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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희 Jul 08. 2021

말하지 않아도 알아챘으면

듣다사람이나 동물이 소리를 감각 기관을 통해 알아차리다(네이버 사전).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줄 아는 

눈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말하지 않는데, 표현하지 않는데 어떻게 알겠느냐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화가 난다고, 힘들다고, 위로가 필요하다고 말해준다면 

당신의 그 어떤 감정의 파도에도 기꺼이 함께 올라타겠노라고 생각했지만,

당신은 그저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조용히 침묵할 때가 많았다.

나는 당신을 잘 알아차리지 못했고, 쉽게 오해했다.    

      

이제는 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 사람이 자기만의 공간 속에서 오롯이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 사람에게 허락된 여유의 시간들은 

이내 자기 자신에 대한 위로와 격려로,

또 그를 기다려준 나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채워질 것이다.  

    

붙잡고 있기 보다는 놓아주는 것이 

때로는 더 많은 사랑을 길어 올리는 방법이 된다는 걸,

왜 이제껏 몰랐을까.     


말하지 않아도 알아차리고 싶다. 

당신의 모습을, 당신의 표정을, 당신의 목소리를 

잘 듣고 또 읽고 싶다.     


그저 당신과 함께 이 시간을 지나고, 

견디고, 버티며

울먹이고, 또 도닥이며

당신과 함께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당신을 잘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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