답을 찾을 수 있다.


31. 테크닉에만 집중하면 흔한 문장을 쓰게 된다


32. 가장 좋아하는 문장을 찾는다


33. '지적 생산술'로 독창성을 높인다


34. 외국어 사용은 최소화한다


35. 공식 문서는 문어체로 작성한다


36. 비즈니스 메일은 간결함이 생명이다


-업무 메일은 제목과 처음 세 줄에서 요점 파악이 끝나도록 간결하게 작성한다


37. '쓰는 이'와 '읽는 이'의 개념이 같도록 기준을 정한다.


38. 재미있는 글을 만든다


39. 논리적 근거를 제시한다


-신뢰성이 높은 숫자나 데이터를 제시한다

-전문가의 견해를 빌린다

-자신의 경험담을 말한다

-누구나 알 만한 사람의 사례를 소개한다

-책이나 신문 논문 등의 자료를 인용한다


40. 현재진행형 문장은 글에 생동감을 불어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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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사족을 달고 싶은 목차와 내용도 있었지만, 베스트셀러 서적에서 좋은 비법을 뽑아 만든 책이기에 크게 불호는 느끼지 못했다. 빨리 읽혀서 좋았고 쉬워서 좋았다. 훌륭한 문장은 베껴 쓰고 반복해서 읽어야 한다. 내가 좋아했던 이문열 작가의 젊은 날의 초상과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기로 결심했다. 돌아가신 이윤기 님이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는 책이 닳도록 읽었다. 그런 의미에서 다시 한번 시간을 내서 천천히 읽어 봐야겠다. 결혼과 직장 생활, 육아를 하면서 시간이 없을 것이며 책을 읽을 시간은 부족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핸드폰을 내려놓으니 나에겐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는 대지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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