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박물관
루브르박물관은 그 자체로 수장고(귀중한 것을 고이 간직하는 창고)처럼 보였다. 소실점으로 줄줄이 이어져 매 작품마다 집중해서 감상하긴 쉽지 않다. 루브르박물관을 관람할 때 예술 작품이 있는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두지 않으면 헤매기 십상이다. 루브르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고대 작품은 밀로의 비너스가 있다. 황금비율을 자랑하는 9등신의 조각상 ‘밀로의 비너스(Venus de Milo)’는 에게 해의 밀로 섬에서 발견되었다. 애석하게도 밀로의 비너스의 양팔이 잘려져 있기 때문에 그녀가 앞으로 살짝 내민 우아한 한쪽 손이 본래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영원한 수수께끼다. 전 세계에서 몰려 온 관광객들이 ‘미의 대명사’, ‘미인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이 작품 앞에 문전성시를 이룬다.
두 번째로 말이 필요 없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그린 ‘모나리자(Mona Lisa)’를 찾아갔다. 드농관에 위치한 모나리자는 여인의 이름이 아니라 ‘마담 리자’ 정도의 뜻이다. 77*53cm 사이즈. 실제로 보니 아담한 크기라서 키 큰 유럽인들의 뒤에서 까치발을 들어야 겨우 볼 수 있었다. 모나리자는 윤곽선을 부드럽게 하는 스푸마토기법(Sfumato)을 사용하여 모나리자의 눈매와 미소가 한층 오묘하면서 부드러워 보인다. 키 큰 사람들 사이를 겨우 비집고 들어갈 수 있었다. 살며시 미소를 지은 듯도 하고, 사뭇 슬퍼 보이기도 하는 그녀의 얼굴을 할 수 있는 한 자세히 보게 된다.
루브르에 동행했던 안토니오는 양손을 들어 자신의 양눈썹을 가리며, 장난스럽게 모나리자 흉내를 내기도 한다. 루브르를 나설 때 한번 더 모나리자를 만나러 갔다. 내 발길을 다시 끌어당긴 것은 그녀의 '눈썹'이다. 눈썹이 없기 때문에 알쏭달쏭하고, 시간을 할애하여 다시 보게 되고, 어느 순간 이 그림에 매료되었다고 판단하게 만든다. 화가가 끝내 마담 리자의 눈썹을 완성하지 못한 것은 어쩌면 미필적 고의(未必的 故意)였으리라. 눈썹이 없는 <모나리자>와 두 팔이 없는 <밀로의 비너스>의 공통점은 '결여'이다. 완벽한 상태가 아닌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감상자들의 상상력으로써 더 아름답다. 사람도, 지극히 완벽해 보이거나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은 매력이 덜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