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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경국 Jan 06. 2024

다이어트를 하면서 과자 쇼핑에 눈을 떴다.

몽쉘의 당류가 기준이 되는 과자 쇼핑

  다이어트를 하면서 쇼핑을 자주 하게 되었다. 내가 옷이나 장신구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패션에도 큰 관심이 없었으니 남은 건 먹는 것뿐. 아내가 임신하고 당분 섭취에 신경 쓰다 보니 당 함량이 작은 간식류를 사게 되었다. 다이어트를 하는 나 또한 당과 칼로리를 보게 된 것이다. 당과 칼로리가 작은 것들을 고르는데 특히 스낵코너에선 누구보다 ‘엄근진’으로 들여다본다.

[여기 봐. 은근히 팝콘이 당이 많고 칼로리가 높다니까. 캐러멜팝콘 얘는 몽쉘 몇 개 분량인데?]


[이거 이거, 당류가 30g? 안 되겠구먼.]


 우리는 누구보다 매의 눈으로 당함량과 칼로리를 본다. 몽쉘 하나의 당함량은 9g이다. 모든 과자는 몽쉘과 비교한다. 당을 섭취하면서 로또의 배둘레가 커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아내는 당함량을 따지게 되었다. 나도 건강검진의 당수치와 체중을 보고 나서부터 다이어트를 마음먹었다. 그리고 과자를 포함한 음료를 줄이는 것을 첫 목표로 삼았다. 이러니 당이 많이 들은 음식들도 퇴출될 수밖에. 물론 먹고 싶은 과자를 그냥 사기도 한다. 대신 몇 번에 나눠서 먹는 것이다. 과자 소분해서 먹는다는 짓은 예전에는 있을 수 없었다. 음료를 먹어도, 과자를 먹어도, 카페에서 빵과 케이크를 먹어도 남은 것 없이 말끔히 먹어 치웠다. 건강을 해치는 것이라는 것도 모른 채…


감자과자는 당류가 낮지만 지방이…


 오늘은 마트에 들러서 스낵코너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이어트를 하기 전보다 더 오랜 시간을 성분표를 보고 칼로리를 확인해 가며 고르는 것이다. 예전에는 과자를 고르는 것이 하나의 일상이었지만, 지금은 의미가 바뀌었다. 과자의 종류를 보고 선택하는 행위가 주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쇼핑중독의 느낌이 이럴까? 한 달이 넘도록 좋아하는 과자를 하루에 3점 이상 먹지 않았다. 이날은 치팅데이의 일환으로 먹고 싶은 과자를 사기로 했다. 아내는 조금씩 먹으면 되지 않냐며 나에게 묻기도 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알고 있다. 내 의지력은 조금씩 먹는 행위가 더 어렵다고 단연코 이야기한다. 그냥 한번 제대로 먹고 중단하는 것이 쉽다. 과자를 중간에 끊는 것은 술을 반잔만 마시고 담배를 반까치만 태우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사브레가 이렇게나 작아졌다.

 

 마트에서 파는 초밥을 사고 꿀꽈배기, 맛동산, 사브레, 포테이토칩을 샀다. 밥을 먹고 나서 나눠먹긴 했지만 과자 두 개를 다 먹고 남은 과자 두 개도 절반 가까이 먹었다. 이렇게 밥을 먹고 과자를 먹은 적은 두 달 만에 처음이었다. 이렇게 행복하다니. 이렇게 입이 즐겁고 기분이 좋다니. 하지만 오늘을 끝으로 당분간 과자는 입에 대지 않을 거다.


P.S - 이날은 아들이 제일 신났다. 과자를 종류별로 먹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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