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TI 만큼이나 다양한 업무방식
얼마 전 한 기업에서 채용할 때 MBTI를 물어보는 문항이 있어서 화제가 됐다.
나는 mbti를 아이스 브레이킹용으로만 썼지
매번 말끝마다 "나는 mbti 0000라서.."라고 말하는 사람들과 대화하는 게 썩 달갑지 않았다.
전 세계인구가 70억명이 넘는데, 사람을 16개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았다.
그럴만도한 게 나는 MBTI 검사 할때마다
i-e, n-s, t-f, p-j 계속 바뀌었다.
i로 태어나 e가 되고 싶었던 나는 무던히 노력해서 외향적이라는 소리를 듣게 되었고,
계획적으로 사는 j였던 난
자유분방함으로 똘똘 뭉친 p를 동경하다보니 즉흥적인 면이 생기기 시작했고,
항상 꿈을 쫓아 사는 n이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실과 타협하다보니 가끔은 S가 나오기도 했다.
타고난 성격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노력으로 충분히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렇다고 MBTI 성향을 분석한다는 게 나쁘다는 소리가 아니다.
사람을 평가하는 도구로 쓰기보다는 이해하는 도구로 쓴다면 훨씬 삶이 윤택해진다.
회사에서 업무를 처리하는 방식도 각자 성향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직접 부딪히며 업무를 하는 애자일한 개발자가 있는가하면
차근차근 문서화 시켜가며 일하는 개발자도 있다.
무엇이 옳고 틀렸다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모든 것에는 장단점이 공존하기 때문이다.
단지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아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이니까.
(물론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노답 마이웨이 성격도 있겠지만 그건 논외로 한다)
'쟤는 왜 이런 실수를 자꾸 하는 거지.'
자잘한 실수를 하는 사람은 어쩌면 큰 그림을 그리는 데에 더 집중하는 걸 수 있고,
'쟤는 왜 이렇게 별 것도 아닌 거에 예민한거지'
예민한 사람은 섬세하기에 실수를 하지 않고 꼼꼼하게 일 처리를 할 수 있다.
숲에는 나무가 필요하고,
나무가 살기 위해서는 숲이 필요한 법이다.
칼 같이 업무 처리해서 일 머리 있다고 회사에서 인정 받는 사람은 어쩌면 사적으로 만나 따스하게 마음을 주고 받는 건 힘든 딱딱한 사람일 수도 있고, 진지충이라고 평소에는 노잼이라는 딱지가 붙는 사람들은 마음이 힘들 때 큰 위로를 주기 마련이었다.
성향이 이다지도 다른 사람들이 복닥복닥 모여 살기에 세상이 돌아가는 걸지도 모르겠다.
나와 성향이 비슷하고 결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 지낸다면 마음은 편하겠지만, 세상은 나와 맘 맞는 사람들만 모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회사에 출근해서 돈을 벌어야하고, 상사에게 업무를 지시 받아야한다.
다양한 팀원들이 함께 모여 성과를 내야 해야하고, 거래처와 교류를 해야한다.
그렇기에 나와 결이 맞지 않는 사람과 같이 해야하는 시간을 그저 괴롭게만 여긴다면, 나한테 너무 손해이니까 그 시간을 통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을 배워보며 성장의 기회로 삼는 게 좋다.
물론, 말이 쉽지.
매번 화가 나고, 욕도 나오겠지만.
그런데 욕으로 끝내는 것보다는 그 사람의 모난 면은 타산지석 삼고 '아, 그래. 저 사람의 이런 면은 배울 점이 있지'라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스트레스가 점점 줄어들게 된다.
정말 뻔한 얘기지만, 그렇게 마음 먹는 게 날 위해서 좋다.
손가락질을 하면 한 손가락은 타인을 향하지만, 나머지 네 손가락은 나를 향하고 있으니까.
누구를 미워하기보다는 좋은 점을 보려 노력하는 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세상에 나쁜 사람은 없다. 단지 나와 코드가 맞지 않을 뿐,
그렇다면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이 상사인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상사 스타일은 크게 주도형, 사교형, 안정형, 신중형으로 나눌 수 있다.
1. 주도형
주도형은 독선적이기 때문에 일을 할 때 스피드가 중요하다. 피드백을 계속 받아야한다. 현재 업무가 몇 퍼센트까지 진행되었고, 어떻게 되었는지 업무 진행 상태에 대해 꾸준히 전달해야한다.
장점
-남들이 하기 싫어하고 어려워하는 발표를 잘 맡아서 한다.
-확고한 자기 주장을 가지고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직선적으로 이야기한다.
단점
-주변 사람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
-직선적인 성향으로 주변사람들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한다
-자기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으면 불쾌해하고 기분 상해한다.
2. 사교형
말만 잘하는 스타일...무던히 일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얄미워보일지 모르지만 회사에 오래오래 남아있는 타입니다. 사교형 상사를 뒀다면 묻고 또 물어가며 업무를 진행해야한다.
장점
-주변 사람들과 호흡을 잘 맞춰 재미있게 이끌어나간다.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과도 쉽게 친해지는 경향이 있다.
-일상생활에서도 언변이 뛰어나다.
단점
-본론과 핵심 이외의 내용으로 빠지는 경우가 있다.
-비즈니스 문서의 짜임이 명확하지 않아 핵심 파악이 어렵다.
-말만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3. 안정형
안정을 추구하는 상사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어야한다. 그들은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을 상사로 뒀다면 그들의 의견에 순종해야한다. 일이 잘 못되면 어떡하냐고? 괜찮다! 그들은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성장은 없을지 몰라도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다.
장점
-기존의 틀을 따르기 때문에 무난한 수준을 유지한다.
-평소에 말하기보다 듣기를 선호한다.
-듣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고 주변에 적이 없다.
단점
-새로운 주제와 문서작성에 어려움을 겪는다.
-안정 추구로 발전이 어렵다.
-자신과 의견이 다른 사람들을 외면하는 경향이 있다.
4. 신중형
신중형은 보고 또 봐야하기 때문에 상사에게 보고 하기 전에 더블체크 필수!!
장점
-비즈니스 문서 작성 실패 확률이 다른 유형보다 적다.
-전문적인 식견과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
-준비성이 철저하다.
단점
-세부적인 사항에 초점을 맞춰 정작 중요한 부분을 놓치기도 한다.
-융통성이 부족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지나친 전문용어에 집중해 핵심파악이 어려울 수 있다.
상사의 업무 성향을 파악해서 맞춰준다면 서로 부딪히는 부분이 줄어들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애초에 줄일 수 있다. 그가 다 옳지도 않고 그렇다고 내가 다 옳은 것도 아니기에 조금씩 조율해나가면서 업무해나가기를 추천한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치다 싶은 경우는, 다른 이들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상사와 둘이 조용하게 고충을 털어놓는다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