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게 없다?

아프리카에서 배우는 코로나 시대 삶의 방식

by 그랑바쌈

지난 3월 코로나19의 기세가 유럽과 미국을 강타할 때 모두가 아프리카를 걱정했다.

유럽, 미국, 중남미, 그 다음은 아프리카 대륙이 될 것이라 했다.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빈곤과 온갖 질병에 시달려온 검은 대륙.

보건의료 기반이 취약해 코로나19에 속수무책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나역시 그랬다.


12월, 북반구에 겨울이 찾아와 3차 대유행이 시작된 지금 아프리카의 상황은 좀 다르다.

언론도 그렇고 교민들의 소식에서도

아프리카는 잘 지내고 있단다.

이 바이러스의 예민한 전염성을 감안할 때 아프리카에 코로나가 자연소멸했을리는 만무하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생활의 변화를 들여다보면 답이 보인다.

하루 20만명이 확진되는 미국에서나 그럭저럭 선방하고 있는 한국에서나, 코로나가 큰 위협으로 다가온 것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서라기 보다는 그 존재가 일상 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해외로 여름휴가를 갈 수 없다. 추수감사절에 고향에도 못간다. 결정적으로 크리스마스 파티를 못한다니 이건 너무 하잖아(미국사람들이 일년내내 열심히 일하는 이유가 이 세가지 때문이라는데)


대조적으로, 아프리카는 코로나 이후 삶의 풍경에서 달라진 모습을 그다지 찾아보기 어렵다.

가난한 아프리카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일이 없다. 심지어 돈이 있어도 비자가 잘 안나온다.

해외여행이란 걸 해본 적이 없으니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힌 게 대단한 일이 아니다.

원래부터 찾아오는 외국인관광객이 없었으니 프랑스나 이탈리아처럼 관광수입이 줄어 휘청할 일도 없다.

(케이프타운, 킬리만자로, 세렝게티 이런 극소수 관광지는 제외하고)

여객수송과 달리 화물수송은 전과 변함이 없어 생필품 공급이 줄어들 일도 없다.

영화도, 고급레스토랑도, 골프장, 수영장도 아프리카인들의 여가생활과 거리가 멀다.

흙밭에서의 맨발의 축구는 코로나 시대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노인인구가 적어 코로나19 증상이 거의 드러나지않는다.(못믿겠지만 평균연령이 19세)

말라리아, 뎅기, 에볼라 등 치사율이 높은 질병들이 많아 코로나가 힘을 못쓴다. (어디 감히 코로나 따위가)

연중 기온이 따뜻해 북반구에 비해 코로나 확산이 더딘 것도 한몫했다.


기본에 충실한 삶.

코로나로 방해받지 않는 아프리카의 풍경이다.


너무 많은 양념과 향신료에 취해있다가

이제 더이상 그것들을 쓰지 못할때 느끼는 공허함.

그것이 코로나시대 선진국, 자본주의 사회의 가진 자들이 느끼는 코로나블루가 아닐까.

이 얼마나 공평한 바이러스인가?

돈이 있어도 소비로 과시할 수 없으니.

수백수천 돈 들여 성형미인이 되어도 마스크로 예쁜 얼굴을 가리고 다녀야하는 세상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백만원짜리 저녁을 우아하게 즐기지도 못한다.

모두가 움츠려 들고 숨기에 바쁘니 동경의 눈으로 쳐다봐줄 관중이 없다.

좋은 음식 배달해서 먹을 수 있다는게 위안이 될까?

설국열차의 앞 칸에서 스테이크를 썰고 고급 와인을 마시면 뭐하나.

결국 위태하게 달리는 열차 속에 갇힌 것은 뒷칸이나 매한가지인 것을.


"마사이족을 감옥에 가두면 곧 죽어.
그들은 오늘만 살거든.
내일을 기다리지않아.
지금 갇혀있는 건 곧 죽음이지"


영화 아웃오브아프리카(Out of Africa)에서 남자 주인공이 한 얘기다.


당신도 나도, 백신과 치료제가 나오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산다.

과연 돌아갈 수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을 기다리며

오늘을 그저 견디는게 행복일까.

문득 그곳이 그립다.

오늘 하루가 인생의 전부였던 그날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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