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인도의 Blue City 조드푸르에서는 모든 건물이 푸른색으로 치장하고 있었다. 장난감 집들을 보는 기분이었다. 하늘색에 가까운 묽은 색의 집들이 빼곡히 도시를 채우고 있었다. 메헤랑가르 성에서 나는 파란 도시를 바라보며 온건한 바람을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해보는 것으로 이뤄진 것 같던 인도여행이었다. 지평선이란 것이 마냥 놀라웠다.
"저것봐. 지평선이야!"
하늘과 땅이 맞닿는 일직선의 지평선은 흐릿하게 하늘의 색을 띠고 있었다. 조드푸르에서의 지평선으로부터 파란 색소의 바람은 꾸준히 불어오는 것 같았다. 거기서 시작된 파란색 염료는 바람을 타고 조드푸르로 번지고 있었다. 어쩌면 조드푸르가 파란 내력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는 더 낭만적일지 모른다. 광막한 대지의 저 지평선과 많은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만 추측해 볼 밖에.
조드푸르의 시장통에서 자신을 브라만이라고 밝힌 어느 사내로부터 손금 속의 미래를 점치기도 했다. '달'이 나를 수호해주는 데 지금은 그 달이 가려져 있다고 했다. 몸에 지니고 다니라며 얀트라의 모습이 노트에 그려지고 있었다. 마치 그렇게 운명이 그려지는 것처럼 느리지만 단순한 초승달 모양이 제 모습을 갖추었다. 초승달 모양의 얀트라는 목걸이가 되었다. 안주나 벼룩시장에서 발견한 스타루비를 델리고 가져와 목걸이를 주문 제작했다. 스타루비를 가만히 바라보면 빛이 둥근 면에 반사되서 별무리가 일어났다. 바이올렛의 반투명한 구슬 속에서 별이 뜨고 초승달이 별을 품고 있었다. 마음에 들었다.
"yantra will help you.(얀트라가 도와줄거야.)"
그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믿고 싶게 만드는 그 말의 속성과 스타루비의 빛깔이 좋았다. 광활한 이 나라의 대지는 끝이 없었다. 조드푸르의 풍경은 하늘과 만나는 경계에서도 끝은 아니었다. 하늘과 접해야 하는 것이 지평선 그 스스로의 운명인 것처럼 시야를 더 멀리로 이끌었다. 그 속에서 지금은 가려져 있다던 내 운명의 '달'을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