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0. 내게 클래식은
벌써 이십여 년이 훌쩍 지났다.
콘서트와 다큐멘터리 영화를 통해 그의 음악을 접하면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팬이 되었다.
바이올린을 배우게 된 동기부여를 준 그는, 특정 배우나 가수의 팬이 된 적 없던 내게 첫 번째 스타가 되었다.
언제였을까, 그날의 공연도 숨이 차게 멋졌다. 공연 후 사인회에 길게 늘어선 줄에서 조바심을 내던 기다림 끝에, 현란하게 바이올린 현을 다루던 섬세한 손가락으로 앨범에 사인을 해주던 그의 해맑은 웃음이 떠오른다.
그렇게 처음으로 앨범에 사인을 받은 이후, 에네스콰르텟의 "베토벤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 공연에서 마지막으로 그의 자서전 <나와 당신의 베토벤>에 사인을 받았다.
매번 콘서트가 끝나면 길게 늘어선 줄이 자꾸 나를 부르는 것 같지만, 나는 그저 연주를 들었다는 기쁨을 간직한 채 돌아오곤 한다. 일초라도 연주의 피로를 풀고 쉬는 시간을 갖게 해주고 싶은 마음과, 사인을 받는 동안의 설렘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이들에게 그 순간을 양보하고 싶어서이다.
그레미 수상 후 한국 공연이 많이 줄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자주 와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그가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