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지피티에 물어보세요
ERCP를 하루 종일 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지친다. 특히 한 시간 가까이 시술을 하는 경우는 시술자도 지치고 환자 또한 지친다. 수면으로 하더라도 불편하고 힘들 텐데 잘 참아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오래 걸리는 시술이나 어려운 케이스인 경우에는 시술방에 들어오기 전에 내가 먼저 이야기한다.
[ooo님. 어제 잘 주무셨습니까?]
[아니요. 긴장이 돼서 잠도 못 잤죠. 코 고는 사람도 있고.]
[그러면 이번에 시술할 때 잘 주무시면 되겠네요. 아시다시피 우리가 플라스틱 관을 넣을 건데 기존 거는 제거하고 지난번처럼 여러 개 넣을 겁니다. 수술하는 것보단 낫죠? 협조가 필요합니다. 불편하시더라도 함께 도와주시면 잘 끝날 겁니다.
[아이고 선생님 감사하죠.]
시술은 잘 끝났다. 기존에 넣었던 플라스틱 관을 4개 제거하고 6개를 거치한 것이다. 이전에는 접근하지 못했던 간내담관 까지도 스텐트를 거치시킨 것이다. 같이 일하는 간호사가 나에게 묻는다.
[선생님. 이번에 스텐트 6개 넣은 사람은 왜 저렇게 많이 넣은 거예요?]
이렇게 기초적이고 당연한 걸 모르냐고 혼낼 순 없다. 모든 질문은 이유가 있고 그 이유를 답하다 보면 나도 공부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다.
[우선 저 사람 LC환자입니다. 담즙배액 안되면 어떻게 되는지는 알 거고. 알거라 믿고 우선 ccc가 뭐예요. 오케이 암튼 그 ccc 타입이 있잖아. Bismuth type이야기했던 거 기억나?]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오케이. klatskin tumor 환자 오후에 ercp 두 명 예정이니까 잘 보고. t아까 나랑 교수님이 이야기한 거 기억나? type이 어떻고 이번에 2번에 들어갔다고 했잖아. 보통 2번엔 넣지 않지만 이 사람은 왼쪽이 막혀 있어서 뚫어주기 위해서였거든. IHD stone이야기 종종 듣잖아. 3번이다 이런 건 좌측 간내담관이라는 거고. liver segment 몇 개야?]
[…]
[오케이. 우리가 한건 좌측에 스텐트를 넣은 거야. 플라스틱 스텐트를 넣은 것은 배액을 위한 것이지만 스트릭 쳐가 있으면 스텐트로 확장키는 거고. 메탈스텐트는 제거하기도 어렵고 터미널일 때 주로 써. 출혈이 있거나 Y stent 할 때도 쓰지만, 기대여명이 아직 길거나 협착부위가 명확하고 가이드 접근이 가능한데 굳이 메탈스텐트를 쓸 필요는 없지 않을까? 두께로 봐도 erbd plastic stent 6개면 메탈스텐트 10mm 두께가 될 거야. 물론 시술의가 결정할 일이지만. LC의 특성을 알면 우리가 왜 왼쪽을 스텐트로 열어줬는지 알 수 있지.]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하니 말이 또 길어진다. 다음 환자 시술을 해야 하니 나도 결국 필살기를 쓴다.
[나랑 교수님이랑 나눴던 대화는 그대로 챗지피티에 물어보세요. 그럼 무슨 뜻인지 다 알려줘요. 나보다 친절하게 무엇보다 질문도 안 하고 얼마나 좋아. 물어보다가 궁금한 게 있음 다시 물어보세요. 우리 시술 빨리 끝내고 정퇴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