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여름휴가, 안녕달
안녕달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휴가'는 '수박 수영장', '당근 유치원',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등의 그림책으로 유명한 안녕달 작가의 두 번째 창작 그림책이다. (첫 창작 그림책은 '수박 수영장'이다)
'할머니의 여름휴가' 줄거리
무더운 여름날, 야속하게도 할머니 집의 선풍기는 고장이 났는지 선풍기 바람이 영 부실하다.
더운 날씨 탓일까, 밥상에 식사가 차려져 있지만 할머니는 입맛이 없는지 수저를 좀처럼 들지 않는다. 그리고 오랜만에 손자가 엄마와 함께 할머니를 찾아온다.
바다에 다녀왔다는 손자의 피부가 까맣게 그을려있다. 새하얀 할머니의 피부와 대조된다. 손자는 같이 가지 못한 할머니를 위해 바닷가에서 챙겨온 소라를 꺼낸다.
할머니에게 정성스럽게 바닷소리를 들려주는 손자의 손길도, 할머니의 표정도 너무 사랑스럽다. 손자는 집으로 돌아가면서 할머니에게 소라를 남기고 간다.
바람 한 점 없는 오후, 손자가 남기고 간 소라에서 나온 게를 따라 할머니가 키우는 강아지 메리가 소라로 들어간다. 다시 소라 밖으로 나온 메리의 몸에서 바다 냄새가 난다.
할머니는 수영복을 입고, 수박과 돗자리를 챙겨 메리와 함께 소리 안으로 들어간다.
소라를 통해 나온 바다는 아름다운 에메랄드빛이다. 할머니는 메리와 함께 바다에서 수영을 하고, 동물 친구들과 수박을 나눠 먹고 뒹굴뒹굴 태닝도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 할머니의 새하얀 피부가 어느새 보기 좋게 그을려졌고, 할머니는 메리와 함께 바닷바람을 느끼며 여유로운 여름휴가를 즐긴다.
여름이 기다려지는 그림책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태연한 상상력이 '할머니의 여름휴가'에서도 돋보인다. 이번 상상력은 우리를 시원한 바닷가로 이끈다. 멋스럽게 태닝 된 피부로 예쁜 수영복을 입고 바닷가에 앉은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으니 나도 당장 휴양지로 떠나고 싶어졌다. 동지를 지나 한겨울에 접어든 이 날씨 덕분일까. 책을 보는 동안 내년 여름이 어서 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와의 여행 기억
'할머니의 여름휴가'를 보면서 문득 나는 할머니와 여행을 가본 적이 있나 생각해 보았다. 어린 시절에 친척들과 놀러 다닌 기억은 나는데, 그렇게 우르르 움직이던 가족 구성원들 안에 할머니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왜 할머니는 가족 여행에서 소외된 걸까. 그림책에 나오는 것처럼 '할머니는 몸이 불편해서' 혹은 '오래 걷는 것을 안 좋아해서' 이런 이유였을까. 아이와 여행을 자주 다니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할머니와 떠나는 여행도 경험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겨울이 지나고 또다시 찾아올 무더운 여름이 기다려지는 그림책, 할머니의 여름휴가. 강력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