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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라는 게

by 돌돌이

글이라는 게, 써 버릇하지 않으니 삶에서 멀어지게 된다. 몇 달을 쓰지 않다가 퇴근 전에 갑자기 쓰겠다며 핸드폰을 매만지고 있다. 변명은 끝이 없다. 피곤해서, 헬스를 가니까, 주말에 놀러 다녀서. 시간은 있지만 피곤하고 싶진 않다. 누워서 졸거나, 폰을 보고 자기 전에 웹툰을 보며 멍 때릴 뿐이다. 도파민이 도는 순간이 지나면, 허무함이 찾아온다. 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도 피로는 풀리지 않는다. 독서도 하고 신문도 읽지만 그것은 일상일 뿐.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 또한 일상이었다. ’내일 쓰지 뭐‘라는 마음이 자리 잡으니 글쓰기는 일상에서 사라졌다. 폰으로 글을 쓰는 것과 유튜브를 보며 깔깔 거리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전자는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행위지만, 후자는 소비하고 수용할 뿐이다. 아무 실없이 웃고 떠드는 농담과 개그 유튜브를 보면서 긴장을 풀기도 한다. 의미 없이 장난치는 그들이 부럽기도 하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같이 낄낄 대며 보다 보면 하루가 지나간다. 웃을 때는 즐겁지만 보고 나면 입맛이 쓰다.

가능한 헤어인가?


역사, 철학, 인문학을 풀어주는 유튜브는 뒷맛이 쓰진 않았다. 배운다는 느낌과 성장하고 발전하는 과정이 좋았다. 성장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시간을 쓸 기력이 줄어든다. 깔깔 거리는 것은 기력을 소비하지 않기에 무의식적으로 손이 가나보다. 아이들은 커가면서 아빠에게 바라는 요구와 장난 또한 커지지만 나는 기력이 쇠하고 있다.


주제를 정해서 하나의 글을 쓰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작은 핸드폰 자판에서 오타가 나지 않도록 한 번에 누르는 것이 더 어렵다. 어렵지 않지만 귀찮게 느껴지기에 글쓰기를 멀리 하는 것 같다. 차라리 어려운 무언가를 해내면 더 뿌듯할 텐데. 내가 쓰는 글을 누가 볼 것 같지도 않고, 나 혼자 떠드는 것은 일상에서도 충분하다 보니 글을 쓰지 않았다. 의미가 없더라도 꾸준히 써나가다 보면 무언가는 나오겠지라는 마음이 사라지니 재미가 없구나.


넋두리는 이것으로 끝.


p.s - 내일은 글을 쓰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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