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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해정 Mar 30. 2018

욕망다이어트 | 다이어트, 돈, 직업

쟝박사의 욕망연구소







Q. 욕망을 거세 당한 나, 비정상인가요?





나는 미니멀리즘을 꿈꾼다.
이렇게 말하면 놀라는 사람 많겠지?

나는 무지막지 소비하는 투머치쇼퍼니까.

실로 사무실은 귀여운것들로 가득차서
이젠 엉망진창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좋아하는 물건을 사는 데에는 거침없지만
커리어, 직업, 돈을 욕망하는 데에 있어서는
참 미니멀리스트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제안을 주고 받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중 대다수는 실체가 없는 것을 제안한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좋은 회사를 가고 싶다"

"좋은 남자를 만나고 싶다"

"예쁜 여자를 사귀고 싶다 "

"다이어트를 하고 싶다"

"예뻐지고 싶다"

"사업하고 싶다"



내 집요한 성격은 이런 말의 끝을 확인하고 싶어한다.


"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 왜 좋은 회사 다니고 싶어? "

"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야? "

" 어떤 여자가 예쁜 여자야? "


" 왜 다이어트가 하고 싶어? "

" 왜 예뻐지고 싶니?"

"사업은 왜 하고 싶니? "



나는 목적없이 일하는 것을 싫어하므로.
모든 것에는 이유와 결론이 있어야 한다.



그냥 내가 그러고 싶어서.
라는 아주 당연한 이유라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면
돌아오는 대답은 왜 시원치 않을까.

격렬하게 뱉어냈던 처음 말과 다르게
왜 뒷말은 흐려지는 것인가.


자기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 속 깊숙한 곳에서 원했던 메시지가 아니라
남들에게서 그래야한다고 주입받은 메시지라서
뒷말이 흐려지는 것이다.




돈을 벌고 싶으면, 돈 버는 행위 외에 나머지를 포기하면 된다.

남들이 보기에 좋은 직업과 가꾼 외모,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돈을 버는 것은 망상에 가깝다.

그래서 요즘 금수저 금수저 하나보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태어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그러면 금수저 아닌 사람들은 다시 태어나야하는데
(그것도 또 흙수저 당첨 가능성 높음)
그럼 정말 살맛 안나는 인생이겠다.

자기가 살지 못했던 삶을 사는 다른 사람을 동경하는 게
즐거움 중 하나인건가?

아닐텐데.


내가 지금까지 겪어본 인생에서는
편하게 살면서, 좋은 직업과 직장을 가지고, 돈을 버는 사람은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다들 졸라게 부지런하고 바삐 살면서도
영리한 인간들이었다.
물론 티는 안냄. 얄미운 인간들.



나를 알고, 나를 예뻐해주면서
그나마 남은 인생을 재미있게 살게 하려는
최소한의 내 노력은  욕망 다이어트 다.


무언가를 바라지 않는다.
그냥 지금 할 뿐.

그냥 지금 하는 그 행위가
나를 기쁘게 하면 됐다.

만일 그 행위가 미래에 내 삶을 보장한다할지라도
지금 그 행위가 고통스럽다면 그만둔다.


이 간단한 메시지를 실천하기 얼마나 어려운지
해본 사람은 안다.


나는 지금까지 이 간단한 메시지를 실천하는 사람은
내주위에 단 한명 외에는 보지 못한 것 같다.

나 빼고.


나도 이 메시지를 실천하기 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처음엔 죄책감도 느꼈다.


사회가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가르쳐왔기 때문에
나는 실패자라고, 패배자라고 느꼈다.


그런데 하지말란 그것을 했을 때
나는 왜 더 행복해지는가.

내가 못된 청개구리라서 그런 건 아닐테고.


내 마음에 집중하고, 내 마음의 소리를 들어줘서 그렇다.
내가 나를 존중해주니, 내가 편해지고 행복해진 거다.


나 혼자만의 결실은 아니다.

선생의 자녀로 태어나
늘 교정의 대상으로 살아왔던 나는
나 자신을 한번도 제대로 사랑해본 적이 없었다.
있는 그대로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었고,
늘 고칠 것 투성이의 사람이었다.


그런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고 받아준
남자친구가 없었다면
지금 나의 심신의 행복은 굉장히 늦게 찾아왔을 것이다.



회사에서 욕먹는다고,
친구들과 사이가 안좋다고,
자책할 필요없다.


그냥 그 회사랑 안맞는 것이고,
그 친구들이랑 안맞는 것이니

회사를 옮기고
다른 친구들을 사귀면 된다.



요새는 행복이라는 단어도 사실 부담스럽다.

불교에서 말하는 집착에서 멀어지는 것이
나에게 가장 편안하고 평온스러운 행위다.


인간의 모든 고통은 집착에서 나온다.
집착을 내려놓고 모든 것을 비우면 그것이 선이고 부처다.


이 회사를 그만두고, 친구들과 절교하면
세상이 끝나는 것 같지만
사실 또다른 세상의 시작임.



한번 사는 인생, 여러 세상을 살아보면
그또한 재미 중에 하나 아니겄음.






오늘도 난 욕망을 거세한 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쟝박사의 욕망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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