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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 어떤 집에서 살 것인가,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회사에 다닐 때, 참 닮고 싶은 삶을 사는 부장님이 계셨어요.

업무적으로도 유능한 분이셨지만

특히 부러운 부분은



집을 지으셨다는 것


그런데 그 부장님은 집에 대해서는 늘 그러셨죠.




집 짓는 거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그냥 잘 지어진 아파트에서 사는 게 정신건강에 좋아.



집 짓다가 10년 늙는다는 말이 있다더군요.

그만큼 어렵고 힘든 일이 집을 짓는다는 일이겠죠.






저는 어릴 때부터 아파트 생활을 해온 사람이었고,

신혼의 보금자리를 찾을 때도

아파트를 택했지만

아파트가 좋아서 간 건 아니었어요.


지금도 그렇지만,

그 당시에도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려웠거든요.

집을 고르는 게 아니고

집이 우리를 고르는 것 같은 상황이랄까요.

:(








조물조물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하는 저는

좁은 베란다에서 

혹은 

작업실로 꾸민 작은 방에서

작업해왔지요.



그러나

언젠가 내 마당에서 뭔가 이뤄내고 싶다는 로망은

쉽게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의 마당 있는 단독주택이나 

넓은 테라스가 있는 테라스 아파트는

평범한 직장인의 월급으로는 사실 쉽지 않았지만,

손품 발품 팔면서

자기만의 집을 짓는 분들의 이야기가 늘어나면서

저도 막연하게 생각했던 집 짓기가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D






내 몸에 맞는

내가 원하는 디자인의 옷 같은

그런 집


40년이 지난 후에도 나의, 우리 가족의 스토리가

있는 그. 런. 집



마당 텃밭에는 무농약 야채와 과일, 허브가 자라나고

따뜻한 햇빛이 비추는 날은 해먹에 누워 

책 보고 커피 마시며

느릿느릿 게으른 사치도 부려보고

선선한 가을에는 마당 데크에 텐트 치고

별 보고 잠드는.


My Place, My house


그런 공간을 위해

한 발 내디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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