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시워터

by 돌돌이


내가 가는 마트에 있는 주차장 가드레일에는 배우 윤균상이 알 수 없는 포즈와 표정을 지으며 폼을 잡고 있는 사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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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등에 빛이 반사되어 약간 하얗게 보이지만 딱 봐도 촌스러움이 느껴진다. 흔히 포카리스웨트나 게토레이같이 이온음료 광고에 흔히 보이는 자세였다. 광고 뒤에 물방울이 떨어지는 파란 배경에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은 모델과의 조화는 전혀 맞지 않다. 그리고 배우 윤균상이 이를 꽉 깨물고 결의에 가득 찬 채 짓고 있는 저 표정은 무얼 이야기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최소 20년은 전에 만들어진듯한 저 포스터는 1년도 되지 않아 보였고 마트 주차장에 자주 보여서 한 컷 사진을 남겼다.


후시워터는 친환경 기업이라고 스스로 소개하고 있는 후시크리에이티브가 종이팩인 테트라팩이라는 것을 사용해서 신선하고 안전하게 마실 수 있도록 만든 미네랄워터였다. 추가로 검색해보니 후시워터 수익금의 50%를 친환경 블록체인 화폐를 시장에서 매입해서 세계 자연보전 프로젝트를 지원한다고 한다. 애초에 친환경 블록체인이라는 것은 무엇이며 수익금으로 그것을 매입하는 건 또 무슨 일인가? 이상하지 않은가? 블록체인 시장은 어느덧 도박판이 돼버린 지 오래다. 실체가 없고 가치가 고정적이지 않은 블록체인 시장엔 대부분 한탕 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코인판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그때의 한탕주의를 잊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 후시워터에서 지원하고 협업하고 있다는 곳은 W재단이라는 곳인데 공익 재단법인 국제구호기관이며 기획재정부 지정지정기부금 단체라고 명시되어 있었다. 주로 세계 자연보전 프로젝트를 지원하며 세계 기후에 변화에 노력하는 곳인가 보다 싶었다.


후시크리에이티브(주) 대표가 이욱이고 W재단 이사장도 이욱이라는 사람이니 같은 사람이 하고 있나 보다. 후시앱과 후시워터 홍보 글들이 블로그와 기사에 종종 보이지만 공익 재단법인이 물건을 만드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건가? 굳이 W재단이라는 국제구호기관이라고 이야기하는 단체에서 만드는 것이 더 먹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찝찝한 느낌은 확실히 있다. 이 모든 일들이 세계 자연을 보전하기 위함이고 건강한 환경을 후손에게 보전하겠다는 일념 하에 내린 결론이겠지만 프로불편러의 눈에는 모든 것이 비뚤어지게 보인다. 내가 기자도 아니고 그들이 사업 구상과 노력에 대해 왈가왈부할 건 아니지만 이왕 모델을 쓰기로 했으면 외주를 줘서라도 제대로 만드는 게 낫지 않나 싶다. 시대가 2020년인데 저 포즈에 폰트에 스타일에 느낌은 도저히 못 봐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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