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by 돌돌이


3일 만에 아들을 보았다.


그리고 일요일을 함께 보냈다. 엄마가 없으니 당연히 말을 안 듣고 투정도 많이 부린다. 유튜브를 더 보여 달라하기도 하고 자야 하는 시간을 훌쩍 넘어도 잘 기미가 없다. 더 놀 거라며 꼬장을 피우기도 한다. 잘 놀다가 자기가 장기자랑에서 했던 영상을 보여 달라고 한다. 노래를 틀어달라고 해서 틀어주면 이게 아니라며 불만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굴러다니는 아들

12시가 넘은 시각. 평소라면 자신의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겠지만, 지금은 거실에서 나랑 함께 누워서 자고 있다. 일본을 다녀오고 몇 달간 우리 가족이 함께 잔적이 있었다. 호텔에서 셋이 함께 자는데 시우가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분리수면을 일찍 해서 시우는 혼자 잘 자곤 했다. 그런데 일본 여행 이후부터는 여름을 핑계 삼아 거실 에어컨 밑에서 옹기종기 모여 잤었다. 가을부턴 시우는 자기 방에서 자기 시작했고, 5개월 만에 아빠랑 거실에 함께 누웠다. 그런 아들이 한마디를 한다.


[엄마는?]


엄마는 조리원에 있다가 올 것이고 아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이제 만 3살을 바라보는 아들이 엄마의 부재를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다. 영상통화를 하고 사진도 보지만 아들은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울다가 엄마가 보고 싶단 말을 한다. 말을 안들을 시기라지만, 엄마가 보고 싶다는 대답에 눈물이 핑 돈다. 당연한 사실이 왜 이리 감동을 주는지. 아들은 나를 안으면서 아빠가 보고 싶었다며 몇 번을 이야기해 준다. 이모랑 할머니가 있어도 아빠의 빈자리는 채울 수 없었나 보다.


아들을 3일간 보지 못했다지만, 평소에는 화를 내고 혼을 냈을만한 일들도 참게 된다. 오냐오냐 하는 게 아니라, 아들의 눈을 더 바라보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소중함을 느낀다. 아빠랑 계속 같이 놀지만 아들은 더 놀고 싶다. 잠을 참아가며 노는 것이다. 아빠랑 병원 놀이를 하고, 맥포머스 자석 놀이를 했다가 공룡 놀이를 한다. 보드판에 그림을 그리고 놀다가 풍선놀이를 한다. 일을 하지 않고 있어선지, 아들의 에너지를 받아 줄 수 있었다. 일을 할 땐 휴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는데, 지금은 오롯이 아들을 볼 수 있다. 내일이면 다시 혼을 내고 소리를 지르는 일상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아들과 보낸 시간은 충만함 그 자체다. 부족함이 없이, 아들과 일상을 주고받으며 엄마 몰래 초콜릿을 먹다가 평소보다 늦게 자며 누워서 장난을 친다. 이런 게 행복 아닐까?



P.S - 가운데 손가락을 다친 아들 …다른 뜻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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