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주도
제주도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나에게도, 너에게도, 우리 모두에게 말이야.
너의 첫 제주도는 뱃속에서 함께 했지. 처음이자 마지막 임신이 될 수도 있는데, 임산부 시절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은 마음에 제주도에 가서 스냅사진을 찍었어.
그날의 기억이 너에게 남아 있을까.
3월이었지만, 날씨는 겨울에 가까웠어. 전날부터 내린 비 때문에 온 제주가 한 겨울이 되어버렸어. 메이크업을 받고 촬영 장소로 가는 동안 다행히 비가 그쳤고, 우린 무사히 사진 촬영을 할 수 있었단다. 정말 신기하게도 사진 촬영이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려고 차에 탄 순간부터 비가 무섭게 퍼붓기 시작했어. 네가 복덩이가 확실하다며 웃었던 기억이 나.
두 번째 제주도 쌀쌀하긴 했어. 비를 몰고 다니는 아이라며 함께 웃었지. 너와 함께 본 제주의 자연은 여전히 아름다웠단다. 너를 데리고 2박 3일이라는 나름 긴 시간의 여행은 처음이었기에 나도, 아빠도 많이 허둥거렸어. 지금 생각하면 너무 아쉬웠던 것이 많아. 날씨가 따뜻했다면 바다에서 함께 수영도 했을 테고, 배를 타고 제주 근처의 섬에 가보기도 했어야 하는데.
제주는 여러 번 갈수록 점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섬인 것 같아. 이미 가본 곳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곳도 너와 함께 가보고 싶어. 네가 물놀이를 좋아하니 여름에 가서 하루는 온종일 바다에서 수영하고 발라당 누워서 잠도 자고 모래 놀이도 실컷 하자. 원 없이 놀아보자. 나도 너만큼 노는 게 좋아. 마음 같아선 평생 아무것도 안 하고 놀고 싶어. 그러지 못하는 어른의 삶을 살고 있어 문제지.
아무것도 안 하고 놀아도 되는 너의 지금 이 시절을 지켜주고 싶어. 제대로 놀 줄 알아야 해. 놀아본 사람만이 자신을 다룰 줄 알게 되더라. 내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널 지켜주면, 너는 나보다 훨씬 잘 노는 아이로 자랄 거야. 넌 그저 아무 걱정 말고, 즐겁게 놀면 돼.
어서 가고 싶다. 너와 세 번째 제주.
2021. 11. 05
너와 가보고 싶은 곳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