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현재 유지어터로 생활하고 있다. 많은 시간과 정열을 다이어트에 쏟다 보니 글을 읽고 쓰는 일을 등한시한다. 하고자 하는 바가 있다면 능히 할 수 있건만,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변명을 하자면, 둘째가 다음 주에 태어날 예정이고, 이번달 말에 이사를 갈 것이며, 새로운 차를 계약했다. 남들은 몇 년에 걸쳐하는 일을 2월 달에 몰아서 했으니 바쁘다는 변명도 할 법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계획해 온 일들을 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맞지 않는다.
둘째 출산 준비, 대출 확인, 이사업체 선정, 시스템 에어컨 설치, 인테리어, 도배, 청소, 침대를 포함한 가구 구입, 매트시공, 기존 에어컨 이전등. 앞서 언급한 것들을 제외하고도 손이 가는 것들이 많다. 만삭인 아내가 하긴 어렵기에, 내가 일을 맡아서 하고 있다. 대부분 점심시간과 퇴근 후에 알아보고 준비를 하는데, 시간도 부족하고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아들은 놀아줄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고, 임신한 아내도 의지할 남편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나라는 사람이 해야 하는 일들과 역할이 늘어나다 보니 나 또한 지쳐 갔다. 그 와중에 체중을 유지하려고 하니 기력이 다 빠져버릴 수밖에.
이러한 생활을 하다가 남아날 것 같지 않아서 연차를 사용하여 쉬고 있다. 3월 3일까지, 3주를 넘게 쉬면서 밀린 일들을 할 생각이다. 그리고 설 연휴부터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아내의 불평과 아들의 육탄공격(?)을 받아들일 수 있다. 조만간 아내가 조리원에 들어가면 아들과 1 대 1로 대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아내 없이 아들과 단둘이 잘 보낼 수 있을까? 일을 하면서 이사를 준비하는 것보다, 아들과 단 둘이 보낼 주말이 더욱 두렵다.
어린이집이라도 가면 낫건만, 아내가 조리원에 있는 기간은 아들의 어린이집 방학과 겹친다. 주말에는 부모님 댁과 장모님 댁에서 하루씩 보내고, 평일에는 아들이 좋아했던 곳들을 가며 함께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 와중에 이사 갈 집을 확인하고 인테리어와 화장실 수리를 직접 체크해야 한다. 할 수 있을까? 아니, 해야 한다. 내가 한 선택에 대해 불만을 가져 봐야 소용이 없다. 시간은 언제나 답을 줄 것이며 하다 보면 아내는 사랑스러운 로또와 함께 올 것이다. 점점 더 내 삶은 좋아지고 있으며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 시간이 넘도록 내시경으로 조기 위암을 절제할 때보다 감기 때문에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아들과 단 둘이 집에서 노는 시간이 더욱 어렵다. 나는 믿는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둘째와 아내가 건강하게 올 것이며, 이사 갈 집도 완벽하게 정리될 것이다. 3달 후에 나올 우리의 패밀리카는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그리고 다시 브런치에 글을 쓸 것이다. 꾸준히 걷다 보면 목적지에 가까워진다. 비록 길을 잘못 들더라도 아름다운 꽃을 보는 행복을 느낄 수 있으니까. 포기하지 말자. 멈춰있지 말자. 감사해하고 지금처럼, 그리고 미래를 그리며 살아가야지.
P.S - 주저리주저리 적었지만, 돌아올 독박육아는 무섭습니다. 이 땅의 엄마 아빠 모두 리스펙트. 우리 모두 자랑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